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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간의 삶...사는게뭔지!..
2005/07/18 00:00
입력 조회수 : 738
8월 한달 내내 내리던 지겹기만 하던 비도 그치고 태풍도 몰려가고 나니
한낮엔 다시 한여름의 더위처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사람도 많고 어이없게 이재민이 된 사람도
많은데 천재지변도 아니고 병중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하루 아침에 갑자기
쓰러져 사흘만에 고인이 되신분이 있다..
여자의 몸으로 30년이나 한 직장에서 근무하시며 늘 웃는 얼굴 누가 봐도
걱정거리 하나 없는 것처럼 환한 얼굴로 농담을 잘하셔서 직원들을
웃게 만들던 예순이 다된 할머니 과장님...
작은키에 보기좋게 살집이있는 그분은 때론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신세대
직원들과 야한 농담도 스스럼없이 하곤 해서 회사내에서도 그분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항상 스마일 과장님으로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지난 월요일
아침에 출근을 하니 갑자기 쓰러지셔서 의식을 잃은 채 깨어나지 못하고
계신다고 했다.
평소에 너무도 건강하게 감기한번 앓지 않은 분이셨기에 주위사람들은
어이없어하며 깨어 날때를 바랐지만 사흘이지난 수요일 아침출근땐 깨어나셨다는
소식 대신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그렇게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갑자기 쓰러진 채 사흘동안
누워만 계시다가 허망하게 가실수가 있을까? 싶어 우리모두는 믿기지 않아
아쉬운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슬하에 딸만둘인데 큰딸은 삼년전에 출가를 시키고 스무살이 갓 넘은 막내딸
하나뿐인데 딸 시집도 못 보내고 그렇게 어이없이 돌아설수 가 있는건지
워낙에 깔끔하시고 유난스러울정도로 꽃을 좋아해서 사무실과 책상위엔 항상
자잘한 꽃들이 만발한데 사흘동안 주인없는 책상에 보랏빛 작은 바이올렛 꽃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분이 가시고 나서 직원들은 하나같이 믿기지 않아 고인의 빈소를 다녀와서도
너무도 어이없어했다.
어딘가에서 금방이라도 웃으며 뛰쳐 나올것만 같고 에레베이터를타고 환하게 웃고
서있는것 같고 식당엘가도 소담스럽게 식사를 하고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선한대
돌아가셨다고 하니 정말 사는 것이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러지는 날부터 땅속에 묻혀 지는 날까지 일주일....
일주일동안에 그분의 모든 여정이 끝이났다.
일주일동안에 그분의 어느것도 흔적이 없이 땅속으로 묻혀졌고 직장생활
30년동안 쓴 커피한잔 안 사드시고 억척스럽게 모은 재산이 고인의 장례식 날이
되기도 전에 화제가 되었다.
얼마나 억척스럽게 모았던지 보통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의 재산을 남겼고
모 금융기관에 개인금고를 빌려 보관해둔 그분의 돈은 삼오제가 되기도 전에
유족 되는 분이 찾아갔다고 한다.
그렇게 될지도 모르고 하루아침에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은행의 금리변동만 있으면 단 얼마라도 더 이자가 높은데 맡기려고 억척스럽게
뛰어다니던 그분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리고 그분의 장례식과 삼오제를 끝낼때까지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의욕을
잃고 말았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나이든 여직원들은 모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넋을 놓고 살았다.
그렇게 먹을 것 입을 것 하나 못 먹고 못 입고 애쓰고 모은 돈...
자신을 위해서는 단 일원도 써보지 못하고 죽어서도 하나 가져가지도 못하는 돈인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억척같이 당신의 몸이 고혈압이라 병원치료를 받아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약하나 안 쓰고 동동거리며 살았는지...
어느 누구도 자신의 앞날에 대해선 알지 못하고 바로 일분 후에 일어나는 일도 예측
하지 못하고 사는게 인생이지만 그분이 그렇게 어이없이 가시고 나선
남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너무 애쓰고 너무 아둥바둥 돈벌려고 하지 말아야
겠다는 말을 했다.
예순이 다 된 연세에 어디다 쓰려고 그렇게 아끼고 모았는지...
남에 말 하기 좋아 혼자된 남편 좋은 일만 시켰다고 하는 말까지 떠돌았지만
난 아직도 그분의 환하게 웃는모습과 뭐든 맛깔스럽게 소담스럽게 드시는 모습이
눈에 선해 괜히 내 주변을 한번씩 더 돌아보게된다.
누구나 한번은 가야할 곳...
천상병님의 "귀천" 이란 시에서처럼 이 세상엔 모두가 소풍을 나온것이고 그 소풍을
끝내면 다시 하늘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분은 이 세상에서의 소풍이 아름다웠을지?..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다음세상에서는 더 좋은것만 더 아름다운 것만 보면서
사시길 빌어본다.
자운영
2002년 09월 09일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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