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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684부대 시리즈] (21) 속속 드러나는 문제
2005/02/27 00:00
입력 조회수 : 645
낮에는 훈련, 밤에는 영화. 훈련병들에게 실미도의 밤은 언제나 영화로 시작되었다. 30년도 더 지난 까마득한 옛날에 실미도에서 웬 영화? 더구나 육지도 아니고 무인도에서…
684부대와 영화감상이라는 말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이었다. 지옥훈련이 끝나고 저녁에는 영화를 보았다. 무드가 흐르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공작 침투 및 특수부대를 소재로 한 영화다.
기간요원들은 거의 매일 밤마다 훈련병들의 전투력 향상을 위해서 특수부대가 나오는 영화를 보여주었다.
훈련병들은 영화를 보면서 언젠가 자신들도 작전 명령이 떨어지면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감쪽같이 임무를 완수하리라고 다짐했다.
아니 영화 속의 주인공을 훨씬 더 능가하는 작전으로 자신의 임무를 멋지고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다.
그것은 일종의 세뇌였다. 자가발전으로 전기를 해결해서 돌리는 영화를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신도 모르게 영화속의 주인공이 되는 착각을 느끼는 집단 최면 같은 것이었다.
날마다 훈련이 끝나면 전쟁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그들은 영화속의 주인공이 되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아무리 손꼽아 기다려도 그들에게 영화속의 주인공이 되는 날은 오지 않았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작전 명령은 떨어지지 않는 데다가 상부로부터의 보급과 지원마저 계속 줄어들면서 실미도의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함께 먹고 자면서 똑같이 생활하던 훈련요원과 기간요원들. 일심동체가 되었던 이들 사이에도 알게 모르게 보이지 않는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임무완수를 위해서라면 못할게 없던 이들이었다. 담력을 키우기 위해 무연고 무덤을 파헤쳐 인육을 나눠먹기까지 했던 이들이다.
국가를 위해서 대업을 이루고 충성을 하겠다는 오직 그 하나 이유만으로…. 그러나 계속된 상부의 무관심과 방치속에 이들은 갈길을 잃고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원이라 할지라도 기강이 무너지면 끝이다. 군기가 빠지고 정신이 흐트러지면 더 이상 최강이 될 수 없다.
기간요원과 훈련병들은 초조해졌다. 도대체 왜 작전명령은 떨어지지 않고 죽도록 훈련만 받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은 훈련병들. 답답하기는 기간요원도 마찬가지였다. 기약도 없는 작전 명령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며 오직 훈련밖에 아무 것도 해줄 것이 없는 기간요원들.
684 부대를 책임질 기관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실미도 내부의 상황도 그렇게 달라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옥훈련과 영화감상은 계속된다.
한명 한명 따지고 보면 모두가 소설보다 더 파란 만장한 인생 역정을 안고 들어온 훈련병들이다.
오직 임무를 완수하고 새로운 인생으로 살겠다는 희망 하나로 버텨온 이들에게 실미도 훈련은 언젠가부터 목적을 잃어버린 훈련이 되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전쟁영화를 보던훈련병 3명이 실미도를 빠져 나가는 어이없는 사건이 터지고 만다. 이시리즈는 계속 됩니다.
<미디어칸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5.07
[
김명수기자
people365@par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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