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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진이 만난 사람] (33) 이 시대 사회의 창/ 야생초편지 저자 황대권
2006/03/26 00:00
입력 조회수 : 767
생태공동체모임 사무실 열고 생명살리기 업무시작
야생초의 진화를 지켜보는 아티스트
온몸으로 맛보며, 요리하고 약으로 쓰며 자신의 몸을 임상실험대로 사용해 야생초의 특징과 맛, 약의 효과까지 자세하게 기록해서 한 권의 '야생초편지' 를 써낸 사람.
'들풀향기가 가득한 생명의 고백서' 라 이해인 수녀가 칭했듯이 아무도 관심 없던 그야말로 잡초로 밖에 인식하지 못했던 수많은 야생초의 호적을 만들어 준 사람. 며느리 밑씻개, 달맞이 꽃, 구절초, 쑥부쟁이, 애기똥풀 조밥나물 .......등등 잊혀져 가던 우리말을 다시 꺼내어 보석같이 갈고 다듬어서 '야생초화단' 으로 가꾸어 초등학생은 물론, 온 나라 안 사람들에게 야생화의 존재를 일깨워 준 사람, 그는 현재 '생태공동체연구모임' 간판을 달고, 야생초 풀과 연결된 생태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수녀시인인 이해인씨는 "토종이 사라진 사회, 토종이 사라져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사회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라고 한탄했다.
지난 4월15일 한양대학교 건너편쯤에 있는 건물 5층에 '생태공동체연구모임' 이라는 아담한 사무실을 마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그를 사무실에서 만났다.
저간에 내용은 이미 책으로 밝혀져서 잘 알려져 있고, 오늘은 그 책을 펴낸 이 후에 이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변화가 있다면 그 변화는 바람직 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방향으로 발전이 되야 하는지 그를 만나 들어 보았다.
@ 자연과 멀어지는 삶은 위험
" 도시화 이후 자연과 멀어지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야생초편지를 읽고 나서 한번쯤 제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라고 말문을 여는 황대권 대표
역시나 예상대로 수염도 기르고(몸에서 자라는 것을 일일이 깎기도 귀찮고 해서 내버려두고 있다고 했다) 생활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꽤나 단아해 보였다.
" 결코 우리사회가 감옥보다 낫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시멘트 속에서 피폐되고 마비되어 일그러져 가는 사람들이 행복하다" 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풀들과 사람들과 아니 생태계에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바로잡아 보고 싶은 생각이 있긴 한데 글쎄요, 아직까지는 시작단계라 자리도 잡히지 않고, 어수선하다고 말한다.
'특정작물의 재배를 위해 무자비하게 뽑히고 뜯겨버린 것뿐만 아니라 약을 치고 불태워 버리는 바람에 실로 수천 가지의 야생초들이 그 씨를 말리고 없어졌다고 지적하는 그는 결국은 농업의 산업화가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오게 되었다' 지적한다.
@ 책을 통해 세상 사람들의 감수성 회복시켜주는 계기 됐으면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 권의 책을 통해 누구에게나 잠재하고 있는 감수성을 일깨우고 세상사람들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황대권 대표는 " 그동안 콘크리트 공간속에서 살다보니 생명이 움트는 경외를 접할 기회가
없었음은 물론, 살아남아야 한다는 경쟁만 키워왔고, 이렇게 자연을 무시해 버린 결과는 환경파괴라는 커다란 재앙을 가져오게 되었다" 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자연을 사랑하고 가꾸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자연은 인간에게 보답을 한다" 고 하며 " 흙이 야생화나 풀을 틔우는 것은 자기가 살려고 하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에 웹사이트를 서핑하다 보면 사진동호회, 풀사랑회 같은 소모임 들이 많이 있다고 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가꾸는 방법으로 사진 찍는 동호회도 좋지만 들풀이나 야생화 등을 직접스케치 하면 이를 그리기 위해 자세히 관찰하게 되는데 생명의 소중함은 이때부터 느낄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사진도 좋지만 우리들이 집안에 자녀들을 성장해 가는 모습을 사진으로만 남길 것이 아니라 엄마나 아빠가 직접 아이의 성장과정을 그리면서 작은 메모와 함께 보관했다가 자녀가 다 성장해서 이를 주게되면 사진보다 몇 배는 더 값진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아이들에게 야생초 일기를 쓰게 하는 것 정서적으로 도움돼
이와 마찬가지로 야생화나 들풀 등을 집에서 가꾸면서 싹이 나와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일주일 간격 정도의 텀을 두고 아이들에게 스케치하게 하는 것, 그러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메모하게 하고 하면 우리아이 들은 생명의 신비나 소중함을 간직한 채 도시에 살면서도 자연을 관찰하고 이와 함께 하는 삶을 살게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제일 좋은 것은 집에 화단을 만들어 두고, 야생초를 재배하는 것이 좋으나 아파트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인 만치 화단 대용으로 화분에 심어서 싹을 틔우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 그는 이럴 경우 야생화이기 때문에 일반 화초같이 잘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휴일 날 온가족이 가까운 산이나 들에 나가 들풀들이 무더기로 나있는 곳에서 자연이 훼손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야생초를 한 두 그루씩 옮겨다가 화분에 심어놓고, 물을 주며 이를 지켜보는 것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그림이 더 좋아
아이들에게 싹이 나와 잎이 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게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리라고 하면 자연히 이를 관찰하면서 1년 동안의 야생초일지가 만들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를 그리기 위해 자세히 관찰하게되고, 그러면서 식물과 더욱 친해지게 되면서 생태적 감수성이 길러지게 된다는 것. 이것 하나만 해도 글씨 쓰기, 그림 그리기 등의 정서발달이 동시에 다 해결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대권 대표는 " 풀도 감정이 있고, 생각을 한다." 고 하며 " 매일 한번씩 처다 보고 사랑을 주다보면 풀도 잘 자란다" 는 것이다. 표현하는 방법이 없어서 그렇지, 지구상에 있는 동물, 식물 등 모두가 생명이 있는 살아있는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생태공동체연구모임에서는 앞으로 야생화와 관련된 책자를 발간하고 대중을 상대로 가꾸고 보살펴야 하는 생명에 대한 세미나, 교육 등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파생되어 있는 토종의 야생초를 발굴해 내어 가꾸고 이들을 재배할 수 있는 공동체를 서울이 아닌 지방에 부지가 마련되는 대로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황대표는 " 야생초를 잘 가꾸고 재배를 하면 이게 다 돈이 될 수 있다" 고 말한다.
야생초의 신비는 밝혀진 것 보다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욱더 많다고 말하는 그는 미국등 선진국들이 아프리카 같은 오지를 다니면서 식물을 채취하고 연구하는 것이 아직도 인류가 개발하고 발견해 내야 할 약초의 신비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황대권대표는 지난 1955년 서울에서 6남매중 둘째로 태어나 서울농대에서 농업교육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중 친구가 이북을 다녀온 것 때문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약 13년 2개월 동안의 수감생활을 했다.
다행히 지난 2001년 6월 MBC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를 통해 국가기관에 의한 조작극이 였음이 밝혀졌지만 그때는 이미 1985년부터 1998년까지 그가 나이 서른에서 마흔네살이 될 때가지 황금 같은 젊음을 감옥에서 보내고 난 후였다.
행동반경을 넓힐 수 없는 곳, 그곳에서 야생초를 재배하면서 야생초 연구를 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 이 사회가 결코 감옥보다 낫다고 볼수 없어
그는 " 오히려 밖에 나와보니 이 사회가 감옥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 고 하며 " 이제부터라도 생명이 있는 것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뜯기고 할퀴어지고 마비되어있는 자연환경을 망가지기 전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 그동안에도 야생초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곳이 전국에 대 여섯 군데는 된다" 고 하며 " 모두가 정부하고는 관계없이 개인이 하다 보니 농장 하나 운영하는 것도 몇 십 년을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고 말했다. 그는 국책차원의 연구소를 만들어서 밝혀지지 않은 야생초의 신비를 정부차원에서 발전시켜야 할 때라며 말을 마쳤다.
개인이 하는 것은 취미차원 밖에는 더 이상 진전시키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뿌리내리기....식물이든 사람이든 그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부리를 단단히 내려야 하듯이 야생초의 신비를 캐기 위해 우리는 이제 흙을 고르는 정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행동의 제약이 많았던 곳에서 살았기 때문일까? 그는 이 세상의 모든 사물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림그리기, 음식만들기는 이미 숙련공에 이르고 있고 축구매니아이고 바둑도 잘 두고 .....심지어 소주도 한병 정도는 거뜬히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작년에 결혼해서 신혼살림에도 열심이고 이세상의 모든 사물이 흥미롭고 신기하다고 하는 사람 ....감옥보다 결코 낫다고는 할 수 없는 이 사회에서 그가 이공간을 어떻게 채워갈지 지켜봄직하다.
황수진
2003년 05월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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