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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바람의 꽁트] (37) 도둑놈 도둑님 그리고 목사님
2005/09/25 00:00
입력 조회수 : 823
신도들로부터 존경받는 목사님이 있었다. 목사님은 설교중에 첫마디는 꼭 "간음하지 말라. 간통하지 말라.도둑질을 하지 말라.남을 의심하지 말라. 만약 그렇지 않으면 천벌을 받으리라" 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목사님은 일찌기 결혼을 했다. 목사님은 지금 두아들과 세딸이 있다. 고로 목사님은 다섯명의 자녀와 마누라가 있다.
목사님은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탄다. 언제고 새벽 6시면 일어나 집을 나서 2시간을 달린다. 자전거를 타고 맑은 새벽공기를 마시며 2시간을 달리고 나면 온몸에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리고 집에와서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다.
목사님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코스는 꼭 정해져 있다. 집에서 출발하여 동네앞길을 지나 강둑길을 타고 달린다. 한시간을 달리고 다시 그길로 되돌아 온다. 목사님은 꼭 3년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있다. 처음에 목사님이 자전거 하이킹을 할때는 모두들 비웃었다. 목사님이 저렇게 운동을 하고 다니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쑥덕거리곤 했다. 그러나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6시만 되면 하이킹을 하는 목사님의 인내와 끈기에 나중에는 대단한 목사님이라고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았다.
아예 목사님을 따라 자전거 하이킹을 하는 신도들이 늘어났다. 지금은 목사님과 함께 자전거하이킹을 즐기는 신도들이 무려 10명이 넘는다. 목사님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동행하는 사람들로부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는다.
목사님은 교회에서 설교를 하는 자리가 아니면 되도록 말을 아낀다. 주로 듣기만 한다. 그런 목사님을 두고 신도들은 과묵하고 엄숙하다고 한다. 너무 엄숙해서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면 목사님은 별다른 반응없이 그냥 빙그레 하고 웃고 만다. 과묵하고 무게 있는 그런 목사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목사님은 자신의 가정에 대해서도 절대로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사생활은 철저히 베일속에 가려져 있다.목사님의 그런면이 사람들에게는 신비스럽고 존경스러운 인물로 부각되었다.
목사님은 눈이 오나 비가와도 하이킹을 계속했다. 우비를 입고 페달을 힘차게 밟는 목사님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그런 목사님이 아침에 보이지 않았다. 새벽자전거하이킹에 빠진적이 없는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이틀 사흘 나흘 이 지나도 목사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신도들은 틀림없이 목사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것이라고 불길한 예상을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서야 목사님은 하이킹을 다시 시작했다. 신도들은 너무나 반가워서 목사님에게 말을 걸었다. "목사님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예, 누가 내 자전거를 그만 훔쳐갔지 뭡니까. 아니 세상에 훔쳐갈게 없어서 목사님 자전거를 훔쳐간단 말입니까."
말을 하는 목사님은 너무 흥분해서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아니 그런 천벌을 받을 놈이 어디 있나. 어떤놈이 목사님의 자전거를 훔쳐갔나." 신도들은 너나 할것없이 폐달을 밟으면서 한마디씩 했다. "네 이 도둑놈을 잡기만 해봐라. 다시는 그런짓 못하게 손모가지를 비틀어버리고 말것이니라"
목사님은 아직도 분이 안풀린듯 씩씩거리며 말을 계속했다. "그자전거가 얼마짜린지 아세요. 무려 50만원입니다. 내가 아끼고 아끼는 재산 목록 1호인데.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잠이 안오더라구요." 목사님은 잃어버린 자전거대신 또한대를 사서 타고 나온것이다. 목사님이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나서 또 주말을 맞았다. 목사님은 설교를 하면서 첫마디를 바꿨다.
첫마디는 언제나 간음하지 말라였는데 오늘은 도둑질 하지 말라부터 시작했다.목사님은 도둑질 하지 말라에서 도둑질이란 말에 평소때 하던 설교보다 유난히 목청을 높이고 천천히 또박또박 세번을 반복했다. "도둑질 하지 말라 도둑질 하지 말라 도둑질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천벌을 받으리라"
마치 신도중에 누가 목사님의 50만원짜리 자전거를 훔쳐가기라도 한것처럼 신도들을 요리조리 훑어보면서 설교를 했다. 신도들은 그날의 설교첫마디를 바꾼 목사님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해가 서쪽에서 뜬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설교를 마치고 한 여성신도가 목사님에게 다가왔다. "목사님, 할말이 있는데요" "무슨 말입니까" 목사님은 옳거니 이여자가 자기 자전거를 훔쳐간 것이 설교를 듣고 마음에 걸려 고백을 하려나 보다 하고 건너짚었다.
"목사님 목사님 자전거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속으로 옳거니 귀신은 속여도 나는 못속이지 하고 생각했다. 자신의 예감이 적중한 것이었다. "예. 그랬었군요. 자녀분이 훔쳐갔습니까? 그럴수도 있지요.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제라도 찾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목사님은 마치 도둑놈을 용서라도 해주는 듯 부드럽게 위로하듯 말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신도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무슨 영문인지 몰라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목사님,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신부님의 자전거가 저의 집에…" "아 됐어요. 됐어. 댁의 자녀가 훔쳐간것 다 용서해줄테니 걱정말아요" 목사님은 여신도의 말을 중간에 끊고서 자기말을 했다.
그러자 여신도는 더욱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목사님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말을 계속 했다. "목사님의 자전거는 목사님이 타고왔다 그냥 놓고 가셨잖아요" "예엣?" 목사님은 그제서야 그날의 일이 생각났다.
그 여성신도는 남편을 사별한 과부였다. 목사님은 여성신도의 집에 방문을 하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방문을 빙지한 간통이었다. 목사님은 벌써 몇년째 그 여성 신도의 집에 방문을 한다. 일종의 두사람간의 불륜이요 내연관계요 간통인것이다.
그날 목사님은 여신도와 불타는 불륜의 밤을 보내고 너무 피곤한 나머지 깊은 잠에 곯아떨어졌던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니 훤하게 밝았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어 자전거를 타고왔다는 생각도 못하고 집으로 허겁지겁 달려갔다.
그리고는 자전거를 어떤 도둑놈이 훔쳐간것으로 착각을 한것이다. 목사님은 여성신도에게 미안하고 면목이 없어서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도둑으로 의심을 했다는 죄책감에 견딜수가 없었다. "아이구 제가 그만 크게 실례를 했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요" 목사님은 고개가 숙여 연신 사과를 했다. "뭐 그깐일 가지고 그러세요. 괜찮아요. 목사님. 오히려 제가 빨리 말을 해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미안한걸요" 여성신도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을 하자 목사님은 그제서야 마음의 안정을 찾을수가 있었다.
여성신도는 그날의 목사님이 설교하실때 왜 첫마디를 바꿨는지 그이유를 그때서야 알수가 있었다. 여성신도는 그사실을 알고 나서 웃음이 나와 참을수가 없었다. 목사님은 자신이 설교때마다 그렇게 강조하던 모든것을 어긴셈이 된것이다. 도둑질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간통하지 말라. 남을 의심하지 말라. 혓바닥으로만 나불댔던 자신의 설교가 가슴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온 것이 아니고 엉터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뒤로 목사님은 그날의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다시 찾은 자전거로 하이킹을 계속 나간것은 물론이었다. 신도들이 자전거 어떻게 찾았냐고 물었다. 목사님은 그냥 자고나니 도둑놈이 제발에 져렸는지 집앞에 도로 갔다 놓았다고 둘러대고 말았다.
신도들은 역시 목사님이 그렇게 설교때마다 강조하던 말씀이 도둑놈의 마음을 회개하게 만들었다며 목사님을 천사같은? 인격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낯간지럽고 얼굴 뜨거워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사건 이후로 아이러니 하게도 신도들은 목사님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김명수
수정일 2002년 11월10일 12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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