두 장이 마지막 잎새처럼 간당간당하다. 풍부했던 햇살도 졸아드는 저녁시간이다.
모든 것이 움직이며 어디론가 바쁘게 가는 중이다.
가는 시간 잡을 수 없으니 사람들이 세월 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세월은 사람 가는 것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나무도 지난 봄과 여름의 푸르던 시간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세상이 온통 화려한 단풍이다. 초록에서 단풍으로, 그리고 낙엽으로 생을 마감한다.
낙엽들이 본래 온 곳으로 돌아가는 계절이다.
어떤 잎은 곱단한 단풍으로, 고루 물들지 못한 단풍은 멍든 모습으로,
어떤 이는 밟히고 찢겼는지 몸뚱이 한 쪽이 떨어져 나간 채로
땅바닥에서 멋진 그림으로 태어난다. 노란색, 빨간색 등 무지개색 가을빛깔이 곱다.
울긋불긋한 융단의 길이 보고만 있어도 느낌이 좋다. 너무 아름다워 밟고가기 미안하다.
발아래 나무들이 벗어 놓은 옷이 바스락 바스락 노래를 부른다.
낙엽 쌓인 길은 언제 걸어도 참 운치 있다.
겨을 재촉하는 비가 아름답게 빛나던 단풍을 거둬가고 있다.
비 바람에 떨어진 단풍이 길바닥에 수북하다. 낙엽이 새악시 솜이불처럼 곱다.
가고 오고, 오고 가고, 또 오는 계절의 순환 속에서
단풍이 가을을 배웅하고 찬바람은 한발짝씩 겨울을 마중한다.
도덕산 산모퉁이를 돌아간다. 단풍이 물든 가을 끝자락이 황홀하다.
단풍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멸이다.
유안진 시인은 ‘꽃내음보다 마른풀이 향기롭고 함께 걷던 길로 혼자 걷고
싶다’고 ‘가을마중’에서 노래했다. 가을 낙엽길은 혼자 걸어야 어울린다.
지난 여름의 초록은 시들고 이제 전설이 되었다. 사방이 온통 단풍색이다.
가을빛으로 변신한 도덕산의 가을 영웅이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거친 폭풍도 거뜬이 이겨낸 초록잎은 시들고 이제 힘이 없다.
실바람에 몸을 싣고 헐헐 멀리 날아간다.
단풍은 찬란한 색상으로 가을동화를 남기고 떠난다.
도덕산 단풍 숲을 한바퀴 돌고 명품 메타세콰이아 길에 머문다.
메타세콰이아 초록이던 바늘잎이 완전한 가을색이다. 역시나 단풍색이 곱다.
가장자리에 단풍나무도 절정이다. 한적한 메타세콰이아 길은 데이트 코스다.
노부부가 한가롭게 함께 걷는 모습에서 행복한 여운을 보여준다.
나무 사이로 바람이 스치면 메타세콰이아 바늘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숲 가장자리의 단풍잎도 덩달아 땅에 뒹군다. 노부부처럼 서로의 배려인가.
낙엽길에서 멀어져 가는 노부부의 동행이 너무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