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전주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신촌좀비만화' 기자회견에서 류승완 감독은 "상하좌우로 나누던 프레임에 전후 깊이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숙제였다"고 3D 영화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신촌좀비만화'는 류승완·한지승·김태용 감독이 만든 세 편의 단편 영화를 묶은 옴니버스 형식의 3D 영화로 '유령'(류승완 감독), '너를 봤어'(한지승 감독), '피크닉'(김태용 감독) 세 편으로 구성됐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유령'은 2012년 실제 일어났던 '신촌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류승완 감독의 첫 3D 연출작이다.
류 감독은 "기존 2D 영화를 만들 때는 상화좌우로 나누던 프레임에 전후 깊이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숙제였다. 기존에 내가 만들던 영화들은 짧은 쇼트와 많은 카메라 움직임으로 이뤄졌다"며 "기존에 다루던 방식과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하는 매체의 특성상 인물의 대치와 블로킹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매체의 특성을 학습하며 구현해내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경을 쓰고 보는 것이어서 색을 잡고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여전히 달라붙지 않아서 후반작업에서의 숙제는 남아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지승 감독의 '너를 봤어'는 좀비 병이 창궐한 미래에서 노동자 계급으로 살아가는 좀비들의 이야기 속에 로맨스를 곁들인 작품이다. 좀비들이 노동자로 취업해 치료를 받으면 살아가는 미래사회가 배경이다.
한 감독은 "좀비 영화라는 장르보다는 감성적인 멜로와의 연결에 신경을 썼다. 3D 매체의 특징이자 장점인 비주얼의 입체감을 감성과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며 "빛이나 먼지 등의 입체감에 대한 연구를 조금 더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좀비 매니아가 보면 분장에서부터 표현까지 흠 잡을 게 많겠지만 소위 먼저했던 분들의 기준에 맞추면 감당 안되고 사랑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 다시 시작한 생명체에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생각해보니 사랑에 대한 기억이었다. 일반인들과의 감정적 교류가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면 성공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피크닉'은 자폐아인 동생과 함께 살아가는 수민(김수안)의 마음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그는 "내가 '피크닉'에서 가장 주력한 것은 김수안(8)이라는 미모의 아역 여배우다"면서 "평소 2D 영화를 감상할 때 3D보다 더 많은 감정이입이 됐는데 3D를 찍으면서 좀 더 다른 것들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번 작품은 한 샷, 한 샷, 3D를 염두하고 설계했다. 영화 속 인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영화 공간에서 직접 체험하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고 있다"며 "3D도 2D처럼 그런 것들을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피크닉'에서 열연을 펼친 아역 김수안 양에 대해 "이 배우의 명민함을 영화 속에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10일까지 모악당을 비롯해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yns4656@newsis.com
사진=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