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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바람의 꽁트] (17) 인생유전 2
2005/04/18 00:00
입력 조회수 : 748
가난하지만 머리가 좋은 이들 천재들이 서로 사랑하고 좋아해서 결혼을 했으면
다른부부들보다 훨씬 행복하게 잘 살것이라는 주변사람들의 기대는 한달도 안돼 깨지고 말았다. 김대근씨가 당시 다닌 국립대학 영문과는 전국의 내노라하는 수재들이 모여드는 명문이었다.
합격만 해도 알아주는 그런 학교를 대근이는 수석으로 들어가서 수석으로 졸업을
했으니 학교에서는 유명스타로 통했다. 머리좋기는 이문숙도 마찬가지였다. 가난한 집안의 맏딸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장학생으로 마치고 영문과를 역시 수석으로 합격하였다.
이를테면 두사람은 초등학교에서 대학 졸업할때까지 등록금이라고는 일전한푼 내지 않고 장학금으로 해결한 수재중의 수재였다. 두사람은 결혼을 하고 주말부부가 되었다.
대근이는 남자중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아내는 여자중학교로 갔다. 두사람이
발령받은 학교가 서로 자동차로 1시간이상 달려야 하는 거리로 꽤 멀었다. 대근이는
아내학교근처에 살림집을 얻었다. 대근이는 학교근처에서 하숙을 했다.
대근이는 주말이면 아내가 있는 집을 찾아갔다. 아내는 결혼한지 1년만에 첫딸을 낳았다. 대근이는 자신을 꼭닮은 딸을 낳아준 아내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딸을 낳아준 며느리를 노골적으로 싫어했다. 아들을 낳아주기를 눈이 빠지도록 원했는데 딸을 낳았으니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복이 없어서 그렇다고 떠들고 다녔다. 며느리는 속이 상했다.
며느리는 자신이 결혼해서 맞벌이 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벅찬데 딸을 낳았다고
서운해 하시는 시어머니가 너무 야속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도 끝내 오지 않았다. 며느리는 제왕절개로 출산을 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일주일을 입원했다.
일주일만에 퇴원해서 친정집에 갔다. 친정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시댁으로 가서 시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할 며느리가 생각지도 않게 들이닥치자 혹시 무슨일이 있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다.
친정어머니는 그러나 며느리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아닌게 아니라 며느리가 친정에 온지 하루만에 시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받았다. "여보세요" 어머니가 말했다. "나 새댁 시어머니 되는 사람인데 댁은 뉘쇼?" "아 그러세유 사돈마님 지는 어멈인데요. 어쩐 일이시당가요" "며느리좀 바꿔보쇼" "예. 아가 전화받거라. 느그 시어머니다" 며느리가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 웬일이세요" "너 다시는 시댁에 올생각하지 말고 친정댁에서 눌러살거라" 시어머니는 채말도 받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문숙이는 기가 막혔다. 도대체 이일을
어머니에게 말씀드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대책이 안섰다. 무엇때문에 저렇게 화가 났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다시 전화를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슨 일로 전화했다냐?" 어머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별일 아녜요. 집에 내려오라고 하네요" 문숙이가 대충 둘러댔다. "야 그럼 싸게
가봐야지. 어서 빨리 가거라" 어머니가 숨넘어가는 듯 말을 했다. 문숙이는 아이를 업고 친정을 나왔다. 친정에서 단 하룻밤을 잔뒤 다시 시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본체만체했다. 문숙이는 너무 서운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도대체 내가 잘못한게 뭐가 있다고 저러나 싶었다. "어머니 제가 잘못한게 있으면 말씀을 해주세요. 그러면 제가 고쳐볼게요" 문숙이가 말했다. "잘못한거 알기는 아네" 시어머니가 빈정거렸다. "모르니까 알려달라고 물어보잖아요? 제발 말씀해 주세요 어머니" 문숙이가 다시 말하면서 시어머니의 표정을 살폈다.
"일없네" 시어머니는 결국 방을 나가버렸다. 문숙이는 속이 상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문숙이는 아이를 업고 자신의 전세방으로 돌아왔다. 문숙이는 집에 와서도 속이 상하고 분해서 아무일도 할수가 없었다. 남편이 돌아왔다.
남편은 아무것도 몰랐다. 고부간의 갈등이 있는지 모르고 아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아내의 눈을 보니 눈물이 고여있다. 남편은 깜짝 놀라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말대신 고개를 숙인다. 남편은 바짝 긴장한다.
남편이 손수건을 꺼내 아내의 눈물을 닦아준다. 아내가 고개를 들어 남편을
바라본다. 두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아내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엉엉 소리를 내면서
흐느낀다. 남편은 어쩔줄을 모르고 당황해서 바라만 보고 있다."무슨 일인데 나에게
말해봐" "당신 어머니가 딸을 낳았다고 구박이 심해서 견디기 힘이 들어요" 남편은
아내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남편은 집에다 전화를 했다. 어머니가 받는다.
"어머니 도대체 며느리한테 무슨 말 했어요?" "왜 느그 마누라가 시키던?
머리좋다고 대갈박 굴리는 며느리 필요없으니 다시는 내집에 발들이지 마라" 어머니가 악담을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대근이는 기가 막혔다. 아내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어머니가 뭐라고 해요?" 아내가 묻는다. "아니야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몸조리 잘하라고 했어" 남편이 얼버무린다. 문숙이는 남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쟀지만 더이상 묻지 않는다.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로 속이 상해서 견딜수가 없다. 떡두껍이 같은 아들을
원했는데 딸을 낳아서 속이 상하다. 그뿐 아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얄밉고
괘씸해서 아무것도 아닌일을 가지고 트집을 잡곤 했던것이다. 그러나 며느리는 그런
시어머니를 이해못한다.
아이가 백일때였다. 친척들이 모였다. 문숙이의 친정부모님들도 오셨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친정부모님들에게 백일잔치가 끝날때까지도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
딸가진것이 죄라고 친정부모님은 그런 모욕을 말한마디 않하고 잘도 참아냈다.
백일잔치가 끝나자 마자 친정부모님은 다시 당신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문숙이는 어머니가 가엾고 측은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시어머니에게 따졌다. 도대체
우리부모님이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수모를 받아야 하느냐면서 이유나 알자고 물어봤다.
시어머니가 버럭 고함을 친다. "야 이년아 뭐잘했다고 대들어 대들기는" 문숙이는 다리 힘이 쭉 빠졌다. 이런 분들하고 더이상 얼굴을 마주보고 싶지 않았다.
문숙이는 아이를 업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년 다시는 이집에 발도 붙이지 마라" 시어머니가 대문을 확닫아버린다. 대문닫는 소리가 쾅하고 문숙이의 귓전에 와서 박힌다. 문숙이가 친정에 대문을 두드린다.
문숙이의 친정어머니가 나와서 문을 열어준다. 어머니는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어 깜짝 놀라서 말도 못하고 한참을 서있다가 아이를 받아든다. 문숙이가 방에 들어가자 마자 쓰러진다.
"아이고 이게 뭔일이당가. 이거 이러다가 사람잡겠다. 어서 병원으로 가자" "엄마
나 괜찮아 한숨 자고 나면 좋아질 테니까 아무소리도 말아줘." 문숙이는 어머니를
진정시킨다.
문숙이는 일분도 안돼 잠에 곯아떨어졌다. 조금 있으니 누가 대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보니 문숙이의 남편이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어서 들어와" "죄송합니다. 장모님" "아닐세 우선 들어와서 앉기나 하게" 문숙이가 잠에서 깨 눈을 뜬다. 문숙이는 남편이 와있는 것을 알고 속으로 놀라지만 태연한척 한다. "여기는 뭐하러 왔어" "그러지 말고 어서 집으로 가자" "안갈테니까 당신 혼자 가" "고집부리지 말고 어서 일어나" 남편이 아내를 설득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때 옆에서 장모님이 어서 데리고 가라고 사위에게 눈짓을 했다. 할수없이 문숙은 남편을 따라 친정집을 나와 자신의 집으로 갔다. 돌아가면서 문숙은 자신이 서러운것은 둘째치고 부모님이 불쌍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두사람은 전세집에 돌아와서도 기분이 가라앉아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또 날이 밝았다.
김명수
[
피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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