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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판말판 인생판] (19) 경마는 내친구
2006/01/26 00:00
입력 조회수 : 809
45세 이미나 여사. 경마로 병을 고쳤다고 주장하는 별난 사람이다. 죽을병을 고쳐준 경마가평생 은인이라면서 경마에 푹 빠졌다. 경마로 돈을 펑펑 날리면서도 즐겁다는 그는 이제 경마장에서도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여사는 가진 게 돈밖에 없는 소위 사모님이었다. 사업가 남편을 둔 이여사는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단 하나. 몸이 아팠다. 울화병이었다. 화가 치밀어 속이 뒤집어지는 병. 갈수록 악화되어 우울증까지 왔다. 몇번이나 자살기도를 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문뜩 살고 싶어졌다. 병을 고쳐서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간절했다. 그 뒤로 병을 고쳐보려고 병원이라는 병원은 다 다녀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한약은 물론이고 전국의 내노라 하는 명의들을 다 찾아다녀도 그의 병세는 낫기는 커녕 오히려 더 악화될 뿐이었다. 결국은 올 것이 오고 말았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고개를 흔들었다. 암세포가 퍼질 대로 퍼져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으니 괜히 수술해서 생고생하지 말고 집에 가서 편안히 눈을 감게 해드리라는 것이다. 울화병에 우울증에 속이 썩을 대로 썩어 문드러져 간암까지 걸린 이여사. 병원에 갔다가 수술 한번 받아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실려왔다. 시쳇말로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친정오빠가 찾아왔다. 하나밖에 없는 누이동생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득달같이 달려온 것이다. 경마중독증에 걸린 사람이다. 경마중독중에 걸린 오빠와 죽음을 눈앞에 둔 간암말기 동생. 오빠는 동생을 한참 바라보더니 표정하나 안바꾼 채 한마디 툭 던졌다. "동생 병은 병원에서 몬 고친다. 내가 안다. 그 병은 충격요법으로 고쳐야 하는 병인기라" 오빠의 말을 듣고 동생은 귀가 번쩍 뜨였다. 그리고는 오빠에게 충격요법이 뭐냐고 캐물었다. "그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기 참 고민이네". 오빠는 동생의 눈치를 살피며 뜸을 들였다. 그러자 동생은 더욱 속이 탔다. "오빠, 그게 무슨 말이고? 생사가 달려 있는 문젠데 왜 말을 못하노?" 그러자 오빠는 말했다. "내사마 다 다털어 놀란다. 동생이 죽어가는 데 이마당에 무신 말은 못하것노. 바로 경마다. 속병은 경마로 풀어야 한다" "모라꼬? 경마" 동생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오빠를 쳐다보았다. 황당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뭐 그렇게 놀라노. 그래서 내가 말 안할려고 했던 기다. 없던 말로 하자" 그러자 동생은 금새 표정을 바꾸고 오빠에게 매달렸다. "아니다. 오라버니, 나 경마 할란다. 내병이 낫기만 한다면 경마 아니라 더한것도 할란다. 그런데 우찌하노" 그렇게 해서 이여사는 아픈 몸을 이끌고 오라버니를 따라 경마장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오빠가 알려주는 대로 베팅을 해서 처음에 무려 10배를 적중했다. 베팅한 말이 적중을 하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괴성을 질러대면서 좋아했다. 그녀 생전에 그렇게 기뻤던 날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픈 것이 사라졌다. 경마에 빠져 기분이 좋으니까 우울증도 울화병도 모두 거짓말 처럼 사라진 것이다. 마요일마다 그는 경마장으로 달려갔다. 물론 돈을 따는 날보다는 잃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는 좋았다. 병만 고칠 수 있다면 전재산을 베팅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경마에 덤벼 들었다. 하면 할수록 재미가 붙었다. 돈을 잃어도 즐거웠다. 기분이 좋으니 사는 것이 즐거웠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해보았다. 의사도 그도 깜짝 놀랐다. 모든 병이 다 나은 것이다. 의사말이 간암말기 환자가 수술 한번 안 받고 완쾌된 것은 자신의 병원에서 처음 있는 기적이라는 것이다. "아니, 어떻게 된 것입니까". 의사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이여사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속으로 빙그레 웃었다. "나는 알지요. 내병을 고쳐준 것은 바로 의사가 아니라 경마랍니다" 이 여사는 이제 경마 없으면 못산다. 남편없이는 살아도 경마없이는 못사는 여자가 되었다.
<김명수/
www.people365.pe.kr
>
수정일 2003년 03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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