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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야기...1. 추억
2005/11/23 00:00
입력 조회수 : 772
며칠동안 전국을 뒤흔들던 강추위가 물러가고나니 다시 이,삼일째 포근한 날씨다.
갑자기 닥친 지난 추위에 수도가 얼어붙고 가스가 터지고 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는데 오늘 날씨는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너무도 따스하고 봄날같은 날씨이다.
워낙에 강도높은 추위때문에 도로가 온통 얼어붙어 나도 며칠 차를 두고 다녔는데 추위가 풀리고나서
차를 들여다 보니 글쎄 차 바퀴위에 크리스탈의 투명한 고드름이 하나 매달려 있었다.
고드름....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반짝이며 매달려있는 고드름을 보는게 얼마만인지?...
아주 어렸을때 친정집 처마끝에 주렁 주렁 매달려있던 고드름.
밤새 얼어 만들어진 고드름이 아침에 일어나면 처마끝에 똑같은 크기로 촛대처럼
매달려 있었다.
인위적으로 만든다고해도 그렇게 예쁘게 만들수는 없을것 같이 아름다웠던 고드름을
부지런한 아버지는 아침 일찍부터 장대빗자루를 가지고 모두 깨어버렸고 우리는 고드름을 깨는
아버지 한테 왜? 그 아까운 고드름을 깨어버리냐고 했었는데 낮이되면서 고드름이
녹아버리면 마당에 온통 물이 흘러 질척거렸기 때문이었던것 같다.
아주 어렸을때 난 집집마다 매달린 고드름을 보며 하루해를 보낸적도 있었다.
햇빛이 잘드는 집담벼락 밑에 쪼그리고 앉아 고드름이 녹아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릴 들으며 혼자서 소꼽놀이를 하기도 했던것 같다.
그런 차갑고도 딱딱한 고드름을 동네 코흘리개 친구는 두,서너개씩 따서
아이스케키처럼 빨아먹고 다녔다.
길다란 고드름을 두,세개 따서는 누가 빼앗아먹기라도 하듯 하나는 뒤로
감추고 아주 맛있게 고드름을 먹던 그 동네 친구.
그 친구도 아마 고드름에 대한 기억은 특별할듯싶다.
어쩜 그렇게 많이 추웠을까?..
봄, 여름 ,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은데 왜? 그땐 그렇게
더 많이 추웠고 항상 손이 시렸었는지?..
어느집이나 같은 속옷인 빨간색 내복...
요즘은 아주 오래된 옛날 연속극에서나 잠깐씩 볼수있는 그 두꺼운 빨간색
내복을 입고 그위에 겹겹이 끼어 입어도 피부로 느껴지는 추위는 내복도
잘 안입고 지내는 요즘의 겨울보다 훨씬 추웠던것같다.
그 추운 겨울날에도 형제가 여럿인 우리집 마당의 빨랫줄은 언제나 쉴날이 없었던것같다.
빨래터에 가서 방망이로 얼음을 깨고 빨래를 해와 빨랫줄에 널어놓으면 빨래역시 꽁꽁 얼어
빨래에도 고드름이 열렸었으니...
오랜만에 정말 몇년만에 그렇게 추웠던 지난 며칠 수도관이 얼어 파열되고
가스가 터지고 했다는 뉴스를 들으며 어렸을때의 겨울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마당에 있는 수도가 얼을새라 두꺼운 옷들과 담요같은것으로 꽁꽁 돌려 묶어놓아도
아침에 일어나면 수도가 얼어붙어 하루종일 수도관 옆에 연탄불을 피우고
뜨거운 물을 끓여다 부어 언 수도관을 녹이던 아버지의 모습...
언땅에 행여 자식들이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할새라 다탄연탄재를 가져나와
일일이 깨서 우리들이 넘어지지 않고 잘 다닐수있게 해주시던일...
유난히 손재주가 좋으신 아버지는 우리 육형제에게 모두 스케이트(앉질뱅이스케이트)를
만들어주셔서 동네의 다른아이들이 비료포대를 타고 미끄럼을 탈때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스케이트를 타며 동네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었고
가끔은 개구쟁이 남동생이 개울가에 얼음배를 띄워 태워주기도 했었다.
얼음배를 타다 얼음이 깨져 개울물에 발이빠지면 동생은 어른스럽게 나뭇가지를
주어다 불을 피워주었고 그 모닥불위에 양말을 말리려다 어느새 양말을 태워먹어
오히려 엄마한테 야단을 맞았고.
엄마 몰래 띠기(달고나)를 만들어 먹다 양은국자를 모두 태워 혼이 나던일....
지금 생각하면 정말 너무도 많이 추웠던 겨울이었지만 그 겨울이 우리들에게 남겨준
추억은 평생 잊지못할것 같다.
자운영
2003년 01월14일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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