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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진이 만난 사람] (17) His Life/(주)서진산업 대표이사 서호진
2005/06/12 00:00
입력 조회수 : 791
부지런함과 꾸준함이 개인이나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원동력
참! 인터뷰를 하다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다. 물론, 인터뷰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뭬가 그렇게 재미가 있어?' 하겠지만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절로 어깨가 숙여지고 때론, 내 자신이 그렇게 살아온 것 인냥, 듣고만 있어도 가끔씩은 온몸에 진땀이 솟기도 하고, 성공했던 시절의 얘기를 들을 때면 마치 내 일인 냥 그저 반갑고 기쁘기도 하고 가슴이 후 당당 뛰기도 하는 그럴 때가 많다. 오랫동안 '그 남자의 삶(His Life)' 이란 지면을 잘 살려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만난 (주)서진산업의 서호진 사장(51세)은 정말 'His Life'라는 꼭지에 딱 알맞은 사람이었다.
@ 48년된 대전의 향토기업(주)서진산업
브레이크액 부동액 파워오일 등 자동차용품 제조판매
(주)서진산업은 올해로 창업한지 48년이 되는 반세기동안 이어져오고 있는 회사이다.
지난 7월12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문평동공단 99-6에 위치한 (주)서진산업을 찾았다. 공장 2층에 꾸미지 않고 있는 사장실엔 그 흔한 에어컨 하나 없이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 문을 열어놓고 있는 게 고작이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앉아서 계속 땀을 닦아내자 아무렇지도 않게 선풍기를 돌려준다. 보여지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투. 계속 땀을 닦아내며, 인터뷰를 했다.
이 회사의 주요생산품목은 '사계절용 양표부동액' '파워스티어링오일' '워셔액'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이다. 지난 1954년에 설립된 양표서진산업, 48년 동안 오로지 한 제품만을 고집하며, 이어온 대전시의 향토기업이었다.
(주)서진산업은 제조업이고 여기서 제조한 제품들을 판매하기 위한 유통회사 유진통상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약 3년 전까지 만해도 서호진 사장의 아버님(서정대: 82세)이 운영했던 회사였다.
서 사장은 " 제가 2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장남이라고 해서 아버지께 그냥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제가 아버님께 댓가를 드리고 정식으로 인수를 하였습니다." 라고 말문을 여는 서호진사장. 무슨 부자(夫子)사이가 이래? 하고 의문이 갔으나 그의 얘기를 듣고는 이내 그 의문이 풀렸다. 대전이 고향인 그는 고향에서 고교를 마치고 지난 70년 서울에서 하숙을 하며 중앙대 화공과를 졸업했다. 화공과는 가고 싶은 학과는 아니었지만 4남3녀중 장남인 그에게 아버지가 화공과를 가기를 원해서 지원했다고 한다. 74년 졸업을 하고 바로 군에 입대 77년 제대를 한 후 서진에 근무를 했다.
@ 화공학 전공하고 불과 서너 달 근무한 뒤 자기사업 펼쳐
입사해서 근무한지 불과 서너 달 됐을 까? 그리스첨가제 수입관계 일로 서울에 있는 중원산업주식회사에 오게 되었고, 마침 수입관계담당자가 잠깐 자리에 없어, 기다리다가 그 회사에 있는 김연주라는 아가씨를 알게 되었는데, 한마디로 첫눈에 반했다. 일도 보는 둥 마는 둥 하면서 그 아가씨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남산으로 시내로 같이 다니면서 저녁 사 먹이고 데이트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그 때 마침 서울에 있는 이광세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독일에서 수입한 구두약 '콜론일(Colonil)' 이라는 게 있는데, 이 제품의 한국총판을 맡고 있다고 하며, 서호진사장에게는 대전과 충청남북도의 대리점을 주겠다는 친구 말에 심사숙고 후 괜찮겠다는 생각에서 계약을 맺게 되었다는 것. 처음에는 부수입 차원이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아 부득이 회사를 그만두고, 구두약 장사에 매달렸다.
그 뒤 그 아가씨와 부랴부랴 결혼을 하게 되었고, 처가 돈까지 끌어 모아 당장에 그 당시 시가로 2,000만원 어치의 구두약을 수입했다. 국산구두약은 150원, 독일산 콜론일은 개당 880원에 가져와 소비자가를 1,700원에 정하고 도매가격은 1200원에 넘겼다.
당장에 떼돈이 몰려오는 줄 알고 거의 1년여를 구두약 장사에 매달렸다. 두 부부가 직접 모델이 되어 아침 출근길에 남편의 구두를 아내가 닦아주는 것을 CF로 찍어서 극장에서 영화 상영하기 전에 홍보영화로 내보냈고, 그 당시 유명한 챔피언이었던 염동균 복싱선수의 스폰서가 되어 그가 시합 할 때는 그의 회사 이름이 들어간 팬티를 입혀서 내보내기도 하고, 정말 열심히 했으나 국산의 열 배가 넘는 구두약은 좀처럼 팔리지 않았고, 수중에 있던 돈은 다 까먹고 말았다.
@ 독일서 구두약 콜론일(Colonil)판매,
대전 충남북 지역대리점 1년 후 쫄딱 망해
허탈했다. 하지만 후회 만하고 있을 사이 없이 그는 식품유통업인 호진상사를 설립했다.
밑천이 있을 리 만무하고 그저 건강한 육체와 선천적으로 부지런한 근성 밖에 없었다.
그 때부터 22년, 그러니까 이 회사로 들어오기 전까지 그 20여년의 세월을 다람쥐 쳇바퀴돌 듯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하루에 어떤 때는 10분, 20분 정도 눈을 부치는 게 수면의 전부였던 때도 있었다는 것. 식품에서 잡화까지 수입해서 충청남북 도는 물론, 전주까지 물건을 갖다달라는 데는 모두 갖다주었고, 집에 들어오면 보통 새벽 1시. 그 때서 저녁 먹고, 2시에 짐 내리고, 죽 둘러보고 빠진 물건이나 없는 물건은 서울 남대문까지 와서 사 갖고 새벽에 돌아오고, 장부정리하고 그 날 또 배달물량 싣고 나가 배달하고, 직접운전하며 그렇게 살기를 12년.
구두약 홍보영화 같이 찍던 아내는 계속 집이자 사무실에서 주문전화 받고 경리를 보고했다. 서사장은 이렇게 회상했다. "그 당시 정말 코피 많이 쏟았습니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여튼 그 날 계획했던 일당을 채우지 않으면 집에 들어가지를 않았습니다."
이런걸 가지고 '악바리 근성' 이라고 했던가? 그는 '대학 때 수업시간만 지나면 근처 헬스클럽에 나가 바디빌딩 2시간, 유도 2시간 등 총 4시간씩 운동을 했다고 한다. 미스터 코리아도 나갈 만큼 몸이 좋았었다는 것,
@ 많이 자면 한시간 10분 20분 새우잠 잔 적도 많
그 운동한 덕을 식품유통업을 하면서 톡톡히 봤다. 파인애플박스 (24개들이) 4개박스(깡통96개)씩을 지고 내리고 했는데, 그걸 일이라 생각하면 힘이 들었겠지만 '따로 운동할 사이도 없는데 '잘되었다 이게 운동이다' 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는 점이다.
전 재산이 천만원만 되어도 정말 좋겠는데 생각하며 일해온 세월,
그 천만원이 넘고 나니, 또 1억원만 되어도 기하급수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1억원이 모아지기까지 꼬박 7년이라는 세월이 소요됐다. 그 시절 1년에 쉬는 날은 배달 주문이 없는 설날과 추석 단 이틀뿐이었다.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과 끈기만이 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3년 전 현재 82세이신 아버지가 아들이 있는 매장으로 찾아와서 '내가 나이가 많아 힘에 부치니 회사를 인수하면 어떻겠느냐' 하시면서 '너의 전공을 살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 고 하셔서 적지 않은 금액으로 (주)서진산업을 인수했다고 한다. 지난 22년 동안 피와 땀이 얽혀 있는 호진상사는 처제한테 넘겨서 뒤를 잇고 있다는 것.
"저희 아버님은 욕심부리지 않으시고 지난 45년 간을 오로지 자동차용 유화제품만을 만들어 오셨는데, 이제는 제가 시대에 맞는 제품 개발은 물론, 품목다양화를 시켜가며 회사를 키울 생각"이라고 말하는 서호진 사장은 " 그 일환으로 동양화학의 건축용과 산업용 자동차용 유리를 붙일 때 사용하는 접착제 '실리컨트' 생산 기계파트를 인수 중에 있다는 것.
@ 오직 재산은 건강한 육체와 부지런함 뿐
또 브레이크오일과 부동액 등은 인도와 베트남, 라오스 등에 많은 량은 아니지만 소량씩 수출도 늘어나고 있는 상태. 서호진 사장은 " 차제에 천천히 서자와 떨칠 진자를 가지고 있는 상호도 다시 바꾸고 모든 CIP도 대대적으로 새롭게 만들 생각이라고 한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는데, 아들은 군에 입대했고, 딸은 대학생이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랄까? 아들이 군에 가기 전 입영날짜를 기다리며 아버지 회사에 와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버지는 월 40만원씩 아르바이트비용을 지불했다. 그 아들이 군에 가면서 아버지가 맡아 달라면서 400만원을 주고 갔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사장이라서 용돈을 헤프게 쓰거나 일을 안 해도 돈을 주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는 것.
서사장은 " 사람이 정신력이 중요한 거지 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중심에 무엇을 담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 제가 대학 다닐 때 별명이 '독종' 이었거든요, 하루에 4시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았어요, 반드시 4시간을 운동을 하고 난 뒤에야 잠을 잤지요, 그 때 닦아놓은 체력이 지난 20년 이상,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운전하고 물건 나르고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 아버지 회사 돈주고 인수, 당연한 것
요즘은 정말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하는 게 고민이라는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산에 다니고 매일 퇴근 후에 2시간씩 개와 함께 달리기 등을 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서호진 사장, 그는 "세상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환경을 찾아보고 만약 그런 환경을 찾을 수 없다면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고 지적한다.
'스스로 자신의 일을 찾아 주도적으로 일한다면 회사의 가치는 물론, 개인의 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며 끝을 맺었다. '하면 된다' 는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이기 해서 안될 일은 없다고 하는 서호진사장. 기술은 기업 생존의 기반이며, '부지런함과 꾸준함이야말로 개인이나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원동력' 이라고 말하는 사람. 그를 만나고 난 느낌은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기고, 정신은 물질을 앞선다" 는 강한 신념 같은 게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황수진
2002-07-23(화) 13: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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