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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684부대 시리즈] (13)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2005/02/19 00:00
입력 조회수 : 577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무에서 출발했다. 무인도 실미도.
68년 4월4일 칠흑같이 어두운 밤 684부대 제1진 18명이 실미도에 도착했다. 훈련병들을 가르칠 교관과 기간요원들이다. 그리고 10일 후 훈련병들이 들어왔다.
황량한 섬에서 텐트하나 덜렁 치고 시작한 684부대. 바위를 TNT로 폭파해 식수원을 찾아내고 곡괭이와 야전삽만으로 야산을 깎아 연병장을 만들고 막사를 지었다.
그리고 정식 입소식을 치렀다. 10명씩으로 3개 소대가 구성됐다.
부여된 시간은 단 3개월이었다. 단기간에 살인병기로 탈바꿈시키려면 인간의 한계를 고려치 않는 가혹한 훈련뿐이었다.
부대 창설은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었다. 부대원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달려들어서 막사도 짓고 부대시설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갔다.
전 부대원이 모두 같이 일하고 같이 훈련받고 같이 생활했다. 그러다 보니 기간요원과 훈련요원들이 하나가 되어 갔다. 똑같이 훈련받고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밥 먹고 생활하면서 서로 정이 들어간다.
아무도 살지 않는 실미도에서 힘들고 어려울 때 그들을 위로해주고 이해해줄 사람은 역시 그들뿐이라는 것을 부대원도 훈련원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 역시 그들은 잘 알고 있다. 훈련은 엄해도 받고 나면 서로를 위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그들 사이엔 흐르고 있었다. 훈련병은 기간요원을 형처럼 생각하고, 기간요원은 훈련요원을 동생처럼 보살펴 주고 챙겨 주었다.
훈련이 끝나면 벽들을 찍고 흙을 날랐다. 그렇게 서로 힘을 합쳐서 건물도 부대도 만들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다. 더 이상 무인도가 아니라 684부대원이 생활하는 유인도 실미도로 바뀐 것이다.
훈련병중에는 이발사 출신도 있어서 이발도 자체적으로 했다. 요리사출신도 있어서 보급병과 같이 식사당번을 했다.
처음 몇 개월은 식사도 괜찮았다. 68년 7월까지는 갈비탕에 담배 사탕 등 그런대로 잘 나왔다. 봉급도 처음 몇 달은 나왔다. 그러다가 상부로부터의 지원이 점점 끊기기 시작했다.
추운 겨울에 기름 공급이 안돼서 기름때는 난로에 나무를 땠다. 무의도에 건너가서 나무를 해왔다.
그래도 기간요원과 훈련병들이 잘해보려고 서로 힘을 합쳤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하늘을 찔렀다. 기간요원과 훈련요원이 일심동체가 되었다.
보급이 끊기면서 생계문제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실미도 근처를 지나가는 배가 단무지 몇 개 던져주고 가면 그런 것으로 버티어 나갔다.
실미도 근처를 지나가는 배에서 생선을 구해 찌개도 끓여 먹고… 수류탄으로 고기도 잡아서 먹고…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버틸 수는 없었다.
이시리즈는 계속 됩니다.
<미디어칸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2.12
[
김명수기자
people365@par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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