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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짝사랑
2006/09/10 00:00
입력 조회수 : 656
여행을 하느라 가끔 공항에 나갈 때가 있다..
공항을 떠올리면 여행이라는 어감보다는 떠난다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딸애가 방학을 하고 세계화 추세에 따라 요즘 유행병처럼 번지는 방학동안 "어학연수"에 딸애도 동참을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조기 유학이나 방학을 이용한 어학연수를 떠나는 이웃을 보며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 역시 팔불출이라 그들의 부류에 섞어 딸애를 한달 동안 연수를 보내기로 결정을 했다..
방학을 하던 날.... 일찍 마친 아이와 커다란 여행가방을 가지고 공항으로 향했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어디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지..
공항은 언제나 떠나는 이들과 돌아오는 이들로 북적거린다..
아침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딸애를 보내며 절대로 울지 않으리라는 맹세를 했었는데..
출국을 위해 같이 떠나는 팀들과 줄을 서있는 딸애를 보니 자꾸만 속에서 설움이 복받친다..
중학 1년 생이지만 같이 가는 대학생들보다도 더 키가 큰 딸애도 심난한지 엄마와 눈을 맞추려 들지를 않는다..
해외에 처음 나가는 다른 아이들은 먼 나라에 대한 신기함과 호기심으로 눈이 반짝거리고 밤새 들떠 잠을 못 잤다고 한다..
남편도 아이만 덩그러니 떠나 보내는 것이 서운한지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무리 속에서 움직이는 딸애의 하얀 파카에만 눈을 맞춘다..
드디어 출국구가 열리는 순간...
두 줄로 나란히 서있던 아이들이 부모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데 난 아이를 올려다보고 손을 흔들어줄 용기가 나지 않아 자꾸 허공만 바라 보았다..
햇살도 없는데 반짝이는 눈을 아이가 눈치챌까 정돈해 뜨고 아이를 바라보니 아이의 눈가엔 벌써 벌거스름 하게 눈물 자욱이 선명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를 꽉 물고 아이에게 건강하게 공부 잘하고 오라고 말을 하지만 눈가로 흐르는 눈물은 잠깐 인사를 나누는 일분도 참아주지 못하고 야속하게 떼구르르 눈물이 되어 흐른다..
두 모녀의 안타까운 이별을 보고만 있던 남편이 다가와 "아이 보는 데 울면 어떡해?...
얘 맘 약해지게...? 하면서 남편도 억지웃음을 띄운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스무명이 넘게 나가는 팀 중에서 우는 아이는 딸아이 혼자다..
아이를 떠나보내고 돌아오는 내내 남편과 나는 서로의 마음을 숨기느라 많이도 애를 썼던 것 같다..
언제였던가?..
결혼 전 해외지사로 나가던 작은오빠를 배웅하며 큰오빠와 둘이 공항에서부터 집까지 울며 오던 서러운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제 아이가 간지도 벌서 열흘이 넘었다..
그리고 아이한테서 세 번의 전화가 왔다..
입이 짧아 새모이 먹듯하는 아이가 밥이나 제대로 먹는지 난방도 되지 않는 방안에서 춥지는 않게 자는지?..
생면부지인 사람들의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눈치 보이지나 않는지?
이런 저런 걱정과 노파심으로 전화 좀 자주 하라고 제발 목소리라도 자주 듣고 싶어 아이가 전화를 할때 마다 애원을 하지만 아이는 아이대로 벌써 그곳의 생활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아침에 출근을 하며 아이가 보고 싶어 울면서 운전을 하고 하루종일 아이한테 전화가 올까 싶어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기다리는 엄마의 심정과는 달리 딸애의 전화 목소리는 평온하다..
왜? 자주 전화하지 못하느냐는 말에 딸애는 "엄마 너무 바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 ...같이 지내는 오빠가 참 잘해주고..."
부모와 자식 사랑은 영원한 짝사랑이라고 했던가?..
아이가 너무 보고 싶어 잠 못 드는 밤...
베개에 얼굴을 묻고 소리나지 않게 우는 엄마를 아이는 생각이나 할는지?
딸애를 시집보내고 나면 딸애 사는 동네로 이사를 갈거라는 엄마의 마음을 우리딸은 알아줄까?...
자운영
2004년 01월 17일
[
피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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