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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3) 환경사랑은 아름다운 유산정신으로부터
2006/01/19 00:00
입력 조회수 : 796
일년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인생이 덧없이 지나간다는 생각은 섣달이 되어서야 깨닫고 다음 해에는 그러지 않으려니 했다가도 다시 똑같은 섣달의 후회를 반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어리석은 것인지 누구나 그렇게 동일한 느낌을 갖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러한 후회의 상념이 있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자 하는 안타까움과 희망이 공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년 365일이라는 시간은 현재를 사는 지구성의 모든 인류에게 원하든 원치않든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이요 기회일 수 있다. 속칭 국방부 시계를 매일 보는 신참 이병에서부터 수능시험 날짜를 손꼽는 고3 수험생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정해진 틀이 분명하다.
인간은 이러한 시간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인생을 설계하고 성공할 수도 있고 또한 실패하고 절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삶이 성공이냐 절망이냐 하는 상반된 관점보다는 삶을 사는 동안 어떤 좋은 영향력을 남길 수 있느냐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자기의 인생을 꾸리며 그 가운데 유산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며 그 유산이 악의 유산일수도 있고 아름다운 선의 유산일 수도 있다. 따라서 유산의 책임은 인간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상은 부의 축적을 지고의 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모든 가치기준의 초점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기준이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인간의 아름다운 심성을 파괴하고 자본주의 역기능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경계하고 우리는 자기 성찰의 정신을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유산을 통하여 부의 세습을 대물림시킴으로 자식들이 물질적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자기 뜻대로 부가 지켜질지는 모를 일이며 오히려 그로 인하여 형제간에 불화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이르게 된다면 그런 물질적인 유산은 없는 것보다 못하다.
우리나라는 유교적인 가부장제에 의하여 재산을 대물림 하고자 하는 상속에 대한 고정관념이 매우 강한 편이며 여기에 서구의 개인주의와 자본주의가 접목되면서 기존의 우리 조상들의 대표적인 공동체 정신인 두레정신 등과 같은 아름다운 유산들이 오히려 쇠퇴하고 새로운 물질만능주의 가치관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경계하고 싶다.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의 토머스 스탠리 교수는 “부의 세습”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최근 20년 동안 미국을 움직이는 백만장자들의 성장배경과 흥망성쇠에 대하여 연구하였는데 그 결과 미국의 재벌 중 80%는 중산층 또는 노동자 출신이었으며 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겨우 20%에 불과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80%의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부모로부터 물질적인 유산 대신에 좋은 정신적인 유산을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근면, 성실, 정직, 용기, 신앙 등 부모로부터 받은 아름다운 정신유산을 소중히 간직한 것이다.
대전 유성의 충남대 정문 입구에는 멋있게 지어진 정심화 국제문화회관이 눈에 띤다. 이 문화회관은 현재 다양한 전문 공연장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 회관을 기증한 사람은 충남 홍성 출신의 김밥 할머니 고 이복순 여사이며 그의 법명은 정심화(正心華)이다. 그는 6․25 때 홀로되어 품팔이, 파출부, 김밥행상을 하며 피와 눈물로 모은 50억 이상의 돈을 대학에 기증하였지만 외아들에게는 집 한 채만을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그야말로 그의 법명처럼 그의 바른 마음이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갖가지 편법을 써서라도 자식에게 재산을 대물림시키고자 하는 일부 재벌들의 행태와는 대조적일 수밖에 없다.
“재물은 만인이 공유할 때 빛이 난다”고 그가 말한 것처럼 정심화의 가치기준은 물질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아름다운 유산정신에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런 그의 가치관은 물질만능주의에 찌들은 현대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임에 틀림없다.
그러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산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장기를 선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론을 통하여 아름다운 장기기증에 대한 사연들을 접하면서 우리가 더불어 사는 이 사회는 아직도 꺼지지 않고 아름다운 사랑과 행복이 존재하고 있음을 눈물로 확인하게 된다.
실제로 망가진 장기로 인하여 꺼져가는 촛불처럼 시한부 생명을 사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는 참으로 많다. 그러나 이들을 위하여 상대적으로 이식할 확보된 장기는 그 수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임종시에 장기를 기증할 수 있도록 생전에 장기 기증서에 서명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병상에서 꺼져가는 자식의 생명을 대신하여 부모가 기증하는 아름다운 사연은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하며 이러한 운동은 우리 사회의 밝은 빛이 되고 있다.
우리는 많은 독자들을 울린 작가 조창인의 “가시고기”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그는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아비 가시고기에 비유하였으며 아비 가시고기가 자신의 죽은 육신까지도 자기가 낳은 치어들의 먹이로 내어놓는 미물들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오늘날 자신의 장기를 한 생명을 위하여 내어놓는 희생과 비교할 때 생명의 소중함과 사랑의 정수를 느끼게 하며 각박한 현실에 매인 우리에게 새로운 청량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통계청 전남 보성출장소의 손홍식씨는 생면부지의 50대 여성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주어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간이라도 내어준다”는 인간사랑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었다.
자신은 죽어도 자신이 기증한 장기는 활화산처럼 요동하며 새 생명을 유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 아름다운 유산의 가치는 생애 최고의 보람으로 남을 것이며 육신은 죽어도 생명을 남기는 아름다운 삶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운 유산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사는 삼천리 금수강산을 자손 대대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남겨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탓던 것은 1990년 가을로서 그야말로 촌놈으로 태어나 해외 출장을 가기 위하여 비행기에 올랐을 때 비행기 창밖으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솜구름과 그 아래 펼쳐지는 태백산맥의 단풍이 나를 사로잡았다. 누가 보아도 창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저의 모습은 비행기를 처음 탄 촌놈으로 확신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후 나는 외국의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우리나라가 수려함 때문에 삼천리 금수강산이 아니라 그야말로 맑은 공기와 맑은 물의 축복을 인하여 우리가 쾌적한 삶을 누리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진정한 금수강산임을 알게되었다. 비록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이라는 노랫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누구나 외국에 나가보면 나와 동일한 느낌을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
10여년 전만 해도 우리는 길을 걷다가도 목이 마르면 길가의 샘물에서 표주박으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마실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어떤가? 샘물 옆에 붙인 수질분석표를 보지 않고는 아무리 목이 말라도 마시지 않으며 갈증을 참고 인근 상점에 가서 시판 샘물을 사먹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러면 이러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을까? 우리의 후손은 계속해서 물을 사셔 마셔야 하고 산소도 사서 마셔야 하는 것일까? 앞으로 우리에게 그야말로 열악해진 대기환경으로 인한 산소 마스크 사용의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까? 또한 계속적으로 정수기 사용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그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나는 이러한 질문 앞에 숙연해질 따름이다. 나는 이제라도 환경을 복원하고자 하는 국민적인 공감대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최근에 선출된 대통령 당선자의 환경에 대한 공약이 이러한 공감대 형성에 견인차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리 세대에 망가진 자연환경을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줄 수는 없으며 예전의 환경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지라도 최선의 노력을 통하여 맑은 물과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진정한 금수강산으로 남겨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죽인 갯벌과 사구, 베어버린 심산유곡의 원시림, 무너져 내린 대형 채석장, 강 깊이 패인 모래 채취장, 악성 폐수를 뿜는 폐광 등 이미 엎질러 버린 물과 같은 대형 환경훼손을 회복할 수 있는 국가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운영해오던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분명한 허와 실을 되짚어보고 개발과 환경보존이라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두 가지 숙제를 풀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지금이라도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남겨줄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지 환경전문가만의 고민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유산 운동이 전 국민의 의식운동으로 승화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인간은 물과 공기를 마시며 눈으로는 아름다움을 느끼며 과학을 통하여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만물의 영장이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환경을 후손에게 유산을 남기는 책임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유산이 후손에게 악의 유산이 될 수도 있고 아름다운 선의 유산일 수 도 있다. 우리는 나의 장기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사랑과 희생의 마음으로 삼천리 금수강산을 유산으로 남기고자 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아름다운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2003년 새해는 아름다운 환경유산 실천의 원년이 되기를 필자는 바라고 싶다.
<정수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폐기물열분해연구센터, 공학박사>
수정일 2003년 03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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