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물러난뒤 11개월21일만에 화려하게 복귀
'이·박연대' 집중비난한 '3인연대'극복, 갈등봉합 나설 듯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이 4일 치열한 경선 끝에 원내대표 자리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5월 김진표 의원에게 자리를 넘긴지 정확히 358일(11개월21일)만이다.
그가 약 1년 만에 의원총회 의사봉을 쥐는 데 성공했지만 10여일에 걸친 원내대표 경선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쟁자인 유인태·전병헌·이낙연 후보에 의해 포위된 채 십자포화를 견뎌야했기 때문이다.
박 신임 대표에 대한 공세가 시작된 것은 이른바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 합의'가 외부로 알려진 지난달 25일이었다.
호남 세력을 대표하는 박 대표가 친노 세력을 대표하는 이해찬 상임고문과 각각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분담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내 반발이 들끓기 시작했다.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이튿날 박 대표가 출마기자회견을 열고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이 없는 오로지 민주당만이 존재해야 한다"며 "김대중 세력과 노무현 세력, 한국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한마음 한 뜻으로 성공한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지만 원내대표 후보로 도전장을 던진 인물들을 중심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전병헌 의원은 "스스로 친노-비노, 호남-비호남으로 구획 지어 본인의 기득권을 지켜나가려는 인물은 적절치 않다"며 "밀실에서 나눠 먹기식 야합을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유인태 후보도 "박지원 최고위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이 당은 완전 활기와 역동성을 잃을 것이다. 대선의 필패 구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후보도 "친노(친노무현)세력과 비노무현 세력의 연대로 당내 화합을 이루겠다고 했는데 이미 분란이 커졌다. 화합을 이루겠다는 선의가 있었다고 해도 이미 좌초한 것"이라며 "박지원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 원내대표 후보들 사이에 연대를 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박 대표를 제외한 후보 3인간 연대를 시사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1일 3인 연대에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서에서 '이해찬·박지원 담합'은 국민을 식상하게 하고 당의 역동성을 억압해 정권교체의 희망을 어둡게 한다"며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이해찬·박지원 담합'을 추인하는 자리가 되면 민주당은 생명력을 잃은 집단으로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를 이룬 3인은 자신들 가운데 1명이 결선투표에 올라가면 각자의 지원세력을 모아 표를 몰아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4일 열린 경선에서 2차 투표에 진출한 유인태 후보가 60표에 그쳐 67표를 획득한 박 대표에게 밀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선 선거운동 내내 3인 연대에 시달린 박 대표는 당선 인사를 통해 갈등을 봉합하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앞으로 유인태 후보의 유머와 전병헌 후보의 영특한 재주, 이낙연 후보의 신사적 어휘 선택을 함께 이뤄내는 통합적 리더십 보이는 것이 지지에 보답하는 길"이라며 나머지 후보를 위로했다.
<기사출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