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즐겨찾기
|
클릭이사람
뉴스
연예
스포츠
포토뉴스
동영상
클릭이사람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지구촌
방송
영화
음악
연예가소식
스포츠종합
야구
축구
골프
헤드라인뉴스
지구촌이모저모
문화/생활
스포츠종합
연예in뉴스
헤드라인뉴스
지구촌이모저모
문화/생활
스포츠종합
연예in뉴스
동영상
통통포토
클릭이사람
클릭이사람
Home
클릭이사람
클릭이사람
프린트
스크랩
메일전송
댓글달기
목록
이전
[사랑에 젖어있는 열한개의 소품] 이야기 하나 (22)
2005/10/02 00:00
입력 조회수 : 705
◇까만색 반부츠-누군가를 대신한 사랑 22
부인을 보내고 난 뒤의 심경이 담긴 당신의 글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일기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지요. 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것을 뽑아들고 말았습니다.
남의 일기를 본다는 것은 분명 몰염치한 행위입니다만 저는 그것을 보고싶은 유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이러면 안 된다고 부르짖고 있으면서도 제 손은 어느새 일기장을 넘기고 있었으니까요. 첫 장은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당신이 가고 하루가 지났소. 하지만 이 비닐 하우스 안엔 여전히 우리 셋 뿐이오. 당신은 누워 있고, 나는 앉아 있고... 재민이는 옆에서 잠이 들었소. 잠시 후면 우리 둘만 남게 되겠지. 어제 사온 케익도 다 떨어져서 이젠 먹일 것이 없소. 그래서 재민이는 제 고모 집으로 보낼까 하오.>
그 밑으로도 두어 줄 정도 더 있었던 것 같지만 정확히 어떤 내용이었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 생각나는 것들도 일부는 틀렸는지 모를 일이지요. 저는 계속해서 당신의 일기를 읽어 나갔습니다. 아니, 일기보다는 편지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미 떠나버린, 그래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 말입니다.
<정말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당신 몸 위로 흙이 끼얹어 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소. 재민이가 섧게 울더군. 이제는 정말로 엄마를 볼 수 없게 됐다며 말이오. 내 여동생 민진이도 많이 울었소. 제일 힘들 때 병이 들어 치료 한 번 제대로 못하고 간 올케가 불쌍하다며 눈물을 그치지 못하더군. 고향에 있는 선산이어서 동네 분들도 많이 왔었소. 고마운 분들이지. 그런데 누가 왔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소. 겨우 몇 시간 전의 일인데... 서녘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소. 이제 조금 있으면 땅거미가 드리우겠지. 나는 그때나 실컷 울려고 눈물을 아껴두었소. 매제가 그러더군. 자기 집으로 함께 가자고 말이오. 나는 그냥 웃으며 고개를 저었소. 그 집도 힘든 모양이던데, 재민이를 맡기는 것도 모자라 나까지 신세를 지면 너무 염치가 없지 않소? 그래서 나는 고향에서 며칠 신세를 지고 올라갈 테니 먼저들 가라고 일렀소. 그 뒤로도 몇 번 더 권유를 했지만 내가 계속 고개를 저으니까 어쩔 수 없이 가더군. 마을 사람들도 하나둘 산을 내려가고 이제는 나 혼자 남게 되었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손님치레를 하려고 준비해 온 소주가 반 박스 정도 남았는데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이오. 이제 술은 실컷 먹을 수 있게 됐으니 정말 다행 아니오? 어떻소? 덮고 있는 이불이 좀 두껍기는 하지만 툭툭 털고 잠시 나오지 않겠소? 이제는 석양도 완전히 저물고 잠시 후면 달이 뜰 테니 둘이 오붓하게 한 잔 나누는 것도 좋지 않겠소?
......
혼자 마신 술이 벌써 세 병째요. 그런데도 당신은 나오지 않는구려. 당신 없이 혼자 마시니 술이 좀처럼 취하지 않소. 그래도 비닐 하우스에 있을 땐 당신 손이라도 잡고 마실 수 있었는데... 이제는 차갑게 식은 그 손마저 주기 싫은 모양이구려.
하긴 이 못난 놈을 다시 보고 싶을 리 없겠지... 하지만... 나는 보고싶구려. 당신 모습이 정말 미치도록 보고 싶소. 그럴수만 있다면 당신을 내리 누르고 있는 저 두터운 흙무더기를 당장 치워버리고 차가운 시신이나마 다시 한 번 보았으면 좋겠소.>
아마 이 편지가 네 번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은 눈물이 심하게 얼룩져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많이 슬펐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누구라도 그럴 테니까요. 금방이라도 등뒤에서 포옹해 올 것만 같은데, 막상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그 공허함... 저는 겪어보지 않아 실감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야기로는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 뒤로도 당신의 편지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앞의 편지와 마찬가지로 눈물이 심하게 얼룩져 있었고, 술이 많이 취해서 쓴 듯 글씨가 심하게 흘려있어 읽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대여섯 장을 넘기고 나서였습니다.
백산
수정일 2002년 11월16일
[
피플코리아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sshss2927@hanmail.net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 피플코리아(www.peoplekorea.co.kr) - copyright ⓒ 피플코리아.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프린트
스크랩
메일전송
댓글달기
목록
이전
맨위로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많이본기사
화제의 뉴스
북한산이 단풍 빛으로 물든다
도봉산 거북골 단풍이 황홀
북한산 진달래 꽃길을 걷는다
벤포벨S
관악산 병아리난초와 나나벌이난…
정치인으론 드물게 꾸준히 기부…
이름만 천사인 엔젤스 트럼펫
매혹적인 꽃무릇의 유혹
일본 호텔 '대머리 할인' 서비스…
"작은 도움으로 따뜻한 세상 만…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
더보기
핫이슈
HOT
!
이슈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 1억 기부, 아…
제인 구달-최재천 DMZ서 생태-평화 …
양천구 홍보犬에 시베리안허스키 '부…
"여름휴가는 경기 바다로"...8~16일 …
딸기맥주 한모금에 더위 싹!...시음…
김희재 펜클럽 생일맞아 또 기부...1…
수원에서 펫스타..강형욱-박수홍 출…
국내 최대 '경기 반려마루 여주' 7월…
가수 이무송, 여주시 홍보대사에 위…
양천의 예비군 수송버스 전국으로 확…
회사소개
광고안내
제휴·광고문의
기사제보
정기구독신청
다이렉트결제
고객센터
저작권정책
회원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RSS
피플코리아(peoplekorea.co.kr) | 서울시 정기간행물 등록: 서울특별시 아 01152호
서울특별시 강서로 초원로 14길 1-6 나동 201호 | 대표전화 : 02-363-5521
등록일: 2010년 2월 22일 Copyright ⓒ 2009 피플미디어. All rights reserved.
대표 겸 발행인 : 이부영 | 편집국장: 장민
피플코리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