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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어서 북한은 무엇인가? (2)
2006/03/15 00:00
입력 조회수 : 752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미백악관 대변인은이렇게 말합니다.
"북한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백악관은 대변인을 통해 대북관계에 관한 그들의 입장을 강도높은 단어를 사용하며 분명히 했다. 의도로 보아 한국 대통령의 대북관에 미리 쐬기를 박겠다는 뜻으로 이해되나 외교관례상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로 비춰질수 있는 대목이다.
30분간의 짧은 정상회담을 끝내고 공동성명을 통해 두정상이 상호간 신뢰감을 갖었다고 주장했고 동맹관계가 변함없이 확고하다는 것을 발표했다. 국가정책간의 협력은 물론이고 두정상의 인간적 신뢰감을 형성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과거 한미 정상회담치고 보기좋게 끝나지 않은 적은 없다. 물론 공동성명이라는 것 또한 다분히 낙관적인 내용으로 일관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게 비추어본다면 이번 정상회담에 따른 공동성명 또한 내용이나 의미상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양 정상은 북한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그간의 발언을 재확인했다고는 하지만 정상회담 직전에 있었던 '군사적 대응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율배반이 아닌가. 과연 미국의 본심은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술 더 떠서 노대통령은 '미국이 배북문제에 있어서 군사적 대응을 고려하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함으로서 줄곳 '군사적 해결 반대'라는 당초의 입장을 뒤집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미관계가 호혜평등의 관계 또는 대등한 동반자적 관계로 거듭나야한다는 것이 노대통령의 주장이었고, 그것은 한반도에 관한한 한국 정부의 주도적 해결이라는 명제가 포함되어 있고 민족의 공존을 보장해야한다는 뜻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되어왔다.
하물며 미국의 '군사적 대응 유효'발언이나 노대통령의 '미국의 군사대응 이해'라는 발언은 저윽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지만 평화는 폭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힘의 논리는 평화의 보장책이 아니라 또다른 갈등의 재현을 의미할 뿐이다.
북한이 미국의 국제질서상의 이익을 전제하는 외교,군사,경제적 이익에 필요한 존재라면 떳떳하게 속내를 드러내는 곳이 오히려 그들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다. 고립정책에 시달려온 북한이 경제적 파탄의 책임을 미국과 동맹국에 돌리는 것이 무리한 논리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숨통을 터주고 설득을 하는 것이 훨씬 현상극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물며 또다른 제약과 고립을 정책의 근간으로 삼는다면 북한은 자포자기에 빠지게 될 것이고 극한의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 협박이니 투정이니 하는 따위로 무시하거나 짓누르려하기 보다는 더이상 기아로 숨지는 비극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회생의 길을 터주는 것이 인권을 존중한다는 미국이 해야할 일이다.
핵이 가져오는 한반도의 위기보다 더 위험한 위기는 절망으로 밀어넣는 것이다. 미국은 오래전에 이미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유엔국에 포함시키는 것에 동의했다. 국제법에 의해 주권국가로 북한을 인정했다면 주권의 주체를 인정해야할 것이고 북한이 갖는 독특한 체제와 유형에 대해 트집을 잡기 보다는 원탁의 대화를 존중해야할 것이다.
어쨌든 미국의 입장이나 정책로선에 휘둘리는 한국정부의 불확실한 입장이 남북간의 화해와 대화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상당한 난기류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남한의 배제를 주장해온 북한으로서는 더욱 강경한 입장에서 남한정부를 배척할 것이 우려되는 것이다. 북한이 두려워하는 가장 민감한 부분을 너무 쉽게 발언했다는 점이 이러한 우려를 낳게 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의 공존공영에서 출발한다. 핵은 사라져야겠지만 무력 또한 사라져야할 죄악이다. 여느 지역의 군사력과는 비견되지 않을 만큼의 어마어마한 군사력이 한반도에 널려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실로 소름끼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유형의 군사력의 충돌도 한반도를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 사실을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당사국들 또한 명심하지 않으면, 지구 역사상 가장 최악의 재앙을 기록하는 우를 범할 지도 모른다.
<이영민/ 한반도평화통일연구원 원장>
2003년05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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