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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진이 만난 사람] (28) His Life/ 대경물산 대표이사 김두철
2006/02/02 00:00
입력 조회수 : 791
옷은 바로 문화를 입는 코드입니다
봄날 하늘답지 않게 쌀쌀한 기운이 있던 지난 3월10일 대구광역시 중구 삼덕 3가에 위치한 대경물산(대표이사: 김두철(54세)를 찾았다. 4, 5층 건물이던가. 1층에 서 너 개의 마네킹이 산뜻한 봄옷을 입고서 방문객을 맞아준다. 서울에서 오느라고 고생 많았다는 흔한 인사치레 한마디 없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김사장은 영락없는 경상도사나이의 원형이었다.
" 지는 마 저한테 사장님 사장님하면서 앞에서 손바닥이나 살살 비벼대는 놈들은 안봅니더" "주민등록번호가 저보다 한 살 빠르면 제가 무조건 형님으로 모시고, 저보다 한 살이라도 낮으면 제가 무조건 그 사람의 형님이 되는 겁니더"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다. 옷 만드는 회사에 왔는데 옷 이야기는 안하고 웬 형님?......
이곳이 대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깜" 이란 브랜드의 여성웨어 전문회사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생긴 채로 자기고집대로 일을 처리한다고 스스로 고백(?) 하는 김두철 사장, 지난 75년부터 깜이란 브랜드를 사용해 올해로 28년 차를 맞고 있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아니 서울을 제외한 전국유명백화점에 "K.D.C 깜" 이란 여성웨어로 입점해 있는 중견기업이다.
@ 28년된 주식회사 대경물산 대구지역 브랜드 역사
" 우리나라는 아직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전념하기엔 힘든 나라입니다. 의류업계의 유통구조가 아직 선진화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패션모델같이 생 머리를 올백으로 넘겨서 질끈 동여맨 대경물산의 감사님이자 김두철 사장의 부인인 이상순씨(55세)가 옆에서 거든다.
도무지 주민등록의 나이하곤 관계없이 날씬한 몸매와 고운 피부가 30대후반 쯤으로 밖에 안보인다. 그는 우리나라 패션계의 유통구조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갑자기 표정이 진지해진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죠, 단순한 날개가 아닙니다. 옷은 바로 문화를 입는 코드지요.
뮤지컬 '캐츠' 라든가 '드라큘라' '로마의 휴일' 등 영화에서 보듯이 옷은 바로 그 시대의 문화의 코드입니다. 뮤지컬 캐츠가 고양이들의 무대이듯이 고양이의 옷을 입으면 고양이가 되고 드라큘라의 옷을 입으면 드라큘라가 되고,... 우리가 단순히 몸을 가리기 위한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그 옷차림에서 그 사람의 품격과 지위, 사회적인 위치가 무언의 대화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김두철 사장보다 더욱더 달변가였다. 이상순 감사는 현재 직급이 감사이지만 의상디자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수십년 동안 디자인을 해온 전문가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디자인은 뼈를 깎는 것만큼이나 온정신력을 집중해야하는 하는 중노동" 이라고 말하는 이 감사, " 집중을 하고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디자인 컨셉이 떠올라요. 이 시간이 제일 많이 걸리죠. 그 다음은 눈감고도 디자인을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게 되죠."라고 말한다.
@ 부부가 전문인, 재단사와 디자이너의 만남 "깜"이란 브랜드로 수십년
이 감사는 "남들은 전문가라고 치켜세우지만 정작 본인은 언제나 신인 같은 마음" 이라고 고백한다. 남들이 믿는 만큼 신뢰를 줘야 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실망을 하게 될까봐 늘 전전긍긍한다는 것. 그녀는 호수에 떠있는 백조가 겉으로 보기엔 우아하게 보이지만 물밑으로 남에게 보이지 않는 백조의 발은 한가로이 떠있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하며 웃는다. 옷을 예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한 옷 기능에 맞는 옷, 나이에 맞게 입는 옷이라야 그 옷이 산다고 말한다.
대구에서 28년 동안 한사람은 재단사로 한사람은 디자이너로 일해오고 있는 이 부부. 이들이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된 것이 또 드라마 감이다. 이때가 1974년이었다.
일류재단사와 일류디자이너의 만남은 이렇게 대구지역에 최고의 브랜드" 깜"이라는 상호를 탄생시키며 28년이란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깜이란 브랜드의 어원은 블랙의 순수 한글 '까만 색상'의 뉘앙스를 승화시키며 이 블랙칼라는 모든 우주만상의 칼라를 흡수, 재 탄생시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재 탄생의 이미지는 인간의 정신력까지도 포함, 무한의 창조력과 변화를 의미한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깜찍하고 깔끔하게" 라는 듯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96년에 상호를 코리아 대경콜렉션의 영문약자(KOREA DAEKYUNG COLLECTIONS)인 K.D.C를 하나씩 따서 (K.D.C 깜)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살리면서 모던한 요소를 매치시킨 인텔리전스한 면을 고집하는 것이다.
이상순감사는 " 우리 옷은 잘 만드는 옷, 편안옷,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걸치고 나오는 그런옷이 아닌 현실적인 옷을 패션철학으로 담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그는 또 K.D.C 깜은 이제 국내브랜드만이 아닌 중국을 거점으로 하는 동남아시아 전체에
K.D.C 깜을 소개하고 이 브랜드의 옷을 세계 여인들에게 입히겠다는 각오를 보인다.
현재 K.D.C 깜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유명백화점 롯데백화점8곳과 현대백화점 성남과 울산, 신세계백화점 마산, 광주, 동아백화점 3곳, 각각 대구백화점과 대백프라쟈 등에서 선보이고 있다.
@ 서울을 제외한 전국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유명백화점에 납품
K.D.C 깜의 옷은 메인타겟으로 품위와 권위를 지향하는 사회 경제 지도층 부인들의 옷인 마담사이즈의 타운웨어가 50%, 서브타겟인 K.D.C 깜은 사회활동을 하는 전문직 여성들을 위한 옷이 30%, 그리고 1년 이내에 캐릭터 캐쥬얼을 런칭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좀더 세부적으로 보면 럭셔리한 스타일과 모던클래식스타일, 로맨틱한 훼미닌 스타일과 스포티한 스타일까지 패션 전체를 망라해서 생산하고 있다.
"남들처럼 외국 유학을 다녀오거나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지만 천부적으로 색상이나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나 창작에 필요한 아이디어는 타고난 것 같아요"라고하는 이상순 감사. 그의 남편인 김두철사장은 재단으로 타고난 끼를 발휘하고 있다.
부부가 이렇게 한길을 같이 갈 수 있다는 것도 보기 드문 참 행복한 일이 아닐수 없다.
" 아무리 시한이 짧다고 해도 한번 약속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작업시간을 맞추는 게 생명이죠. 제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뒤에서 일해주는 우리 스태프의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라고 하는 김두철 사장, 그는 이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계패션디자인컨테스트인 PID(Preview In Daegu) World Fashion contest 2003이 3월20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하고(상금 2만불) 대구콜렉션이 3월21일부터 22일까지 대구컨벤션쎈타에서 열리고 대경물산의 자체빌딩인 한국패션센타에서 패션쇼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의 행사에는 대한민국 디자인계 대부랄 수 잇는 앙드레김도 참가를 한단다.
제2회 PID 세계패션 디자인콘테스트 운영위원으로 선발됐던 김두철사장은 이해에 경찰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고, 제1회 모범 섬유업체로 대구광역시장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역시 같은 해에 우수제조업으로 대구 중구청장 상을 받기도 했다.
@ 대구콜렉션 3월21일부터 22일까지 대구컨벤션쎈타에서 열려
그러고 보니 2002년엔 많은 행사를 치루기도 했는데 중국에서 열린 영파패션쇼에 참가를 했고, 제9회 직물과 패션의 만남 패션쇼를 개최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ISO 9001 인증까지
받아서 세계화를 향해 디딤돌을 구축하기도 했다.
대구하면 섬유업계가 대표적인 산업의 대표랄 수 있는데 이를 반영하듯 패션에 있어 서울브랜드가 대구지역 브랜드매출액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김사장은 지적한다.
옷의 원가는 대개 소비자가의 30%이내라는 것 그런데도 옷값은 정작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 어디서 파느냐, 재고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등의 유통과정에서 결정된다는 것,
파리나 뉴욕의 경우 매년봄가을에 열리는 패션쇼에서 디자이너들이 '작품'을 선보이면 세계의 바이어들이 시장성 있는 '상품'을 골라서 주문을 한다는 것,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패션 유통체계가 정착돼 있지 못하다. 패션바이어역할을 맡아야할 백화점들은 디자이너 브랜드에 '매장'을 빌려주고 임대료만 챙길 뿐, 디자이너 브랜드가 디자인, 생산, 매장운영비, 재고처리 부담가지 전부 떠 안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옷까지 만들어내고 일단매장에 걸어 봐야하는 입장이다 보니 옷값이 올라가는 것은 유통체계의 문제점이 더 크다 할 수 있겠다.
@ 신용과 신뢰가 곧 재산
그래도 옷값을 좌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디자인과 소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하겠다.
현재 대경물산의 직원 수는 약1백여명, 작년 기준 매출액도 약 1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김두철 사장은 매출액에 연연하지 않고 다시 한번 내실을 다지면서 중국진출을 총력을 기울여서 힘쓰고 있다고 한다.
지난 IMF 때 어렵지 않은 회사가 있었을까? 그런 어려운 시절에도 은행돈 쓰지 않고 구조조정을 해서 살아남았다. 어떻게 살아남으셨느냐? 굳이 물으니 " 매장이 있는 백화점마다 거의 억대 이상의 부도를 맞았는데 저축해 놓은 돈과 서 너 개의 적금을 해약하고 공장문도 약 2개월간 닫고해서 그 파고를 넘었다고 말한다.
김두철 사장은 "우리회사는 회의가 없다" 고 지적하며 " 운영방침도 모로 가거나 돌아가는 것이 없이 신뢰 위주로 원래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고 역시 경상도사나이답게 말한다.
이상순감사도 "신뢰는 영업을 하는데 수표이상으로 그 기업의 이미지를 나타내 주는 것" 이라고 하며 " 오늘 당장 대구뿐만 아니라 서울의 동대문시장이나 남대문시장의 원단가게 가서 빈손으로도 수백만원 어치의 원단을 가져올 수 있는 것 " 이라는 것이다.
유통구조상 외상이 없는 원단가계에서 이렇게 되기까지는 수 십 년의 약속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 한 것이다.
@ 올해가 최고의 정신력을 요구하는 해, 투명성이 부족한 기업은 순식간에 퇴출당해
평소에 하청업체와 관계 유지가 어떻게 되고 있나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대경물산의 올해의 계획으로는 사내부설연구소를 만들어 대학원 졸업생 위주로 연구생을 뽑아서 연구생으로 훈련을 시킨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이외 세컨드브랜드에 대한 런칭 계획을 세우는 것 등이다. 단순히 디자인뿐만 아니라 마케팅, 정보, 운영 설비과정까지 총망라된 전문인을 키운다는 것이다. 꾸준히 공부하고, 전문가들과도 끊임없이 교류해야 하며 컬렉션 준비도 해야한다고 말을 하는 이부부가 사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늙을 사이가 없게 생겼다.
김두철 사장은 "근본적으로 기업윤리와 기업경영에 대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글로벌화된 경제체재에서 시장의 신뢰를 잃거나 투명성이 부족한 기업은 순식간에 퇴출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며 " 최고의 정신력을 집중하는 최고의 해" 가 바로 올해" 라며 끝을 맺는다.
슬하에 2녀1남을 두고 있다. 첫째 딸은 스키지도자로 둘째딸은 영국의 LCF(디자인전문학교)에서 유학중이고 막내가 올해 군에 입대했다.
점심을 먹으면서 들은 이감사도 첨 듣는다는 김두철 사장의 젊은 날의 일상이 눈앞에 보이는 듯이 명료했다.
황수진
2003년 03월22일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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