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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은 그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2007/02/12 00:00
입력 조회수 : 745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로버트 K 레슬러/바다출판사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구속기소된 시점에서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라는 책이 나왔다. 저자는 ‘연쇄살인범(Serial Killer)’이라는 말을 처음 만든 미국 연방수사국(FBI) 심리분석관 로버트 레슬러. 그는 범죄 현장 조사·감식을 통해 범인의 프로필을 추적하는 수사기법인 ‘범죄자 프로파일링(Criminal Profiling·범인상 추정)’을 처음 창안한 사람이기도 하다.
레슬러는 엽기적 살인이 발생한 현장 분석에서부터 시작해 교도소에 수감된 살인마들과의 면담을 통해 살인자들의 공통점과 범죄 심리를 해부하고 있다. 그는 1,488차례 방화하고 하룻밤에 6명의 여성을 살인한 데이비드 버코위츠, 마음에 둔 여인이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마구 흉기를 휘두른 뒤 토막낸 듀안 샘플즈, 살해한 뒤 시체를 욕보이는 시간(屍姦)을 저지른 연쇄살인마의 대명사 ‘데드 번디’ 등 수십명을 인터뷰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본다.’ 레슬러는 인터뷰 과정에서 니체의 이 말을 유념하며 냉철한 이성을 통해 ‘괴물’들의 심연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연쇄살인마들은 통념처럼 가난한 결손 가정 출신이 아니며 오히려 중산층 이상 출신들이 많았고, 또 80~90%가 어린 시절 ‘냉담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당했으며 성적 도착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연쇄살인범들은 환상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들의 ‘충족되지 않은 경험’이 그 환상의 일부가 되어 다음 살인을 부추긴다. 저자는 연쇄살인범이라는 용어의 뒤에 숨어 있는 뜻은 진짜 이런 것이라고 말한다. ‘인육을 먹었다’는 등 유영철의 진술 하나하나가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 때에 나온 이 책은 유영철의 심리를 간접적으로나마 짐작해 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제목은 자극적이지만 엽기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책은 아니다. 최근에야 범죄 프로파일링을 시도한 한국 경찰의 과학수사 관계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황정하·손명희 옮김. 1만2천8백원.
〈출처 경향신문〉
2004년 08월 20일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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