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의 기본 권익을 보호하고 소비생활의 합리화를 도모하며, 나아가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피플코리아는 올해로 20주년 성년이 되는 한국소비자원의 이승신 원장과 만나 최근까지의 업무추진 성과,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 패러다임 등을 주제로 특별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이 원장은 “소비자의 권익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려면 소비자 단체들간의 동반자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Q_ 올해 한국소비자원의 중점적 이슈는?
올해는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보원‘) 출범 20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이기도 하고, 소비자 정책 패러다임, 소비자 기본법 시행 등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소보원의 소관이 재정경제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 바뀌고, 소비자보호법이 소비자기본법으로 전면 개정 시행됩니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소극적,수동적 존재로서 보호의 객체로 인식되어졌지만, 이제는 소비자 주권을 실현하는 적극적, 능동적인 경제주체로 재등장한 것입니다. 이러한 소비자정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우리 원도 소비자 주권 강화를 위한 교육, 정보제공 및 안전 강화를 위한 세부 과제들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Q_ 1987년 소보원 개원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는 무엇입니까? 아울러 원장님께서 사령탑을 맡으신 이래 성과를 이룬 점은 무엇입니까?
소보원 개원 이후의 성과로 맨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소비자상담; 피해구제를 통해 실질적인 소비자 권익 보호를 선도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각종 법·제도의 도입 건의는 물론 소비자방송국 개국 (2005), 소비자안전센터 설치(2004) 등이 소보원 개원 이후의 굵직한 성과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원장직을 맡은 이후의 성과로는 소비자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국제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국제소비자보호기구 집행기구 협의체인 ICPEN의 의장직을 지난 2005년도와 2006년도에 수행하면서 ICPEN 서울총회(‘05.11), 제주총회(’06.3)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ICPEN 36개국 회원국간의 국제 개인분쟁 해결시스템(CCDR) 구축을 제안함으로써 국제적 소비자 보호 논의를 주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소비자만족도 제고를 위한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소비자 중심, 고객 중심의 기관 운영을 위해 사업자와 소비자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소보원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를 매년 높였다는 점입니다. 그 외에도 대내외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기관의 역할 제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업예산 확대, 계량형 성과관리제 도입, 적극적인 사회 봉사활동 추진 등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_ 올바른 소비자문화 조성을 위해서 소비자 개개인, 소비자 단체, 정부와 기업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무엇입니까?
종래의 소비자 정책은 소비자를 ‘보호받는 자’로 취급하였지만, 이제는 시장에서 ‘자립한 주체’로서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소비자는 스스로 정보를 찾는 등 자신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소비자 단체 역시 소비자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정보 제공에 주력해야 합니다. 기업은 더욱 안전한 제품 생산에 노력하고, 소비자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려는 자율성과 적극성이 요구됩니다. 또한 정부와 소보원은 중장기적인 소비자 정책 수립을 통한 세부 실천과제를 마련하고 이에 대한 집중적인 추진을 통해 소비자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한 노력을 적극 기울여야 합니다.
Q_ 디지털경제 시대에 걸맞는 新소비자상의 양성을 목표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있는지, 교육 수혜자들의 반응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우리 원은 정보화 및 디지털화 등으로 소비생활이 급변하고 소비자 문제가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교육 효과가 큰 인터넷과 미디어 매체 등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선 온라인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소비자 교육 효과를 확산하도록 노력하고 있고, 작년에는 ‘2005 우수소비자 교육프로그램 공모전’ 수상작을 활용한 네 종류의 교육자료를 CD로 제작하여 초, 중학교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방송 업무의 경우 총 68편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KTV 등 37개 CATV와 3개의 인터넷 신문매체, 행자부 전광판 등을 통해 홍보했는데 특히 다음, 네이버 등 7개 소비자방송 블로그를 운영함으로써 네티즌에 대한 정보 제공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소비자방송 블로그 방문자가 총 35만여명, 다음 포털사이트의 조회 수가 2백만회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교육 콘텐츠에 대한 교육 효과와 반응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Q_ 해외 선진국에도 소보원과 유사한 기관이 있을텐데, 어떤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지 간략하게 비교해 주신다면?
외국도 우리와 같은 소비자 정책기관들이 있으나,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의 소비자 정책기관은 국가 행정조직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집행력에 있어서 조사, 처벌 등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한데 비해 우리 원은 조사권, 처벌권 등의 행정권한이 결여되어 일정 부분 한계가 있는 실정입니다. 소보원과 유사한 해외 기관으로는 일본의 국민생활센터, 프랑스의 국립소비자보호원, 스웨덴의 국립소비자분쟁조정원 등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Q_ 정부나 기업의 소비자 정책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요?
외국의 소비자 정책은 경제발전과 소비자 의식의 향상 등 소비자의 지위 변화와 전자상거래 및 국제거래의 활성화 등 소비생활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과거 경제적 약자로서의 소비자보호 차원을 탈피, 교육과 정보제공 등을 통하여 소비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소비자 주권 강화를 주요 소비자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번 3월부터 전면 개정 시행되는 소비자기본법에 이러한 정신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소비자들도 단순히 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기업들은 자체 소비자 상담 기구를 설치하고 운영함으로써 자발적인 소비자 문제 해결 노력을 통한 소비자 중심의 기업경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원은 이러한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체계적인 소비자 교육 및 정보 제공 등의 업무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Q_ 지난해 모 경제신문 기고를 통해 의료분쟁조정법 제정과 관련하여 언급하셨는데,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도록 소보원이 취할 수 있는 역할은?
의료소비자는 의료인에 비해 의료에 대한 정보력 등이 매우 열등한 위치에 놓여있기 때문에 대등한 당사자 간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전통적인 법원의 소송보다는 조정 절차가 적합하다고 봅니다. 1999년 2월 5일에 소비자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소보원에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피해구제 및 조정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으며, 작년도 말까지 의료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5,805건으로 매년 20% 이상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보호법 개정 이전까지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갖거나 피해를 입고도 호소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하던 소비자들이 소보원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의료분쟁조정법같은 별도의 새로운 법 제정이나 기관 설립으로 국가가 재정적 부담을 안을 것이 아니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으며 수년간 노하우를 축적해온 소보원의 합의권고 및 분쟁조정 기능을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재정적 지원을 통해 활성화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Q_ 소보원 직원들의 직무 특성상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유혹에 노출돼 있다고 보여지는데, 직무 윤리와 관련하여 강조하고 있거나 시행하는 제도는?
소보원의 업무가 소비자는 물론 사업자와도 관련되어 있지만, 지난 19년 동안 비리가 전무한 ‘부패제로’ 기관으로서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기관이 바로 소보원입니다. 부패제로 기관으로의 정착은 물론이거니와 투명하고 공정한 기관으로서 거듭나기 위하여 지난 2006년 1월에 윤리경영 중장기 추진 로드맵을 마련하여 체계적이고 전사적인 윤리경영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Q_ 국내 소비자단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소보원과 소비자 단체는 소비자의 권익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만큼 동반자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소보원이 소비자 교육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개발하면 소비자 단체가 이를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민간단체에서 이첩되는 피해구제 사건에 대한 처리기능을 강화하는 등 각자의 역할 분담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소비자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향후 더 많은 부문에서 협력관계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기본법 시행으로 보다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구제와 권익 보호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피해예방 차원에서 소비자 단체의 적극적인 시장감시 활동이 기대되고, 다수의 소비자 피해의 효율적 구제를 위한 역할 분담 등 win-win 방안이 모색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Q_ 주위 사람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소비자 마인드가 있다면?
소비생활에서 ‘공짜’, ‘경품’, ‘당첨’ 등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으나 소비자피해의 대부분이 공짜 상술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가 올 때 우산을 준비하면 비를 맞지 않는데, 일기예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부당한 사업자에게 피해를 입지 않는 방법은 적을 바르게 알고 대처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소비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 수집하여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정보화된 소비자’, 사업자의 부당거래로 인한 불만과 피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주체적인 소비자’, 자신의 소비행위가 사회 및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생활하는 ‘책임있는 소비자’가 되는 것이 나의 경쟁력이고, 나아가서는 기업의 경쟁력 그리고 국가 경쟁력의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Q_ 소보원의 미래 비전 구상은?
고객(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소비자 권익 증진 전문기관으로 발전하고자 하며, 이러한 비전 달성을 통해 한국 소비자 정책의 싱크탱크(Think-Tank)이자 소비자 안전의 메카, 분쟁조정 전문기관으로서 위상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기관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평가받는 것이니 만큼,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기관의 미래 비전을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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