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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선생님 '오세훈'
2011/08/26 00:00
입력 조회수 : 52
▲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 피플코리아
오세훈은 자신만만했다. 2006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시절 그랬다. 유력 대권후보였던 이명박도 '오세훈 서울시장 카드'를 지지했다. 갑자기 떠오른 그의 위세 앞에 한나라당 중진이었던 경쟁자 맹형규(현 행정안전
부장관
)도 눈물을 흘리며 중도 사퇴해야만 했다. 여론도 오세훈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집값
폭등으로 시민들의 외면을 받았던 노무현 대통령이 지원한 강금실의 처지는 '한물 간 복서'나 다를 바 없었다. 모든
여론조사
결과 양 후보 격차는 너무 컸고 서울시장 선거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뉴시스 한평수 부장)
이렇게
고속도로
가 쫙 깔리자 오세훈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는 중견기자들 모임인 관훈토론회에서 파리와 뉴욕을 거론하며 문화시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유구한 역사도시 서울을 21세기
고품격
문화도시
로 만들어 파리-뉴욕과 경쟁하겠다고 할 때는 호기롭기까지 했다. 이를 위해 '정무부시장'대신 '문화부시장'이라는 든든한 참모를 두겠다고 했다. 전도양양한 초선
국회
의원 나경원(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도 그를 거들었다. 예상대로 오세훈은 압도적인 표차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가 사퇴할 때까지 문화부시장을 한 번도 볼 수 없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서울시장 후보로 떠오르면서 미쳐 '세계적인 문화도시 서울'에 대한 문화콘텐츠를 채워 넣을 수 없었을 것이다. 문화부시장직을 두려면 '정무부시장'을 없애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를 시장으로 밀어준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는 서울시장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없었다.
시민의 전폭 지지로 힘있는 시장이 된 오세훈은
서울시 공무원
들을 못마땅해 한 것 같다. 그가 밖에서 본 시 공무원들은 '복지부동'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고' '무사안일' 이어서 개혁의 대상으로 파악한 것 같다. 그는 퇴출후보 공무원 3%를 선정해 교육 시킨 뒤 그래도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을 퇴출시키는 '현장시정추진단'
제도
를 만들었다. 공무원들의 '명예'를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오세훈의 거듭된 다짐과는 달리 무수한 내부 반발과 부작용을 초래했다. 특히 '결국 말단 직위만 당했다"며 중하위직들이 오세훈에게 등을 돌렸다. 서울시의 중하위직 공무원들은 시민과 민원인들을 직접 만나는 중요한 자리다. 시장과 말단 공무원이 따로 노니 시정이 그의 생각대로 '
스무스
'하게 돌아갈리 만무했다.
'문화부시장 신설''현장시정추진단' 등의 정책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상급식을 둘러싼 논쟁은 시민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학생들의 식탁'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선
보수
와 진보의 논쟁이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오세훈 사퇴'라는 직격탄은 그와 가까운데서 시작됐다. 그는 평범한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야 할 공무원들과의 소통도 실패했다. 그의 정무 참모들 역시 이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심지어 정무 참모들은 '인너서클(그들만의 리그)'을 만들어 오세훈과 외부와의 연결고리를 차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세훈의 비극은 이렇게 시장에 대한 준비부족과 '3불통(三不通)'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었다.
박원순은 오세훈의 문제를 눈치챈 듯 부지런히 시민들을 찾아 현장을 누비고 있다.
보도블록
만 매년 교체하지 않아도 무상급식 예산이 충분이 나온다는 그의 말을 듣고 시민들은 웃었다. 시장 판공비도 깎았다. 그리고 시청 공무원들도 끌어 앉는 모습이다. 일단은 서울시장으로서 '소프트 랜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의 정무 참모 주변에서는 잡음도 만만치 않게 들린다. 오세훈과 박원순의 초심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세훈은 왜 실패했을까. '박원순의
선생님
'은 오세훈이다. 박원순은 듣기 싫겠지만. 오늘은 박원순이 시민 앞에 취임선서를 하는 날이다.
[
피플코리아
slowmi@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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