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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684부대 시리즈 2부] (10) 실미도 취재길 한밤중 바다에서 죽음과 싸운 4시간의 사투 (4)
2007/03/21 00:00
입력 조회수 : 854
[실미도684부대 시리즈 2부] (10) 실미도 취재길 한밤중 바다에서 죽음과 싸운 4시간의 사투 (4)
실미도해협에서 백중사리 밀물을 정통으로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날이 밝아 다시 물이 빠진 썰물을 틈타 실미도에 들어가는데 성공한 나는 취재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내내 기분이 좋았다.
684부대 훈련병들이 지옥 훈련을 받아온 바로 그 실미도를 아무런 고생없이 편안하게 들어갔다 나오는 것보다는 죽음의 문턱에서 처절한 사투끝에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나옴으로써 그들이 겪었을 끔찍한 고통을 직접 체험하여 봤다는 사실에 가슴 터지도록 뿌듯한 환희와 자부심을 느꼈다.
낙오되면 죽음뿐 섬 전체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자신을 구원해줄 사람이라고는 단 한명도 없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지옥훈련을 받으며 공포의 인간병기로 변해가는 그들의 심정을 죽음의 체험을 통해 가슴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고 철이 들어가면서 언행일치를 생명처럼 여기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말은 아무리 뻔지르르 화려하고 근사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왔다.
앵무새처럼 입으로만 중얼거리는 천마디의 말보다도 직접 몸으로 말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런 탓에 난 소모적인 논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책상머리에 앉아 제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입씨름, 격론을 벌여 봐도 빛 좋은 개살구요 아까운 시간만 죽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겪은 실미도 해협 죽음의 체험이 나에게는 금은보화를 주고도 얻지 못할 값지고 소중한 체험이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실미도 684부대 훈련병들을 영혼으로라도 만나 그들과 깊숙한 교감을 나누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겪은 체험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 ©피플코리아
4년째 실미도사건 취재를 전문으로 해오면서 그만큼 나의 머릿속에는 684부대의 은폐된 진실을 캐내기 위해 훈련병들의 입장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허세와 가식이 판을 치는 세상에 가능하면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왔다. 내가 글을 써오면서 가능하면 어두운 면보다는 밝고 미래지향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사람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로 기왕이면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내어 부각시키고 어두운 면보다는 밝은 면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처럼 이 세상 어느 누구라도 약점을 찾아 흠잡고 흉을 보려고 작정하면 한도 끝도 없다. 반면에 장점을 찾아내려고 노력을 한다면 누구나 자기만의 장점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야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리사회가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밝고 건전해질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말한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기사나 인터뷰 내용들이 지나치게 밝은 면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냐고...
그 말이 맞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라도 해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를 무기로 내가 발붙이고 사는 이 나라를 밝고 건전한 사회로 바꾸고 싶다. 그러기에 어느 누구를 만나고 인터뷰를 하더라도 단점보다는 장점을, 어두운 면보다는 밝고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어 부각시키려고 노력한다.
힘 있는 사람보다는 가진 것 없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자꾸 눈길을 돌리고 관심을 갖는 것도 그런 이유다. 물질이 판치는 이 나라에서 소위 힘 있고 빽있는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힘으로도 얼마든지 호의호식하며 떵떵거리고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은 입장이 다르다. 돈 없고 가진 것 없이 살아가기에는 우리 사회에 장애물이 너무 많다. 오죽하면 법정에서까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왔을까.
실미도 훈련병들도 마찬가지다. 실미도에 끌려갈 당시 하나같이 집안이 어렵고 먹고 살기 힘들었던 청년들이었다.
몇 달만 고생하면 가족들이 평생 먹고 살수 있는 거금을 벌수 있다는 말에 이들은 불 섶이라도 뛰어들 각오로 실미도행을 택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결국 억울하게 희생되었다. 헌법이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을 위한다는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힘없는 약자의 설움은 이토록 가혹하고 무섭다.
이들이 잘나가는 집안의 자녀들이었다면 실미도에 끌려올 이유도 없었겠지만 설령 실미도에 끌려갔다 해도 이토록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실미도 사건의 진실캐기에 그토록 열정을 쏟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돈 없고 빽 없는 설움을 벗어나고자 실미도에 끌려온 이들 훈련병들이 믿었던 국가로부터도 버림받아 시대의 희생물로 억울하게 희생된 한을 풀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실미도 취재에 더욱 매달리게 되었고 결국 실미도 해협에서 죽음의 체험까지 하게 되었으니 그들과는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죽음의 체험을 하고도 기분이 이토록 좋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재수가 없었다, 운이 나빴다, 앞으로 평생 물가에는 발도 들여놓지 않겠다고 진저리를 칠만도 한데 나는 오히려 그날의 사건 이후로 바다가 더 정이가고 그리워진다.
위험 한가운데 빠졌어도 바다를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죽음의 위험 속에서 그토록 담대하고 침착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죽음은 이 세상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고 믿어왔다. 그러기에 살아생전 내 인생을 단 1초도 헛되이 보내지 않고 나보다는 남을 위해, 이 사회를 위해, 최고의 선을 추구하면서, 가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세상이 끝이 아니고 죽음은 또 다른 세상으로의 출발로 이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니 내 앞에 죽음이 두려울 이유가 없다. 다만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양심을 지키고 진실을 추구하며 물질에 현혹되지 않고 가치 있게 살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이다.
실미도 해협 죽음의 체험을 내 인생에 더없는 최대의 축복으로 생각하는 것도 내가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내 스스로의 노력으로 위기를 헤치고 나왔다는 뿌듯함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지에서 살아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앞으로도 내가 소망하고 추구하는 일이 남아있다고 굳게 믿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바닷물이 가장 높이 솟아오르는 백중사리 밀물을 정통으로 만났듯이 나는 앞으로 펼쳐질 내 인생에 축복이 넘치는 밀물 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죽음을 헤치고 나온 나를 하늘이 영접하고 환영이라도 해주듯이 그날 실미도 취재를 마치고 한강변을 달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 높이 솟아오른 한강 분수대 물줄기에 거대하고 오색찬란한 쌍무지개가 걸려 내 인생을 황홀한 무지갯빛으로 만들어주었다.
비록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마음의 부자라고 자부하면서 내 힘으로 이만큼이라도 살아갈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넘치는 행복인가.
그러니 축복을 한 몸에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고 기쁠 수밖에.... 세상 사람들에게 외쳐보고 싶다.
“이 세상에 돈 있고 빽 있고 가진 것 많아 호의호식하면서 떵떵거리고 사는 사람들아! 나처럼 가진 것 없이도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수 있어? 나처럼 한밤중 바다 한가운데에 빠져서도 혼자 힘으로 살아나올 수 있어?”
내가 살아온 인생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이라고 자부하기에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비록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
2004년 09월23일 11시41분.
피플코리아 홈으로 바로가기
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7-707-4827 이메일 people365@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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