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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판말판 인생판] (8) 쌍코피를 흘리는 마님
2005/11/06 00:00
입력 조회수 : 787
주낙마는 요즘 죽을 맛이다. 벌써 몇주째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뭔가 될듯 될듯 하면서도 잘 안풀린다. '재수 없으면 접시물에도 코박고 죽는다더니 이거 내가 그짝 아닌가 모르겠네. 도대체 요즘 되는 일이 없으니 왜 그런지 모르겠단 말이야' 오늘 1경주만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당연히 1등을 할 말인데 말이 쌍코피를 흘리는 바람에 꼴찌를 하고 말았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나 싶었다. 그러나 어쩌랴. 현 실인 것을. 출발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요즘 잘나가는 인기마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승을 노릴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1번으로 코스도 좋았다. 스타트도 빨랐다. 1번마 비호를 타고 1번 코스에 서 스타트도 1번으로 했으니 우승은 당연히 그가 먹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 계속 죽으라는 법은 없어. 내가 오늘같은 날을 얼마나 기다렸지. 거봐, 기다리니까 때 가 오잖아. 보란듯이 1등으로 결승선을 치고 들어가아지. 그래서 팬들의 박수갈채를 한몸에 받아야지" 주낙마는 우승을 확신하면 1번마 비호를 타고 비호같이 달려 나갔다. 1000미터 단거리 레이 스 였기 때문에 승패는 이미 선행 싸움에서 끝났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그가 탄 말은 요즘 잘나가는 인기마가 아닌가. 발주기를 뛰쳐나오면서 부터 마지막 직선주로까지 줄곧 선두를 지켜 나갔다. 그런데 말이 갑자기 나가지를 않는다. 채찍을 휘둘렀다. 그래도 말이 말을 듣지 않는다. "조금만 달려라, 비호야, 너는 양심도 없냐? 결승선이 코앞인데 여기서 이러면 안되지. 제발 내입장을 생각해서라도 이러지 말고 조금만 힘을 내다오 비호야, 제발" 주낙마는 있는 힘을 다해서 사정없이 채찍을 휘둘러 댔다. 그런데도 말이 앞으로 치고 나가 지를 못한다. 뒤따라 오던 말이 앞으로 달려 나간다. 한말 두말 세말… 주낙마는 맥이 확 풀렸다. 결국 꼴찌로 들어오고 말았다. 장안이 떠나갈듯 외쳐대는 관중들 의 함성들. 주낙마는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마치 자신에게 퍼붓는 저주 같이 느껴졌다. "비호야, 네가 어떻게 나에게 이럴수가 있니. 다른 기수들이 탔을때는 그토록 펄펄 날더니 왜 내가 타니까 이렇게 꼴찌로 들어온단 말이냐" 그러나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닌가. 비호는 말에서 내렸다. 원망섞인 눈으로 말을 쳐다 보았 다. 그런데 말이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쌍코피를. 주낙마는 가슴이 철렁했 다. "아니 이게 뭐야.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수가 있지? 왜 금방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던 말 에서 코피가 나지. 말이 왜 코피를 흘린단 말이야. 그래서 뛸수가 없었구나. 난 그런줄도 모 르고 괜히 말만 원망했잔아" 말은 코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까 쌍코피를 흘리면서 주로를 달렸던 것이다.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뛰었으면 쌍코피를 흘렸을까. 주낙마는 쌍코피를 흘리면서 뛰는 말에 사정없이 채찍을 휘둘러댄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래, 꼴찌라도 좋다. 나는 불쌍한 말에게 다시는 채찍을 휘두르지는 않을 꺼야. 앞으로 그 런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 내가 비록 꼴찌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일은 안할 꺼야. 비 호야 아까는 정말 미안하다" 주낙마는 경주마가 경주중에 쌍코피를 세번 흘리면 그말은 경주마로서의 생명이 끝나고 영 원히 퇴출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쌍코피를 흘려도 찍소리 한번 못하고 달려야 하는 마님. 에고, 불쌍한 말신세… 이시리즈는 계속 됩니다.
김명수
수정일 2002년12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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