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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판말판 인생판] (11) 그래 한번 달려보는 거야
2005/11/29 00:00
입력 조회수 : 763
우승, 이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그러나 우승은 아무나 하나? 말이 잘 달려야 하지만 꼭 그런것만도 아니다. 운도 따라야 한다.
주낙마는 요즘 도통 우승과 거리가 멀다. 벌써 몇주째 뒤로만 달리고 있다. 성적이 바닥을 기고 있다. 그래서 괴롭다. 주낙마의 속을 긁어 놓기라도 하듯 방송국에서는 요즘 경마특집이 부쩍 늘었다. 기수들의 세계가 인간극장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했다. 케이블 TV를 통해 경마가 안방 시청자들에게 생중계까지 되고 있다. 잘나가는 기수들은 물만난 고기처럼 방방 뜨고 있다. 국민기수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기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많이 좋아졌다. 한해 상금수입이 억대를 넘는 스타기수도 있다. 말만 잘타면 부와 명예와 인기를 한몸에 누릴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다. 잘나가는 기수들 뒤에는 주낙마 같이 죽쓰는 기수도 있다. 주낙마는 뭔가 뒬듯 뒬듯 하면서도 막상 주루에만 나서면 일이 꼬이고 만다. 그래서 더욱 미치고 환장한다. 지난 주만 해도 왜 하필 잘달리던 말에서 갑자기 쌍코피가 터진단 말인가. 그러나 지난 일은 잊어야 한다. 기수는 프로다. 프로는 목숨을 걸고 싸워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한다. 모든 것은 결과로 말한다. 결과가 나쁘면 아무리 과정이 중요하다 해도 개뿔이다. "요즘 잘나가는 기수들은 마방에서 서로 말을 태워주려고 난리를 치는데 난 뭐야? 아무리 인기없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한것 아니야?" 주낙마는 기승하는 횟수가 확 줄어 버렸다. 타조기수에 빼앗겨서 자기집 말도 거의 못탄다. 이유는 단 하나 성적이 나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올해부터는 상금제도도 달라져서 말을 못타면 빗좋은 개살구다. 기승을 못하면 돈한푼 받지 못한다. 시쳇말로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나도록 춥고 배고픈 기수가 된다는 말이다. 말만 기수지 알고보면 실업자나 다름없다. 출전을 못하면 아예 수입이 없다. 주낙마는 속이 뒤집어 질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자기집 말도 타조 기수들에게 빼앗길때 가장 약이 오른다. 말을 탈수 있는 기회가 자꾸 줄어들다 보니 성적은 계속 곤두박칠 친다. 성적이 곤두박질 치니 조교사는 계속 말을 안태우고… 요즘 그래서 죽을 맛이다. "아무리 국내경기가 총체적 불황이라 해도 나보다는 낫겠지. 나는 지금 IMF다. 내게는 모든 것이 최악이다. 수입도 줄어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지경이다. 기수가 좋다구? 인기 직업 이라구? 조지나 감빵, 개뿔이다. 이렇게 배고픈 기수가 있다는 것을 팬들은 모르겠지" 경마장은 모두가 전쟁이다. 돈판 말판 전쟁판이다. 지면 끝장이다. 돈도 상금도 모두 지는 순간에 날아가 버린다. 지면 남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이겨야 한다. 무조건. "그래 한번 달려 보는 거야" 주낙마는 오늘 마지막 경주에서 비인기마 홍도를 타고 발주기를 빠져나왔다. 출발이 좋았다. 발주기 문이 열리자 마자 주낙마를 태운 홍도가 가장 먼저 치고 나왔다.
"홍도야, 우리 한번 미친듯이 달려보는 거야. 그래서 오늘은 팬들에게 우승 깜짝쇼를 보여주는 거야. 해가 서쪽에서도 뜬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야" 이시리즈는 계속 됩니다.
김명수
수정일 2003년 01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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