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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판말판 인생판] (17) 어허! 회장님도 말을 타네
2006/01/14 00:00
입력 조회수 : 814
회장님, 회장님 우리회장님. 회장님이 오랜만에 몸을 풀었다. 한때 말탔다 하면 한가닥 하던 그였다. 그러나 만인을 대표하는 회장 자리에 올라 공무집행을 오래 하다 보니 기승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말을 오래 못 타면서 몸도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왕년에 잘나가던 명기수가 빙글빙글 회전의자만 돌리면서 말을 타지 않으니 몸이 근질거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회장이라고 해서 말을 타지 말란 법은 없지". 그는 말을 타기로 생각을 바꿨다. 기왕에 말을 타기로 결정한 이상 그는 망설일 것 없이 곧바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우선 체중을 빼야 했다. 그동안 불어난 인격이 말이 아니었다. 사우나, 등산, 웨이트, 러닝 등 닥치는 대로 운동을 꾸준히 하니 몸이 가벼워졌다. "힘들다, 힘들어" 입에서 단내가 나고 숨이 차서 헉헉 소리가 나도록 운동을 계속했다. 그렇게 1년.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새벽 조교도 열심히 했다. 처음에는 말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어허, 이놈 봐라. 옛날에는 내말이라면 껌뻑 죽던 놈이 이제는 날 몰라보네. 그래 이놈 어디 두고 보자" 회장은 새벽마다 말과 씨름을 했다. 드디어 말도 회장의 끈기와 집념 앞에 굴복하고 말았다. 앞발 뒷발 네발을 회장앞에서 다 들었다. "암, 그래야지. 그래야 하고 말고. 경주마야 고맙다. 앞으로 우리 잘해 보자". 드디어 D데이.회장님이 뛸 차례가 온것이다. 경마팬들이 내지르는 함성소리가 우레와 같았다. "회장님이 말을 타다니…. 정말 멋지다. 세상사람들이 모두 높은 자리에 올라도 저렇게 열심히 현장에서 일한다면 이 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텐데". 회장이 말을 몰고 주로를 달리는 자체만으로도 팬들은 즐거워 했다. "그럼, 그렇구 말구. 완장만 하나 차도 개뽐 똥폼 다 잡는 세상인데 회장이 저렇게 일선에 나서서 직접 뛰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쉽게 볼수 없는 일이지. 모든 회장이 다 저러면 이나라에 IMF도 안왔지" 그런데 막상 주로에서 직접 뛰어보니 연습때와는 또 달랐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과는 형편없는 꼴찌. 그것도 인기마를 타고 꼴찌로 들어왔으니 회장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팬들은 그래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줬다. 회장은 노력없이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역시 기수는 말을 타야 제맛이야. 이번은 비록 꼴찌지만 앞으로 두고 봐라 내가 옛날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고 말리라" 회장은 더욱 열심히 조교를 하고 체력관리를 했다. 그리고 다시 기승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비인기마. 팬들은 회장에게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먼저 인기마를 타고도 형편없는 꼴찌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회장이 탄 말은 게이트가 열리는 순간 출발도 꼴찌였다. 처음부터 회장이 탄 말 애무는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런데 4코너를 돌아 결승주로에 들어서면서 무섭게 치고 나왔다. 드디어 골인지점. 기적이 벌어졌다. 회장이 탄 말이 펄펄 날았다. 팬들의 입에서 "어 어 어어어, 저말 뭐야. 회장이 탄 말 아니야. 이거 어떻게 된거야. 말판이 완전히 뒤집어 지네"라는 말이 연신 터져나왔다. 아슬아슬 코차이로 회장이 탄말은 우승을 했다. 회장을 믿고 아낌없이 베팅을 한 팬들에게 1234배라는 엄청난 고액 배당을 안겨주는 감격스런 순간이었다. 회장님은 요즘 고민에 빠졌다. 회장이 말을 잘 탄다는 소문이 나면 회장업무에 소홀히 했다는 오해를 받지나 않을까… "그래도 말을 타자". 회장은 요즘 마요일이 목빠지게 기다려진다. 말타는 재미에 폭빠진 것이다. 이시리즈는 계속됩니다.
<김명수/
www.people365.pe.kr
>
수정일 2003년 03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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