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김미영 기자=윤희근 경찰총장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 등 임명 절차를 거치기도 전에 큰 장벽에 부딪쳤다. 돌파가 쉽지 않아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이 도화선이 됐다. 경찰국 신설에 전국의 경찰관들은 정부가 인사권 등을 통해 경찰을 장악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경찰의 반발은 지난 23일 결국 전국경찰서장회의 개최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경찰의 꽃인 총경급들이 공식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류삼영 울산중부서장은 결국 회의 직후 대기 발령을 받으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류 총경은 윤희근 후보자가 서장회의 마치면 회의결과 보고도 받고 식사도 하자고 했다고 주장한다. 후보자는 회의를 불법으로 보지도 않았고, 회의 결과를 보고 받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회의 도중 갑자기 해산을 지시하며 불법으로 규정하고 회의가 끝나자 마자 대기발령을 했다고 했다.
류 총경 대기발령과 함께 회의 참석 서장들에 대한 감찰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 경찰은 반발하고 있다. 류 총경은 자신에 대한 갑작스런 대기발령이 윗선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이번 서장회의 ’총대‘를 맨 류 총경은 김창룡 직전 경찰청장과 경찰대 4기 동기다. 부산 연제서장, 영도서장, 부산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등 주로 부산에서 근무해왔다. 정보통인 윤 후보자는 경찰대 7기로 류 총경의 대학 3년 후배이다.
24일에도 경찰 내부망은 종일 총경들을 지지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총경들을 지키자” “우리도 대기발령하라”는 글부터 “윤희근 후보자는 책임지고 사퇴하라‘ 글도 올라왔다. 경감-경위들도 30일에 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책을 논의하자고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여야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을 즉각 취소하라고 압박했다. 윤 휴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경찰국 신설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겠다고 나서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검사회의 때는 아무런 징계도 하지 않았으면서 경찰서장회의에는 강압적으로 징계하는 것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찰이 엄격한 계급사회인데 지휘부의 해산 지시에도 불복하고 모인 것은 복무규정 위반이라며 국민의 명령에 따라 경찰조직을 점검하고 국민의 경찰로 바로 설 수 있도록 하겠다 했다. 대통령실도 나섰다. 취임이후 처음 언론에 나선 김대기 실장은 경찰은 검찰청-국세청과 함께 가장 힘이 센데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경찰청으로 독립했다. 권력이 아닌 국가경찰위원회를 통해 민주적인 절차로 경찰을 통제하는 방식이었다. 권위주의 시대 대학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한열 최루탄 사망 사건 등이 잇따르자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경찰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한 민심의 반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