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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점포 4개를 성공으로 이끈 청년 CEO
2011/05/02 00:00
입력 조회수 : 467
충무로 낭만짬뽕 허승호 사장 인터뷰
▲ 낭만짬뽕 허승호 사장이 수줍게 웃고 있다. © 홍은미
“여기 국물이 기가 막히더라고!” 점심시간, 너도나도 줄지어 식당을 찾기에 바쁜 시간. 북적대는 충무로 바닥에 심상치 않은 가게 하나가 들어섰다. 자리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가게에 벌써부터 줄이 저만치 늘어섰다. 얼마나 맛있는 짬뽕이기에 금 같은 점심시간 2할을 할애하면서까지 줄을 서는 것일까?
영업시간 내내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허승호(28)사장은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다. 그가 점심시간 내내 주방에서 짬뽕과 씨름한 흔적이다.
28세의 젊은 나이에 CEO라는 것만으로도 놀라울법한데, 허승호 씨의 이력은 여기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이미 3개의 점포를 성공시킨 경영의 달인. 현재는 낭만짬뽕에 몸담기 위해 다른 점포들은 가족들에게 경영권을 넘긴 상태다.
“고등학교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있어 전공도 아니었지만 그냥 자격증(한식, 중식, 일식)을 하나씩 땄죠. 그때부터 요리가 제 앞날이 될 운명이었나 봐요.”라며 허승호 씨는 길다면 길었고 짧았다면 짧았던 자신의 사업에 관한 숨겨진 스토리를 털어놨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목표의식의 부재(
不在)
에 고민하는 청년들은 지금부터 이 글에 주목하기 바란다.
허승호 씨가 처음 도전했던 음식은 ‘라멘’. 우리나라의 라면과는 다른 일본식 라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5년 전이었던 당시만 해도 일본식 라면은 대전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메뉴였기에 그의 시도 또한 남달라 보였다. 그러나 청년의 패기가 모자랐던 것일까? 그 도전은 아름다웠으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처음부터 결코 잘 되지 않았어요. 한 6개월은 한 달에 10만원도 못 팔았으니까요. 사업에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접으려던 찰나, 어머니의 격려로 망하더라도 제대로 해보고 망하자는 생각에 악착같이 음식 맛에 몰두하기 시작했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 원인 대전의 한 음식점. 첫날 10만 원 매상을 올린 후, 일주일에 한 그릇도 못 파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라멘 전문인만큼 메뉴도 한 가지로 축소했다. 그랬더니, 그 마저 있던 손님들도 끊겨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포기할까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까지 내려오는 음식점의 대를 거기서 끊을 수는 없었는지, 다시 국자를 집어 들게 되더라고요” 일본 라멘이지만 한국인의 입맛을 겨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그때부터 그만의 육수 우려내기가 시작됐다.
“대부분이 일본에 가서 직접 몇 년씩 식당에서 일하면서 비법을 전수 받아 가게를 차렸는데,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육수를 내고, 면을 삶기 시작하면서 우리 식으로 만든 일본식 라멘을 탄생시켰습니다”라며 당당한 목소리로 자신만의 비법을 이야기하는 허승호 사장의 얼굴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 충무로의 뜨거운 감자인 낭만짬뽕. 줄 서서 기다리는 불편함은 이 국물 하나로 잊혀진다. © 홍은미
▲ 맛있는 짬뽕을 만들기 위해 하루 종일 주방에서 불과 씨름하는 허승호 사장. © 홍은미
그도 그럴 것이 허 사장의 라멘집은 대전에서 둘째가라면 서울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 되어버렸다. 남녀 커플의 데이트 장소를 넘어, 이제는 대전에 가면 꼭 맛보아야 할 라멘집으로 온라인상에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여세를 몰아 이전확장과 함께 천안, 구로디지털에도 같은 점포를 냈다.
탄탄한 경영 마인드로 성공을 맛보다
“단가에 대한 계산을 미리 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순수 재료비 계산과 물가상승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요. 이것들이 기본적으로 계산되어 있어야지만 흑자를 낼 수 있습니다”
허승호 사장의 뼈있는 말이다. 그냥 많이 팔아서 많이 남기자는 식의 경영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것. 음식 맛은 기본이오, 한 그릇 혹은 한 접시 당 얼마의 이익이 남을 것인지, 월 매출 대비 지출은 얼마인지를 꼼꼼히 따지는 것이 경영자로서의 기본 자세라고 허승호 사장은 귀띔했다. 허 사장은 음식을 담는 그릇까지 직접 디자인해 주문 제작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음식이 더 푸짐해 보일 수 있도록 그릇 하나에도 세심한 정성을 쏟는 것.
▲ 짬뽕을 담아 내는 그릇까지도 세심하게 따진다는 허승호 사장이 그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홍은미
라멘에 이어 짬뽕의 성공까지 불패신화를 만들어 가는 허승호 사장, 그에게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다음은요? 제 3의 맛을 찾아서 점포를 내는 것이죠. 지금 하고 있는 점포들은 함께 일궈온 식구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있어요. 이전의 라멘집들이 그랬고요. 지금도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만 비법과 함께 경영자적 마인드를 심어주려 하고 있답니다. 저와 함께해준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라고나 할까요?”
참, 착한 마음씨다.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를 외치던 어느 할머니의 대사처럼 그 역시 비법은 꽁꽁 숨겨둘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결코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제가 면접을 볼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게 인성(
人性)
입니다. ‘이 사람과 끝까지 갈 수 있겠다’ 혹은 ‘이 사람 정도면 믿고 음식을 맡길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설 때 채용을 하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죠. 실력은 훈련을 통해 가르칠 수 있지만, 인성은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 가족과 같다는 직원들과 함께 허승호 사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홍은미
20대 CEO지만 생각만큼은 그 여느 대표자들 못지 않을 만큼 바르고 정직하다. 허승호 사장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는 낭만짬뽕의 국물만큼이나 진국이다. 오직 자신의 맛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그의 당찬 포부처럼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이 널리 퍼져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도 뜨거운 불 앞에서 큰 냄비와 씨름하며 최고의 짬뽕 국물 맛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허승호 씨는 인생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홍은미
iihappyii@paran.com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sshss29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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