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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90) 자살만은 제발 하지 마세요
2007/03/07 00:00
입력 조회수 : 873
[세상엿보기] (90) 자살만은 제발 하지 마세요
2004년 9월17일 창동역에서 1호선 전철을 타고 용산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던 중 참으로 끔찍한 사건을 목격했다.
오전 11시31분 청량리역을 막 통과하는데 반대편 성북방향 플랫폼에 서 있던 한 여자 승객이 전동차가 진입하는 순간 갑자기 선로에 뛰어내려 자살을 기도한 것이다.
다행이 용감한 시민들의 살신성인 정신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에 큰 충격을 받고 한동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투신 장면을 지켜보았다는 여성 목격자에 의하면 출근 러시아워도 한참 지난 시각이라 비교적 한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플랫폼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전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동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이어서 코너를 돌아 진입하는 전동차의 불빛이 보이는 순간 플랫폼 맨 앞줄에 서있던 여성이 바닥으로 뛰어내려 선로를 두 손으로 붙잡고 엎드려 있는 거예요. 아직도 떨려서 가슴이 벌렁벌렁해요.”
바로 그때 옆에 있던 남자 승객 한 명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내려 끌어올리려고 했으나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 여성은 죽음을 각오한 듯 선로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선로를 붙잡은 두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 순간 전동차는 죽음의 사신처럼 무서운 속도로 플랫폼을 향해 질주해 오고 있었다. 속력을 줄이기는 했지만 아직도 시속 30km가 넘는 속도로 이대로 달려오다가는 끔찍한 대형 참사를 막을 길이 없었다.
아슬아슬한 장면을 숨죽이며 지켜본 승객들은 참사를 막기 위해 진입하는 전동차를 향해 소리를 지르면서 들어오지 말라고 두 손을 들어 좌우로 흔들어 댔다.
그 사이에 역무원이 다가와 시민과 합세하여 선로에 엎드려 죽기를 각오하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여인을 간신히 떼어내 플랫폼위로 잡아 올렸다.
그리고 전동차는 여성이 뛰어내린 지점 5미터쯤 앞에서 극적으로 멈춰 섰다. 그제서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입에선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를 재빨리 간파하고 미리 속력을 줄인 전동차 기관사의 지혜와 신속하게 대처한 역무원, 그리고 시민들의 살신성인 정신이 똘똘 뭉쳐 한 생명을 죽음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것이다.
시간으로 따지면 반대편으로 가던 전동차가 청량리역에서 멈췄다가 출발하는 1~2분 남짓.
내가 탄 전동차가 청량리 역에 멈춰 섰다가 다시 출발을 하려는 순간에 뛰어 들어온 아줌마가 자초지종을 말해주어서 투신한 사연을 알았으나 이미 그때는 지하철 문이 닫혀서 현장으로 접근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지만 이를 지켜본 목격자들의 가슴에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끔찍한 충격으로 남게 될 것이다.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끊으려 했을까. 하지만 아무리 삶이 힘들고 어렵다 해도 자살만은 안 된다. 현실에 처한 모든 문제가 생목숨을 끊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를 먹여 살리기가 힘들다고 해서 세상을 등진다면 남은 자녀는 그나마 의지하던 부모가 사라지고 없으니 세상살이가 그만큼 더욱 어려워 질것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고 생각하고 지하철 선로에 뛰어내려 자살을 한다면 남은 가족들 가슴에 평생 대못이 박힐 것이고 또한 해당 전철역 관계자들은 줄줄이 문책을 면치 못할 것이다. 자살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자살까지 각오했다면 기왕 죽을 몸 죽기를 각오하고 살려고 노력해보자.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 할지라도 죽기를 각오하고 살려고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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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9월19일 11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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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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