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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판말판 인생판] (26) 화장실에는 욕냄새가 난다
2006/03/11 00:00
입력 조회수 : 816
경마를 하는 여자. 마요일 경마장에는 여자도 많다. 경마를 즐기는 여자. 그들은 돈을 따기도 하지만 대부분 잃는다. 그러나 항상 아슬아슬하게 예상이 빗나가기 때문에 속이 뒤집어진다. 30대 초반의 kkk여사.
그는 두얼굴을 가진 여자다. 사람들 앞에서는 언제나 요조숙녀다. 점잔하고 예의 바르다. 그러나 혼자있을 때는 전혀 아니다.
혼자있을 때는 입에서 나오는 말마다 쌍소리요 욕이다. 욕도 그냥 욕이 아니라 완전히 육두문자다. 물론 경마를 하면서 생긴 버릇이다.
경마를 하면 할수록 돈만 날리는 여자. 하지만 본전 생각이 나서 계속 덤벼드는 여자. 돈잃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는 항상 표정이 싱글벙글이다. 돈을 10만원이상 날리고도 사람들 앞에서는 항상 웃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를 통큰 여장부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도 사람이다. 다만 그녀는 웃음 뒤에 숨겨진 고통을 드러내 보이지 않을 뿐이다.
마요일 화장실은 항상 북새통이다. 볼일 보려는 사람은 많은데 화장실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날도 그랬다. 여자화장실 문앞에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런데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큰소리로 쉴새없이 욕이 터져나왔다. 여자화장실에서 나는 소리였다. 사람들의 눈과 귀가 일제히 그쪽으로 쏠렸다. 그래도 화장실에서는 계속 욕이 터져 나왔다.
"아이 씨부랄, X같아서 몬살겠네. 하필이면 왜 그 똥말이 치고 들어오는 거야. 씨팔. 그바람에 내돈 다 날아 갔잖아. 이런 엿같은 경우가 왜 맨날 나한테 일어나는 거여. 증말 열통터지고 머리뚜껑 열리네. 아이고, 아이고"
거의 괴성에 가까운 소리였다. 누가 저렇게 욕을 해대는지 모르겠다면서 화장실 문앞에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쑤근 거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안에서는 욕이 계속된다. 사람들은 "도대체 화장실 안으로 똥을 싸러 들어갔는지, 욕을 하러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씨발 조팔, 나팔이다. 한판 멋있게 훑어먹나 했는데 오늘도 개박살 났네 씨팔. 아이고 세상 정말 더럽고 더럽다. 이거 오늘 계속 꽝만 먹었잖아. 왜 이렇게 나는 안되는 거여. 씨발. 아이고 미치고 환장하고 펄쩍 뛰겄다. 아이고 아이고"
이제는 아예 화장실 문을 손발로 쾅쾅 두들겨 패면서 발광을 하고 있었다. 하나씩 둘씩 모여든 여자들로 여자화장실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래도 계속 욕지거리는 안에서 터져나왔다. 경마를 하다가 돈을 몽땅 날리고 나서 홧김에 화장실에서 욕으로 속상함을 푸는 여자가 도대체 누구일까. 사람들은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들어간지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그 여자는 나오지 않았다. 15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도 여전히 욕만 퍼부어댈 뿐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에이 엿이나 먹어라 씨팔년놈들아"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덜컹 열렸다. 그순간 화장실에 몰려들었던 여자들은 까무러칠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다름이 아니라 그토록 험한 욕을 퍼부어댄 주인공은 얌전하고 예의 바르다고 믿었던 바로 그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남들 앞에서 그렇게 태연자약하던 여자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무려 30분이 넘도록 온갖 욕설을 다 해댄 것이다.
그래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도 안되는 사람속은 모른다고 했던가. 그여자가 그렇게 무섭게 욕을 퍼부어댄 것은 그날 돈을 무려 20만원이나 날렸기 때문이다. 20만원이나.
남들앞에서는 "그까짓것 몇십만원 날리는 것쯤은 검불이죠" 하면서 껄걸 웃던 그여자. 그런데 그게 아니였다. 20만원 날리고 남들 앞에서는 그까짓돈 해놓고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그렇게 "아이고 날아간 내돈 20만원. 아이고 내돈 20만원" 하면서 대성통곡을 했던 것이다.
그날 그사건 이후로 그여자는 사람들로부터 두얼굴의 여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기사 이세상에 돈잃고 기분 좋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만은…. 이시리즈는 계속됩니다.
<김명수/
www.people365.pe.kr
>
수정일 2003년 05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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