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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코리아] 교정에 아쉬움만 남기고
2010/05/07 00:00
입력 조회수 : 51
조선대 지남철 교수 정년퇴임
# 정년퇴임하시는 소감을 남겨주시지요.
“요즘,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이를 말하면서 스스로 깜짝 놀라곤 합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나이를 먹는 것과 몸이 나이를 먹어가는 차이에서 오는 갈등에 힘들어합니다.
당연히 후회스런 마음뿐이요, 아쉬워하는 마음뿐이었지요.
그러나 8월말, 저희 안과학교실과 안과동문회가 주최한 ‘정년기념문고 헌정식’에서 벌써 세상을 떠난 동문을 제외하고는 제자들 모두가 찾아주었고, 한결같이 손을 붙잡고 놓지 않은 고마움에 마음속 깊이 눈물을 삼켰습니다.
누가 뭐래도 저는 정말 행복한 정년을 맞이한 것입니다.”
# 아쉬움이 많네요. 안과를 전공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볼 수 없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이 없다는 것, 그래서 내가 믿는 예수께서 소경을 낫게 하신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셨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던 것도 이유지만, 대학생 시절부터 안과과목이 좋았습니다.
생리적, 화학적, 물리적인 모든 지식이 모아져서 설명되는 안과는 다른 과목과는 달리 안과과목만은 열심히 공부했을 만큼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러나 안과의사가 되어 맑은 눈, 밝은 사회를 만들어주는 일을 내가 한다는 사실에 하늘의 복을 받은 것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 안과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서너 가지만 말씀해주세요.
“1) 전공의시절, 선천성백내장으로 눈먼 아이를 위해 수정체적출술을 시술해주었고, 시력을 회복한 그 아이와 함께 홍보영화를 촬영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2) 27디옵터의 근시를 가진 군인환자는 신체검사를 하면서 자신의 몸엔 아픈 곳이 없다고 했더니 갑종 합격되었다고 했습니다. 한 번도 안경을 써보지 못했다는 그를 위해 어렵게 구한 안경을 착용시켰더니 한참이나 정신 나간 사람처럼 앉아있던 그는 갑자기 내 손을 부여잡더니 ‘군의관님, 이런 세상도 있네요?’했습니다.
3) 위에 소개한 내용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라는 요구에 따랐을 뿐이요, 저 뿐 아니라 모든 의사들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압니다. 치료경과가 좋아서 완치되어 병원을 떠나면서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하는 순간, 그 환자를 잊어버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렇지만 경과가 좋지 않은 환자는 낫지 않은 이유가 자신의 탓으로만 생각되어 평생을 잊지 못해서 힘들어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지난해까지 정년이라는 것이 직장이나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출퇴근하는 근무에서는 벗어나야하는 사회적인 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년 후, 혹시 몸이 더 바빠질 수는 있어도 그것은 특별한 일이나 일시적인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3~4월, 많은 친구들의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시게 되고, 그래서 장례식장에서 만난 여러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어르신들 모두가 90세 이상의 연세시라는 것을 알고는 충격처럼 마음의 변화가 왔습니다.
사람의 일이란 내일을 모르나 적어도 25년의 인생이 남았다고 생각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보다 적극적인(흔히들 젊은 마음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힘차게 사는 저의 모습을 앞으로 보시게 될 것입니다.
참, 정년 다음 날에 악기점에 들러 기타를 구입했습니다.
가족들, 특히 손자 손녀들과 같이 노래하려는 생각에서입니다.”
#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 자신이 거하는 곳과 자신의 일을 사랑하라는 말을 만나는 후배들마다 들려줍니다. 내가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까닭입니다. 평생을 보내면서도 자신의 인생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했을까요?
2) 잘하지 못한 데에는 이유가 없다는 말을 꼭 덧붙여줍니다. 그런데도 지금껏 나는 많은 핑계꺼리만 만들고 있었습니다. 내 자신의 일로 인정하지 않았고, 땀 흘리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을 이제야 후회합니다.
3) 아름답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좋겠습니다. 흔히 옳다고 주장하는 마음이 강할수록 이뤄가는 과정이 잘못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곧잘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맘껏 저지르는 행위에서 우리는 상처를 받습니다.”
#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이야기를 더 들려주세요.
“앞서 말했듯이, 모두가 오래들 사시니 노인성안질환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특히 노안에 관한 부분에 관심이 많습니다.
흔히 45세를 전후해서 돋보기를 착용하는데, 모두 90세까지 산다면, 인생의 절반을 돋보기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그렇습니다.
안과의사라면 깊은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입니다(오래전에 안경사법이 제정될 때, 모든 안과의사가 굴절이상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탓에 많은 것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아픈 과거가 있었습니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누구든지 혹은 어떤 곳에서나 저를 찾아준다면 달려갈 것입니다.
아직도 저는 장기기증운동을 전개하는 일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의미가 있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자꾸 식어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이런 일을 하는 단체들의 도덕성도 문제지만, 어떤 이유로든 이런 생명나눔운동만큼은 이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합창운동에도 관심이 큽니다.
시간적으로, 물질적으로 여유가 주어진다면 좋겠습니다.
모두에게 희망과 위로를 같이 주는 일이어서 그렇습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남철 교수님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박종운 기자
drmedia@paran.com
>
[
박종운 기자
drmedia@par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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