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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작가 김유경(필명), "청춘연가"로 한국 문단 데뷔
2012/12/01 00:00
입력 조회수 : 141
▲ © 피플코리아
청춘연가 (김유경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일주일 만에 신영애는 국경 지역 투먼 파출소로 이송되었다. 파출소에서는 이미 여러 명의 탈북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컴컴하게 질린 얼굴로 서로를 훔쳐보며 그녀들은 숨죽인 울음을 울었다. 이미 붙잡혀 갔던 경험이 있는 여자들은 또다시 당할 매질과 굶주림, 강도 높은 노동을 생각하며 진저리를 쳤고 처음으로 잡혀 온 여자들은 공포에 가슴을 졸였다.” (78쪽)
소설 ‘청춘연가’는 탈출과 도망으로 얼룩진 삶을 살아온 탈북자 ‘선화’를 중심으로 안타깝게 잃어버린 청춘을 되찾아 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북한 최고 엘리트인 대학교수의 딸이자 중학교 수학 교사였던 선화는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탈북을 감행한다. 그러나 그녀는 중국인에게 팔려가 수년간 갖은 학대를 겪는다.
결국 도망쳐 남한으로 들어온 선화는 이후 하나원에서 만난 만난 ‘복녀’ ‘경옥’ 등과의 애틋한 우정, 학생 때부터 자신을 마음에 품어온 ‘성철’과의 만남 등을 통해 낯선 사회에서 새로운 자신의 의미를 찾아간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아픔이 기다리고 있다.
탈북작가 김유경(필명)의 한국 문단 데뷔작이다.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힘든 중에도 매일 2~3시간씩 노동하듯이 끊임없이 작품을 써왔다. 조선작가동맹에 소속, 북에서 활동하던 작가로 2000년대 탈북했다는 것 말고는 알려진 정보가 없다.
김씨는 기존의 정형화된 탈북자들의 모습에서 벗어난다.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왔다고, 그래서 불쌍하다고, 선전적으로 일반화해서 우는 소리만 내뱉지는 않는다.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삶을 통해 이념과 고통의 무게에 가려져 있던 이들의 맨 얼굴을 드러낸다.
“선화는 일할 때도 좋지만 출퇴근할 때가 제일 좋았다. 붐비는 지하철역을 오갈 때나 버스를 타고 다닐 때면 말할 수 없이 흐뭇했다. 아침이면 제각기 바삐 서두르며 일터로 가는 사람들 속에 자기도 속해 있다는 것이 몹시 행복했다.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 속에 끼면 자신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실감하여 좋았다.” (124쪽)
한국 사회에서 적응하는 과정도 다양하게 그려진다. 조그만 회사에 취업해서 고군분투를 하는 삶, 노래방 도우미로 살아가는 삶,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는 삶과 자신의 식당을 직접 운영하는 삶, 사기를 당하는 삶과 좋은 남자와 결혼을 하는 삶 등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가까이 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신형기 교수(연세대 국문과)는 “‘청춘연가’는 소설이지만 또한 처절한 증언이자, 결정적 순간들에서의 심경을 밝힌 수기로도 읽힌다”며 “과거는 잊으려 한다고 잊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되새기고 바라봄으로써만 비로소 지난 일이 될 수 있는 법이다. 이 소설은 말하고 밝히기 어려운 기억을 되짚어간다”고 읽었다.
<기사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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