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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13) 삽질과의 전쟁 3일째
2006/11/21 00:00
입력 조회수 : 726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13)
2004년 02월09일
연 사흘째 삽질을 했더니 허리가 많이 아프다
어제 밤에 입을 옷이 없어서 서울 집에 갔다가 옷을 가지고 오늘 새벽에 이곳 현장에 돌아왔다. 일하는 곳이 도로 공사판이다 보니 흙이 묻어 옷이 금방 엉망이 된다.
오늘도 삽질이다. 벌써 삼일 째. 생전에 이렇게 많이 삽질을 해보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육체노동을 해본 적이 없다.
오늘도 하루 종일 삽질을 했다. 터파기로 깊숙이 파놓은 구덩이 속에 들어가 온몸에 땀나도록 삽질을 했다. 적당히 육체노동을 하면 운동이 되지만 너무 심하니까 운동 차원을 넘어 허리에 무리가 오는 것 같다. 삽질하는데 정신이 빠지다 보니 친구가 계속 전화를 했다는 데도 벨소리를 듣지 못했다.
독서삼매경에 빠지듯이 삽질 삼매경에 빠졌던 것이다. 친구가 전화를 하다하다 안받으니까 아예 직접 현장까지 와서 계속 고함을 친다. 그제서야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혼자 일하는데도 혼자 일에 취해서 혼신을 다해 열심히 일했다. 땀을 흠뻑 쏟고 나니 기분이 좋다. 덕분에 해장국으로 나온 점심은 꿀맛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계속 삽질이다. 한겨울이라는 것도 모르고 마치 여름같이 덥다. 산을 깎아지른 경사로에서 아슬아슬 서서 암반 지역 흙을 깨끗하게 치우는 일이다.
피플코리아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친구 최국장이 날 격려하는 글을 올려주었다. 눈물이 핑 돈다. 우 선생님한테서도 전화가 왔다.
아픈 곳이 없냐고. 허리가 아프다고 했더니 파스를 붙이라고 신신 당부한다. 오늘 허리가 아프겠다 싶으면 미리 붙이고 나서 일을 하라고 이른다.
맨소래담과 파스를 여러 장 사놓고 꼭 부치라고 당부하는 우선생님이 너무 고맙다. 내가 뭐 특별히 해준 것도 없는데 그토록 날 생각하고 염려해주니 세상에 이런 분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세속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분이다.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누구 못지않게 따뜻한 인간미가 흐르는 우선생님을 그래서 존경한다.
오늘 하루 일이 끝나고 숙소에 들어와 바로 누웠다. 혹시 허리가 아파서 너무 심하게 일을 해서 허리에 무리가 온 것은 아닌가 싶어서 몸을 움직이기가 싫다.
가만히 누워 한 시간이 지나고 나니 허리 통증이 조금은 덜하다. 지금으로 봐서 허리에 큰 이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모를 일이다. 생전 고된 육체노동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같이 가진 것이라곤 몸뚱아리 밖에 없는 사람에게는 건강이 가장 큰 재산인데 허리를 다치면 그야말로 돈 몇 푼에 인생체험한다고 뛰어들어 얻은 것이 소탐대실이다.
그럴 수는 없다. 허리에 이상이 오면 아무리 큰 것을 여기서 얻어간다 하여도 의미가 없다. 그러나 지금으로 봐선 내일 삽질을 하더라도 큰 이상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지 다소 안심이 된다. 하기사 내가 누구인가. 평생을 걸어서 다니는 두 다리 누구보다도 튼튼한 뚜벅이족 아닌가. 육체노동은 처음 하더라도 체력단련은 걷기를 통해서 누구보다도 많이 해온 사람이다.
용산에서 파주 봉일천까지 걸어간 사람이 바로 나 아닌가. 뚝섬에서 김포공항까지 걸어가 본 적도 있다. 아무튼 걷는데에는 대한민국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다고 자부한다.
그렇게 평생 걷기를 통해서 단련된 기초 체력을 이곳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는 공사판에서 잘 활용하고 있다. 걷는 것을 생활화 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운전도 그렇듯이 무슨 일에서, 특히 안전사고가 많이 나는 공사판에서 방심은 자칫 큰 사고를 불러 일으킬 수가 있다. 오늘은 아무래도 일찍 자야겠다. 나의 허리 보호를 위해서... 자자 잠을 자자.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
수정일 2004년 05월21일 10시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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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인물탐구식 인터뷰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7-707-4827 이메일 people365@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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