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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업기] (6)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2005/01/17 00:00
입력 조회수 : 746
동양나이론에서 4년을 근무한 뒤 나는 결국 회사를 옮기게 된다. 안전사고로 하루아침에 선배를 잃은 뒤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은 것이 회사를 옮긴 직접적인 동기였다.
대기업을 버리고 중소기업을 택했다. (주)일삼. 일반인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기업이지만 질적으로는 속이 꽉찬 견실한 회사였다.
평소 거래관계로 알고 지내던 일삼 사장의 친동생이 나를 추천을 해주었다. 당시 일삼에서 영업담당을 맡고 있던 사장의 동생이 동양나이론과 거래를 하면서 상대 파트너였던 나를 좋게 보고 사장에게 직접 추천한 것이다.
87년 12월 어느날 남대문 근처 상공회의소 빌딩에 자리잡은 주식회사 일삼 사장실에서 사장을 처음 만났다. 일삼은 상공회의소 빌딩의 두개층을 통째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면접을 겸한 첫 대면에서 사장은 나와 몇마디 대화를 나누더니 흔쾌히 나를 뽑겠다고 했다. 나도 역시 즉석에서 OK를 했다. 딱 꼬집어 말할수는 없었지만 사장을 본 첫인상이 좋았다.
조건은 2000만원 무이자 전세대출.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긴다는 자체가 내게는 위험부담인만큼 그 대신 20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런 배짱과 협상능력이 어디서 나왔는지 지금 생각해 봐도 웃음이 절로 난다. 20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해 달라는 나의 요구에 사장 역시 만족했다.
말하자면 나는 회사를 옮기면서 스카웃 비용으로 2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은 셈이다. 87년에 2000만원은 내게 큰돈이었다. 그리고 한달후 나는 동양나이론을 그만두고 '일삼'으로 자리를 옮겼다.
회사를 옮기면서 무이자로 지원받은 2천만원으로 나는 서울 고덕동에 있는 16평짜리 주공아파트를 전세끼고 샀다. 당시 시가는 3500만원. 스카웃 비용 2천만원이 내집 마련에 톡톡히 효자노릇을 한 것이다.
내집을 마련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결혼을 하고 첫 직장 생활을 할 때 나는 거의 무일푼으로 출발을 했기 때문이다. 이사도 수없이 다녔다. 이사를 할 때 살림살이가 너무 없어서 이삿짐센터에 연락할 것도 없이 리어커로 짐을 날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 상황속에서도 나는 자존심과 자부심과 뭐든지 할수 있다는 자신감만큼은 잃지 않았다.
아무리 현재 상황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어엿한 사장이 되어 나도 한번 멋드러진 인생을 살것이라는 희망은 나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었다.
고덕동 집을 나는 지금까지도 안팔고 가지고 있다. 그런 사연을 안고 사놓은 그 집의 현재 시가는 무려 2억을 호가한다.
중소기업 일삼은 내꿈을 펼칠수 있는 신천지였다. 나는 대기업 동양나이론에서 갈고 닦은 내 능력을 일삼에서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장안화학 사장 김동주
2001/09/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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