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이경희 기자=“바위가 참 멋지게 잘 생겼다”
“3개 봉우리가 뚜렷하게 눈 앞에 있네”
“앞에서 보면 하나로 보이는데 옆에서 보니 서로 떨어져 있어”
“선만자. 암봉이 경이롭다게 다가오네”
도봉산 ‘선만자’,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을 줄여서 부른 용어이다.
포대능선에서 전망대로 가는 오르막 길에서 3개의 암봉을 보면서 나눈 산객들의 대화이다.
9월 첫 산행은 도봉산이다.
집에서 지하철만 타고 2시간 가까이 달려야 한다.
산에 들어서면 멋진 암릉이 그림처럼 다가오데 접근이 쉽지 않다.
그래서 관악산을 주로 가는데 산길이 심심하다.
그래서 좀더 깊이가 느껴지고 싶으면 북한산과 관악산을 찾는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로 접어든 시기, 도봉산의 가을빛은 높고 푸르다.
하얀 구름이 파란하늘에 하얀 그림을 그리며 평화롭다.
출발은 망월사역이다.
망월사에서 포대능선으로 가는 길은 선택했다.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을 맛 보고 한적한 길이 맘에 들어서다.
기대한 대로 역시나 길은 조용하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드물어서 오롯이 나만 챙기면 된다.
요새 비가 자주내린 덕분에 계곡에 물도 넘친다.
간혹 물장구치는 산객들이 산사로 가는 길의 적막을 깬다.
망월사로 오르는 짧은 너덜길, 그곳에 물봉선의 빨간꽃물이 들었다.
거친 돌길 힘든 여정에 물봉선이 웃으면서 마중한다.
산사는 예불시간인데 너무 조용하다.
반면에 물봉선만 신난 듯이 바람에 꽃잎을 흔들고 있다.
“요녀석들 참 곱게 피었다”
오고 가는 산객과 불자들이 한마씩 던진다.
이제 망월사 계단을 지나서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포대능선까지는 겨우 500m, 표지판 숫자가 반갑다.
하지만 안내판 숫자는 숫자일 뿐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 몸이 지쳐간다.
거기다가 길은 공사 중으로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헉헉거리며 한참 오르다 보니 포대능선이 나온다.
계곡에서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씻어준다.
“아우~ 이 맛에 산에 오는가”
삼거리 안부에서 모두가 한참 숨을 고른다.
포대능선에 일단 올라서면 멋진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
앞에 펼쳐진 암봉과 암릉미 매력에 폭 빠져든다.
하늘은 높고 파란색. 전형적인 가을 빛깔을 보여준다.
동네산에서 느끼지 못한 산행 맛을 제대로 체감한다.
사패산으로 이어진 포대능선은 산객들이 조금 많다.
자운봉을 향해서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다가간다.
가면 갈수록 선만자의 멋스런 모습이 선명하다.
포대전망대, 선만자 위용이 눈앞에 있다.
매끈한 화강암 바위, 그곳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가 하나가 된다.
저런 멋진 풍광이 보고 싶어 오른 산객들이 렌즈에 담고 또 담으며 추억을 남긴다.
이제 하산길, Y계곡은 너무 위험하다.
예전같으면 무조건 직진인데 이제 쉬운길을 선택한다.
다락능선으로 내려서다가 만월암으로 길을 잡는다.
이길 역시 쉬운 길은 아니다. 가파른 데크길이 기다린다.
만월암 독경소리를 들으며 암자로 간다.
선만자 계곡을 끼고 다락능선 암릉에 자리잡은 만월암, 앞은 선인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바위 틈에 자리잡은 만월암, 스님이 따뜻한 차를 권한다.
한 여름에 마시는 뜨거운 차, 이열치열이다.
한 잔의 차에 산행의 피로를 녹이고 하산길을 서두른다.
역시나 가파른 데크길과 너덜길이 반복된다.
선인봉 자리잡은 석굴암에서 독경소리가 도봉산 계곡 아래로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