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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라는 이름으로 제331호] 신문 읽어주는 여자...
2006/12/28 00:00
입력 조회수 : 753
지난 달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딸애 때문에 요즘은 정말 하루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피곤한 시간속에서 살아간다.
초등학교와 중학 2학년이 되면서도 학원이란 곳은 한 군데도 안 다니던 딸애를
기말고사를 앞두고 갑자기 학원에 보내놓으니 딸애도 딸애지만 남편과 내 생활도 리듬이 깨져 늘 피곤에 절어 누적된 피로가 도무지 풀리질 않는다.
학교에 갔다와서 저녁을 먹고 학원엘 가면 12시가 되어서야 파김치 처럼 지쳐서 돌아오는 딸애를 데리고 앉아 간식을 먹이고 위로를 해주고 나면 새벽 1시나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게되고 몇시간 못잔 것 같아 눈을 떠보면 여섯시...
아침은 왜 그렇게 빨리도 오는지?...
그런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중.고생을 둔 다른 엄마들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난 이제 겨우 한달인데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싶은 생각이 든다..
누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엄마가 되지만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위대한 일인지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우수운 이야기지만 한해 한해 딸애가 커갈수록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나 자신이 대견하고 기특한 생각이 들때가 많다.
결혼전 같으면 도무지 상상도 하지 못할 엄마의 역활...
어렸을 때 친정엄마는 늘 새벽 4시쯤엔 일어나셨다.
그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고 다섯시쯤이면 배달되는 조간 신문을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식들 머리 앞에 놓고 그 날의
사건 사고와 뉴스를 소리내어 읽으며 들려주셨다.
언제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들려주는 엄마의 신문읽는 소리가 달콤한 새벽잠을
깨우는 짜증스런 소리로 들렸었는데 어느때 부턴가는 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키운다면 나도 엄마처럼 아침마다 조간신문을 딸애 앞에서 읽어주며
딸애를 깨워야지...남편에게 필요한 기사들에 빨간 밑줄을 그어놓고 남편에게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음뿐이지...이제껏 한번도 실행에 옮긴적이
없다..
이제 칠순을 넘긴 친정엄마는 요즘도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새벽기도를
다녀오시고 이젠 아무도 들어줄 자식이 없는 데도 신문을 펼쳐놓고 앉아
소리내어 읽으시며 아침을 여신다.
나는 요즘 한달 동안 딸애 때문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는 것이 몸에 익숙치
않아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잔뜩 피로에 절어 안절부절 못하는데
엄마는 한 평생을 늘 그렇게 이른 시간에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을 읽어주셨으니...
이제서야.......엄마가 되고 불혹을 넘기고 나서야 엄마의 심정을 조금씩 알 것
같으니...딸애가 혹시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나? 몸은 괜찮은가? 싶어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의 눈치를 살피며 하늘 받들 듯 하는 엄마의 마음을 우리 슬기는
알기나 할까?...
딸애의 귀가 시간에 맞추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나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모자식간의 사랑은 내리사랑 뿐이란 생각이 든다.
먼 훗날...
딸애가 내 나이쯤 되고 딸애가 낳은 아이가 지금의 딸애만큼 성장했을 때 딸애도
그땐 깨닫게 될까?...
그때 딸애가 떠올리는 "엄마"에 대한 강한 기억은 어떤모습일지?...
내가 친정엄마를 "신문읽어주는 여자"로 기억 하듯 딸애는 나에 대한 강한
이미지가 어떤 모습으로 크로즈업될지...궁금해진다..
자운영
2004/07/01 1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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