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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10) 현장 컨테이너 사무실 키를 넘겨받다.
2006/10/18 00:00
입력 조회수 : 750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10)
2004년 02월06일
밤새 뒤척이다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인터넷에 들어가 작업을 했다. 6시30분 식사. 식사가 끝나고 현장을 둘러보았다. 7시가 됐는데 포크레인이 벌써 작업에 들어갔다.
오늘부터는 낮에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계속 지내라고 한다. 친구와 둘이서 컨테이너 사무실에 들어가니 썰렁했다. 난로에 불을 붙이고 한참을 있으니 실내가 따뜻해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곳 컨테이너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난로를 피워 놓으란다. 7시부터 일을 하는 현장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서비스 정신이다. 컨테이너 박스 사무실. 이런 곳에서 내가 일하게 될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친구 봉희와 둘이 삼공 사무실로 가서 근로계약서를 체결했다. 일당 용역직도 근로계약서를 체결해야 되기 때문이다. 안전화 안전모를 정식으로 지급받고 지정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도 받았다. 이제 완전히 공사판 일일 잡부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다. 워낙 호기심 많은 내가 처음으로 하게 된 일이니 어찌 아니 기쁘랴.
박사장은 봉희를 춘천에 동행하고 갔다. 오전 10시에 떠났는데 저녁 8시 30분이 넘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다. 갔던 일이 잘 안 풀린 모양이다.
오늘 중으로 이곳에 올수는 있을지 괜히 걱정스럽다.
오후에는 토사 진입로 청소를 했다.
15톤 덤프트럭이 흙을 한차 가득 싣고 일정 지역에 부어버리고 나서 다시 큰 도로로 진입할 때 바퀴에 붙어있는 흙들이 도로에 흩어져 엉망이 된다.
마치 흙과의 전쟁이라도 선포하듯이 바로 그 바퀴에서 묻어나는 흙을 재빠르게 빗자루로 쓸어 내거나 아니면 삽으로 떠서 버린다. 오후 내내 비질 삽질을 하니 허리가 아프다.
차량통행이 많은 내리막 커브 길에서 무섭게 달려드는 차량들과 숨바꼭질을 하면서 비질을 하려니 순간순간 아찔할 때가 많다.
열심히 청소를 하다 보면 빵빵 클렉션을 울리는 소리가 난다. 질주 차량들이 길을 비키라는 신호다. 차량을 피해서 계속 비질을 하다 보니 이중으로 피곤하다.
아무래도 내가 총무일을 서서히 인수 맡게 될 것 같다. 안 해 보는 일이 없을 것 같다. 공사밥 인생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현장에서 근로계약서까지 체결했으니 말이다.
야호, 기분좋다. 공사판 일용직 잡부라는 말이 싫지는 않다. 그러고 보니 나도 참 이상하다. 공사판 일용직 잡부라는 말이 싫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나 한사람밖에 없을 것 같다. 워낙 적응능력이 빠른 덕분인지 그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겠다.
저녁을 먹고 와서 처음으로 결재서류에 사인을 했다. 관리부분에 사인을 한 것이다.
잡부가 결재서류에 사인을 하다니 기분이 묘하다.
아침에 눈발이 비치기는 했지만 저녁 먹으러 갈 때 까지만 해도 날씨가 괜찮았는데 저녁 먹고 숙소에 들어와서 창밖을 보니 바닥이 하얗게 눈이 내렸다.
금새 눈이 쌓인 것이다.
날씨를 전혀 예측 못하겠다. 여기서 눈이 조금만 더 내리면 내일 일에 지장이 있을 텐데…
박 사장이랑 친구 봉희는 춘천으로 밀린 공사 대금을 받으러 가겠다고 오전 10시 조금 넘어 출발했는데 저녁때가 될 때까지 아직도 춘천에 있단다.
돈을 받지 못했다니 올수가 없을 테지...
박사장한테 전화가 왔다. 내일 올라갈 테니 그런 줄 알라고.
저녁때 변대리는 집에 할아버지 제사라고 가고 정과장은 퇴근하고 삼공소속 두 사람은 나가서 안 들어오고 나 혼자만 현장사무실에 덜렁 남았다. 순간 너무 허전하고 기분이 이상하다.
외진 곳에 위치한 사무실에 밤 시간에 혼자만 덜렁 있으니 묘한 기분 말로 표현 못하겠다.
다행히 9시가 좀 넘으니 삼공 소속 인부 두 분이 들어온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불을 켠 채 자리에 눕는다. 좀 자다가 컴을 해야지 마음먹고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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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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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5월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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