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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업기] (8)일삼에서 미정화학으로
2005/01/19 00:00
입력 조회수 : 633
일삼에서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다름아닌 스카웃 제의.
하루는 미정화학 이사와 영업부장이 일삼 음성공장까지 물어물어 나를 찾아왔다. 이유인즉 미정화학에서도 공장을 하고 싶어서 적임자를 수소문하다가 내소식을 듣고 찾아와서 나에게 공장을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그때 마침 나는 일삼에서 음성공장 프로젝트를 끝내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 하던 참이었다. 미정화학 이사와 영업부장이 두 번째 나를 찾아와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의를 거듭 받고는 며칠 고민 끝에 회사를 옮길 마음이 있다고 내뜻을 전했다.
미정화학 사장과 단둘이 롯데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자리에서 나는 회사를 옮기는 조건으로 무이자 대출 5천만원을 요구했다. 내위치를 탄탄하게 굳힌 일삼이라는 안정된 회사를 스스로 박차고 나와 미래가 불확실한 새로운 회사로 옮기는 것 자체가 위험부담이었다. 그 위험부담을 상쇄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보증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5천만원을 요구한 것이다.
그랬더니 사장은 흔쾌히 내요구를 받아주었다. 그런 사연을 안고 나는 일삼에서 미정화학으로 옮기는 베팅을 했다. 물론 일삼에서 무이자 대출로 받은 2000만원은 퇴직하면서 모두 갚고 나왔다.
일삼에서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나오면서 사장님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해외 견문을 넓히고 오라면서 미국과 일본까지 보내 줄 정도로 나에게 기대를 많이 걸었던 일삼 사장님에 대해 미안한 마음은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퇴사시 일삼 사장님께서 몹시 서운하게 생각했다.
그분을 지금도 존경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삼에 오래 근무해 봤자 거기서는 웬지 공장장이 끝일 것 같았다. 사장님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하게 여겨졌다. 그런 면이 존경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항상 그분 그늘에 갇혀 있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삼에서 내가 해야 할 업무는 확실하게 해놓고 나왔다. 일삼에 3년 가까이 있는 동안 일삼 사장님 고향에 공장을 두동이나 완성시켜 놓았으니 이만하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은 다져 놓았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내가 입사할 때부터 상승곡선을 달리던 일삼은 내가 퇴직하고 나서도 지금까지 계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분좋다.
미정화학은 일삼보다도 규모가 더 적은 회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득권을 모두 버리면서까지 과감하게 회사를 옮긴 이유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안화학 사장 김동주
2001/10/0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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