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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업기] (3) 군대서도 발휘한 협상기질
2005/01/14 00:00
입력 조회수 : 692
난 평소에 말이 별로 없는 편이다. 그런 나를 다른 사람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처음에 사귈 때 다소 무뚝뚝해 보이기 까지 하는 나의 성격 때문이다. 대학 다닐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래서 남들은 내가 사업가가 되리라고는 감히 생각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와 우연히 점을 보게 되었다. 물론 호기심반, 장난 반으로 본 점이었다. 그런데 점괘는 그친구와 완전히 반대로 나왔다.
말없고 무뚝뚝한 내가 나중에 사업가가 될 팔자를 타고 태어났고, 활달하고 사교성이 넘치는 그 친구는 공무원이나 해먹을 팔자라는 것이다.
그소리를 듣고 나는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아니, 나는 땡전 한푼 없는데다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인데 어떻게 무슨 재주로 사업가가 된단 말입니까?"
점괘 결과가 친구와 바뀐 줄 알고 그렇게 물었더니 그 점쟁이 노인은 내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무조건 사업하게 될테니까 그런 줄 알아. 다른 사람들 돈으로 사업을 하게 돼 있어. 팔자가 그렇게 나오는데 날 보고 어쩌란 말이야"
그때부터 나는 사업가가 되겠다는 마음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그후 군대에 가서도 난 처음에 잃어버린 내 주특기를 우연히 찾았다. 말하자면 사연이 길다.
논산에서 기본훈련을 마치고 부산에서 주특기 교육까지 끝냈다. 전방으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탄약관리 주특기. 예하부대가 아니라 사단에서 복무해야 할 주특기 였다.
그러나 나는 무슨 영문인지 사단은 커녕 연대도 아니고 대대까지 내려왔다. 그리고 탄약관리 주특기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엉뚱하게 다른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난 속으로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럴 바엔 뭐하러 비싼 국방예산 낭비하며 내게 주특기 교육을 시켰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사단상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화제를 돌려 내가 말했다.
"제가 왜 이런 대대본부에서 복무를 해야 합니까? 저는 후반기 교육까지 받은 탄약관리 주특기인데 말입니다. 저는 최소한 연대본부에서 있어야할 몸인데 대대에서 근무를 해야 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자리를 찾아주십시오. 그대신 그렇게 해주시면 분명히 그 보답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달후에 나는 대대본부에서 내가 요구한 연대본부로 발령을 받았다. 처음에는 부식계. 내 소원대로 연대본부로 가기는 갔지만 아직도 주특기는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화학계로 원하던 주특기를 완전히 찾았다.
새카만 쫄따구인 이등병때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군대에서 그렇게 나는 당당한 협상으로 내 주특기를 찾아간 것이다. 최소한 사단으로 발령나야 할 주특기인데 대대까지 간건 분명히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서 요구한 이유있는 항변이었다.
속된 말로 빽없으면 고생 죽도록 한다는 70년대 군대에서 그렇게 나는 협상으로 내자리를 찾아갔으니 나의 사업가 능력은 그때부터 이미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사업을 하면서 중요한 고비때마다 협상으로 기회를 잡은 적이 많다. 단한 번의 기회라도 오면 그것을 놓치지 않고 위기를 호기로 만들어 나간 것이다.
군대 이등병시절 단한번 우연히 만난 상사와 대화를 통해 잃어버린 내 주특기를 찾아낸 것처럼…
장안화학 사장 김동주
2001/09/1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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