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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간] 나는 예순 세 살에 배낭여행을 떠난다
2007/04/13 00:00
입력 조회수 : 852
망가진 삶의 끝에서 화려한 노년으로 부활한 한 노인의 자전적 여행 에세이
세상이 싫어졌다. 삶의 의욕이라곤 손톱만큼도 없었다. 못 먹는 술을 잔뜩 마시고 자살하기 위해 다리 난간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약간의 찰과상만 입고 목숨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런 심정을 끌어안고 친구를 찾아갔다. 어깨를 부여잡고 통곡을 했다.
나의 모습을 안타까이 여긴 친구가 여행을 제안했다. 여행! 여행이라? 그래, 어차피 끝낼 인생, 여행이나 한 번 하고 죽자. 차라리 외국어도 모르는데 여행하다가 국제 미아라도 되어 버리자라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배낭을 메기로 작심했다.
저자 이일영은 올해 63세 된 젊은 노인으로 모아 놓은 재산도 없고, 그럴듯한 직함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는 왕성하게 일하고 있던 40대에 부인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 가정과 사업이 풍비박산이 나고, 더 이상의 삶의 의지가 남아 있지 않아 자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것도 미수에 그치고 방황하는 그에게 친구가 여행을 권유한다. 그래서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여행이라도 다녀올 심산으로 대학생과 함께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하는 여행이라 꼼꼼히 여행 메모를 하고 정리를 해서 한국에 돌아와 유고작이라고 생각했는지 출판사에 책 출간을 의뢰했다.
그러나 한번 여행으로 책을 내줄 수는 없고 여행을 좀더 다녀서 내용을 보강하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래서 다시 그의 작은 인생의 목표가 만들어 진다 “그래, 죽기 전에 책이라도 한 권 내고 죽자.”
그래서 떠난 유럽 2차 여행과 아프리카 여행. 그는 그곳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아프리카에서 만났던 지독한 가난, 그 속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의 남은 삶이 얼마가 되었던 이 사람들을 위해 살리라고 다짐하게 된다.
그래서 국내에 돌아와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라는 책을 내고 유럽에서 만난 천주교에 귀의하고,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삶을 꾸려나갔다.
여행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과 조우한 그는 바르샤바 여행 중 강도 만난 30살 연하의 지요미라는 일본 청년을 도와주게 되어 그와 친구가 되고 그의 가족과도 진한 인연을 맺는다.
현재 그는 국내 4개의 자원봉사자 단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틈틈이 다니는 배낭여행에서도 국제 자원봉사자가 되어 세상을 향한 자신의 손을 놓지 않는다.
1년의 반은 국내에서 공공근로, 자장면 배달 등으로 돈을 벌어 국내 자원봉사 단체에서 봉사하며, 또한 일년의 반은 일본 친구인 지요미의 집에 가서 농장에서 일도 하며 가족처럼 지내고 틈틈이 모아 두었던 돈으로 어렵게 배낭여행을 떠난다.
그것에 대한 기록이 이 책, 『나는 예순 세 살에 배낭여행을 떠난다』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아직도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모아 둔 재산을 아끼고 아껴 남은 생을 살아내야 한다며 위축되어 가는 어른들에게 60세의 인생을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하나의 예를 보여준다.
아프거나 병들면 자식들이나 가족에게 짐이 된다며 활동을 제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원봉사와 여행으로 활기차고 당당하게 인생을 누리는 삶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적으로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삶이 공허해진 많은 우리들의 어르신들에게 화려하진 않지만 당당한 노년을 즐기는 필자의 삶으로 초대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도 활기차고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새롭게 기획되길 바란다.
저자는 책 속에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세상이 넓고 할 일이 많으며 내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리라곤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행은 우물 안 개구리같이 살아온 자신을 개화시키기 시작했다.
여전히 집도 없고 일정한 직장도 없지만 부정기적으로 일을 하면서 경비를 모아 여행을 떠난다. 남들은 은퇴하고 집에서 편안히 살 수 있는 나이지만 파고다 공원에 앉아 하염없이 담배만 피워대는 늙은이가 되는 것보단 세계 여행과 자원봉사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무척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을 내면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IMF 때보다 더 힘들고, 내년까지도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데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배낭 매고 국내라도 여행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행을 하다보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찾을 수 있을 뿐더러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한 인연으로 삼을 수 있지 않겠는가.
돈보다는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세상은 고통이 아니라 행복으로 변하는 것을 체험할 것이다. 명예퇴직, 은퇴, 황혼이혼으로 중년을 훌쩍 넘기고 툇마루에 앉아 쓸쓸하다고 하소연하기보다는 배낭을 챙겨 여행을 떠난다면 돌아온 청춘이 되지 않을까… 도서출판 합동국제문화센터 刊. 9500원.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
2004년 10월08일 14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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