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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4) 몸은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고...
2006/10/05 00:00
입력 조회수 : 733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4)
2004년 01월31일
오늘은 토요일. 몸은 피곤해도 여전히 잠이 오지 않아 엎치락 뒷치락을 반복하다 시간을 보니 새벽 한시가 조금 넘었다.
다시 눈을 붙이고 잠을 청하다 몸이 근질거려 도저히 더 있지를 못하고 일어나 컴퓨터가 있는 사무실로 나왔다. 시간을 보니 새벽 4시다.
우선생님이 날 보고 전생에 토끼였을 것이라고 한 말이 새삼 떠오른다. 종일 산비탈을 오르락 내리락 뛰어다니고 잠도 잠깐 잠깐 눈 붙이는 식으로 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을 푹 자지 못하고 잠깐잠깐 토막잠을 자는 사람을 흔히 빗대어 토끼잠이라고 한다. 바로 내가 그렇다.
토끼가 산비탈을 수없이 반복하여 오르내리는 것처럼 유난히 걷기를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밤에 잠을 잘 때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깐 잠깐 토끼잠을 자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루에 두 세 시간밖에 안 잔다.
남들은 그렇게 잠을 안 자고도 몸이 피곤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하지만 난 워낙 숙달이 되어 아무렇지도 않다.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잠을 안자면 틀림없이 불면증이 심하다며 난리 부루스를 출텐데 난 오히려 지금이 정상 체질이 되었다.
심지어 2~3일씩 쥐꼬리만한 잠마저도 아예 안자는 날도 있다. 온종일 걸어도 지치지 않을 정도로 걷기를 좋아하고 잠도 워낙 안자니 내가 생각해도 내 자신이 별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곳에 오면서 잠이 약간 늘었다. 나에게는 엄청난 변화임에 틀림없다.
하루에 두세 시간만 잤는데 지금은 서너 시간으로 늘었으니 말이다.
육체노동을 심하게 하면서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하루 수면시간이 한두 시간 늘어난 것이다.
나의 체질이 그만큼 바뀐 셈이다.
이곳에 온지 오늘로 꼭 5일째 되는 날이다. 시간이 금새 흘러갔다.
새벽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나 홀로 숙소를 나와 함바집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것도 이제 제법 익숙해져간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아리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몸은 유일한 재산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건강이 생명이다. 모든 사람에게 건강이 소중한 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잘 먹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란 옛말도 있지 않은가.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특히 그렇다. 어찌 보면 밥 심으로 하루를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밥을 제대로 먹지 않고는 힘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의 일원으로써 오늘 하루도 밥 심으로 산다는 각오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어제 하다 못 다한 공사판 야적장 포대 자루를 나르는 일을 한다.
이제는 제법 몸에 익었다.
아직도 팔다리 허리가 아프긴 해도 그런대로 몸을 움직일 만 하다. 이곳 일에도 단순히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요령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사무실로 들어와 커피를 손수 끓여 마신다. 내 손으로는 생전 처음으로 끓여본 커피다. 커피맛이 괜찮다. 식사를 조금만 해도 속이 안 좋아 더부룩하고 툭하면 배탈이 나던 내가 이곳에 온지 며칠이 되었지만 배탈이 없고 속이 개운하다.
노가다 며칠에 체질이 변한 것인가. 그렇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난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남들은 노가다만 하는데 나는 노가다도 하고 이렇게 짬을 내어 나의 평생 천직인 글쓰기까지 겸하고 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긴장되어 주변 분위가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는 제법 주위 분위기를 살필 정도로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세상천지 어디를 굴러다녀도 하다못해 개똥밭에 굴러도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입에서 못한다는 말은 해본 적이 없다.
내 앞에 주어진 일이 아무리 어려워 설령 불가능해 보인다 할지라도 일단 도전해 본다. 그리고 하다 하다 정말로 내 힘으로 되지 않는 일이라면 그 때가서 다른 방법을 택하면 그만이다.
해보지도 않고 미리부터 못하겠다고 단정하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사람이 이룬 일이라면 나라고 해서 못할 일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조금 더 잠 안자고 조금 더 노력하면 될 것이다.
그런 자신감이 있기에 이곳까지 내 발로 찾아 들어와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막상 해보니 못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 이게 나의 체질에 딱 맞는 일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난 내가 평생 가야할 나의 길이 분명히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운영하는 인터넷 인물 신문 피플코리아를 건전하게 키워 나가는 것이다. 혼탁한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밝고 건전하게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나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는 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될만한 사람들을 끊임없이 찾아내어 그들을 알리고 소개하는 일이 내게는 그 어떠한 일보다도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온 이유도 사실은 그 때문이다.
공사판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과 같이 숨쉬고 같이 생활하며 그들의 땀 냄새를 직접 맡아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을 좀더 알고 이해하고 싶다.
점심 먹고 시간이 좀 남는다. 토요일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오늘따라 일이 별로 없는 것인가. 앞으로 이곳에 머물면서 지켜보면 이곳 상황을 알게 될 것이다.
이곳에 상주하는 현장 사무실 직원은 모두 6명. 나, 총무일을 보는 김차장, 정과장, 변대리, 인천, 부천에 사는 두사람. 그리고 나. 사장까지 포함하면 7명이다. 요즘같은 불황에 7명은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이다.
오후 2시 20분 또 측량 보조 출동. 오늘은 좌표를 많이 잡았다. 측량 보조의 필수장비인 프리즘과 철근과 망치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물인지 불인지 모르는 상태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렸다.
오늘의 측량일정을 모두 마치니 해가 저물었다.
바쁜데 웬 전화는 그리 많이 걸려오는지.
휴대폰 전원을 아예 꺼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드디어 오늘의 일과 끝. 일요일인 내일은 하루 쉬기로 했으니 서울 집이나 가야겠다. 가서 옷도 좀 챙기고 머리도 깎고 와야겠다.
친구 황상규와 유도마 아줌마는 기다리고 있을테니 빨리 오라고 재촉한다. 마음은 바쁜데 몸이 묶여 있는 상태니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답답하다.
오늘의 일과 끝. 나는 이제 서울에 간다. 용인 정신병원 앞에서 5001-1번 버스를 타고 출발. 신갈인터체인지까지 가는데 차가 많이 밀린다.
상규와 유도마는 청학리 마장에서 내가 탄 버스가 내리는 양재동으로 오고 있다.
날 만나기 위해서 오는 것이다.
차가 밀려 양재동까지 가는데 무려 1시간 30분이 걸린다.
평소 40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너무 많이 밀렸다.
양재동에 도착하니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다.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과천까지 차를 몰고 와서 삼겹살을 사준다.
상규와 상규친구와 유도마 친구 셋은 식사를 모두 했는데 날 위해서 다시 식당에
와 준것이다.
혼자 삼겹살 2인분을 먹어 버렸다. 모두들 대식가가 된 나를 보고 놀란다.
며칠 노가다 뛰고 나서 그렇게 식성이 좋아진 것이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니 너무 기분이 좋다.
꾸역꾸역 입에다 잘도 꾸겨 넣는다. 나중에는 밥 한공기까지 해치워 버렸다.
그렇게 먹고 나니 배가 빵빵하다.
배가 부르니 아무 걱정이 없다.
내일은 수락산을 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화랑대역 1번 출구에서 아침 8시40분에 카풀을 하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상규와 헤어지고 집에 왔다.
마누라가 반긴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잠을 청한다.
내일을 위해 일찍 자두자.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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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4월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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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인물탐구식 인터뷰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7-707-4827 이메일 people365@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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