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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실버] (8)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낸 정성길
2005/08/20 00:00
입력 조회수 : 674
내가 가진 것은 다 잃었다. 건강도 돈도 명예도 모두다 잃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 것을 얻었다.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낸다는 불굴의 신념 하나로 자신의 인생을 바쳐온 정성길(61) 계명대 동산의료원 박물관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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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플코리아
그는 우리 선조들의 숨결이 묻어있는 역사 현장을 알리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활발한 전시활동과 문화재 영구 보존을 위한 박물관 건립 그리고 교육자료로 활용될 서적편찬 작업을 위해 인생을 걸었다.
인터넷 사이트 코리안포토(
www.koreanphoto.co.kr
)를 개설하여 이땅을 36년간 침략·유린한 일제 만행과 잔학상을 그가 수집한 현장사진을 통해 만천하에 알리고 고발한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런가 하면 기업의 헤드인 발명특허를 44개나 가지고 있는 발명특허 제조기. 우수발명품 전시회 때마다 각종 상을 휩쓸어 아이디어맨으로도 명성을 날렸다. 특허 하나 내기도 힘든데 한두개도 아니고 40개가 넘는 특허를 혼자 가지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뭔가 한가지 일에 손을 대면 내노라 하는 전문가도 당해내기 힘들만큼 그 분야의 최고가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날 갑자기 사업에 뛰어들어 경산에 유리공장을 설립하고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여 명성을 날렸다. 12년동안 유리와 건강기구, 좁은 공간의 효율적 생활용품 등 분야에서 그가 따낸 특허기술을 전수받아 돈방석에 올랐거나 기업가로 성공한 사람도 많다.
일본은 문부상이 바뀔 때마다 헛소리를 해대는데 그것은 그들이 우리를 약하게 보기 때문이다. 어협 협상도 마찬가지다. 고기 잡을 때 그물 코 크기가 몇Cm, 몇Cm로 되어 있는데 새끼땐 한국 해역에서 놀다가 자라면 일본해역으로 간다는 것까지 일본은 계산을 한다.
그토록 치밀하고 용의주도한 일본한테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많이 알고 논리적으로 치밀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 설득력이 간다.
그가 일제 만행 사진을 목숨걸고 수집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래서 그가 본격적으로 일제만행 사진을 찾아 나섰고 인터넷에 알리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역사왜곡을 일삼고 계속 헛소리를 해대면 그가 수집한 만행사진을 가지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할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당했다는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 한글만 아니라 영어와 한문으로도 만인에 알리겠다고 그는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금까지 그는 '사진으로본 구한말' '100년전 한국' '한국 100년사' 등 세편의 책을 펴내는 등 사진으로 잃어버린 우리역사를 찾아내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최초의 대원군 칼라사진을 언론에 제공했는가 하면 득남을 과시하기 위해 젖가슴을 내놓고 거리를 활보하는 조선여인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명성황후의 실존사진을 제시하여 진위여부논란에 쐐기를 박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으며 대구 영남제일관 복원건물이 잘못됐다는 것을 사진자료로 입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 ©피플코리아
그동안 전국을 돌면서 순회전시회를 10년간 열었는데 광주전시회 때는 5·18이 터져 시민들이 잡으러 오는 바람에 교회로 피신하여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잃어버린 우리역사 사진자료를 찾기 위해 지구촌 어디라도 마다않고 달려갔다. 독일에만도 사진 자료수집과 전시회를 위해 무려 27차례나 다녀왔다니 더 말해 무엇하랴.
자신이 따낸 특허를 가지고 사업에만 매달리면 돈방석에 올라도 벌써 올랐을 그이지만 그는 그 길을 포기하고 힘든 길을 택했다. 그가 목숨걸고 하는 사진수집은 돈과는 거리가 먼 일. 아무리 희귀한 사진이라도 일단 노출되면 순식간에 무단 복제가 돼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니 그만큼 금전의 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심지어는 그가 만든 책을 보고 모 출판사에서 복사, 도용을 해서 그가 잡아냈다. 그런 경우에 대비해서 그는 책을 만들 때마다 사진에 자신만 알아볼 수 있는 고유의 암호를 해두었다.
내노라하는 일부 출판사들이 근대 역사를 말하면서 그의 사진을 무단 복제를 하고 있어서 그가 소송을 걸었는데 손해배상으로 2억을 신청했고 그 2억을 받으면 그는 수양부모협회에 전액 기증하기로 했다.
그의 현재 직함은 월드컵 관광시티투어로 지정된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박물관의 관장으로 선교박물관, 의료박물관, 교육·역사박물관을 모두 관장하고 있다.
대구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미국인 선교사 사택 3동으로 설립한 동산의료원 박물관은 100여년의 의료, 선교, 교육,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을 이들 3개 박물관에 전시하여 문화, 교육적인 견학 뿐 아니라 일반인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였다.
박물관에는 그의 땀과 노력이 곳곳에 배어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소장품의 80%는 그가 기증한 것들이다. 동산의료원 박물관이 월드컵 관광시티투어로 지정되는데에도 물론 그의 공이 절대적으로 컸다.
역사가도 의사도 선교사도 아닌 그가 3개 박물관 하나 하나마다 100년의 역사를 담아냈다. 전문가도 하기 어려운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세계를 누비면서 수집한 희귀 사진들의 출처와 설명을 누구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달아 놓았다는 것이다.
서울에 갈 때마다 그는 숙소를 중림동 근처의 허름한 여관으로 잡는다. 그곳에서 지도혁명을 일으킨 김정호선생의 비문이 보이기 때문이다.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거기서 묵념도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많은 용기를 받고 온다.
성당에 가면 주여 내게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딱 두마디만 기도한다. 가톨릭 신자지만 그가 하는 일은 종교의 벽을 뛰어넘는다.
아시아각국에서 만들어진 불두(부처머리) 370개를 소유하고 있는데 머리하나가 300Kg이나 나가는 것도 있다.
인도, 중국, 티벳, 파키스탄, 몽골 등에서 불교탄압이 심할 때 나중에 다시 부치려고 머리만 떼어내 땅속에 파묻거나 숨겨 놓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가 6년전에 현지에서 직접 수집해온 것으로 하나같이 500년이 넘은 불두들이다.
그는 대구시에 작년에 사진박물관, 불두박물관, 철기박물관 등 3가지를 테마로 해서 전문박물관을 만들겠다고 신청했다.
박물관시행법에 그린벨트나 개발제한구역에도 박물관을 지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는 것을 믿고 7천평을 구입해서 박물관을 짓겠다고 시 문화예술과에 사업계획서를 냈는데 경사도가 30도가 넘고 그린벨트안에 나무가 있어서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팔공산이 갓바위도 있고 동화사, 파계사등 고찰이 많은데다 동촌비행장에서 가까운 거리라서 정부가 새로 공포한 박물관 시행법 하나만 믿고 관계기관에 그토록 사정하며 박물관 설립을 추진했는데 행정절차상 규제로 결국은 포기를 하고 말았다.
초기유리필름, 각종 영사기, 금속 공예품, 석조 불두상 등을 국내외적으로 처음 공개하여 대구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외국인들에게 우리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신청했는데 규정상 안된다고 해서 포기하고 대안으로 그는 경기도 모처의 30만평을 찾아내 지주와 롯데월드이상으로 역사 종합전문테마박물관 추진을 교섭하고 있다.
건평만 해도 1700평. 옥외에는 석두불상을 10미터 간격으로 세우고 집중조명을 해서 밤에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9살 때 결혼. 74년에 독일로 건너가 물리치료를 배우다가 인간문화재들만 교육받는 특수유리학교를 나왔다. 아내가 임신 3개월 때 독일로 떠난 그가 5년만에 돌아오니 뱃속에 있던 아이가 자라서 꽃다발을 가지고 공항에 마중나왔다.
그가 처음 조선말의 사진을 만난 것은 70년대 중반. 마산군의학교를 나온후 부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황무지였던 물리치료를 배우기 위해 무작정 독일로 건너갔는데 거기서 독일인 신부님을 만났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독일 신부님이 어느날 한국 사진을 보여주겠다기에 따라가 보니 조선말 우리나라에 선교사로 왔던 미텔 주교가 몸담았던 외방 선교회였다. 원산 덕원 수도원에 파견 나왔던 독일 신부들이 조선의 모습을 찍은 사진 유리원판 5백여장을 보는 순간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의 사진수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78년 귀국후 독일인 친구들의 도움으로 선교사, 외교 고문관, 의사등 우리나라를 거쳐간 외국인의 후예를 찾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비행기표 한 장만 얻으면 미국이건, 독일이건, 프랑스건 어디라도 안가리고 새로운 자료를 찾아나섰다. 한번은 프랑스에서 급하게 오라는 연락을 받고 1000만원도 훨씬 넘는 100주년 기념 골드 라이카 카메라를 처분하고 비행기표를 구해서 간 적도 있다. 물론 자료수집을 위해서였다.
국내외를 돌면서 그렇게 수집한 사진자료는 모두 5천여점에 달한다. 젖가슴을 드러낸 조선여인 사진만도 30여장이나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일제 고발 사진은 1500점으로 거의 미공개 사진들이다. 그 사진만 공개해도 일본이 지금처럼 헛소리는 못할 것이다.
물리치료로 시작하여 일제사진자료수집, 특수유리학교로 이어지며 끈끈하게 맺어진 그의 독일과의 인연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수십차례 독일을 오가며 독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이번에 독일대사관으로부터 감사패까지 받는다.
전천후 무적. 그가 손대면 전부다 최고로 만들었다. 유리기술에도 뛰어들어 주위에서 포기하라는 만류를 뿌리치고 그가 도전한 것은 거의 99% 특허를 따냈다. 그는 자신이 낸 마지막 특허(유리대리석)를 중기청 벤처알선부처에 물건과 샘플 특허사본을 건네주고 6억에 팔겠다고 제의해 놓은 상태다.
그가 개발한 유리는 보온, 방온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용품도 되고 접합을 시켜서 원하는 칼라나 문양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사학자도 아닌 그가 잘못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어쩌면 그가 사재를 털어가면서 하는 일이 바로 나라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는 '일제만행과 그 실체'라는 제목의 사진첩 출간을 앞두고 있다. 사진첩에 소개할 사진은 430여점. 그중에서 70%가 미공개 사진이다.
일본의 역사왜곡 수정과 정신대 보상문제 그리고 전범국가로서의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지면 그는 당장이라도 사이트를 내릴 각오가 되어있다.
그러나 일본은 반성의 기미가 없으니 국제적으로 좀더 여론화시키려면 그들이 저지른 만행의 실체를 사진으로 발췌해서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또 사진첩을 낸다. 이번에 그가 내는 책이 뒤틀리고 왜곡된 우리의 역사를 바로 잡는 디딤돌이 되기를 그는 바란다.
만약 코리안포토와 함께 역사보존의 일익을 담당할 후원자나 일제만행사진첩 발간에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면 그는 누구라도 이 책에 이름이나 기업의 PR을 해주겠다고 한다.
〈미디어칸/김명수기자
mskim@kyunghyang.com
〉
2002/01/29 18: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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