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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34) 돌을 사랑하는 공무원
2004/11/11 00:00
입력 조회수 : 623
사파이어 루비 백진주 흑진주 자수정 골드진주 호박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이름만 들어도 본능적으로 소유하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끼는 보석이다.
오팔 스피넬 질콘 문스톤 토멀린 히데나이트 커낼리언 오닉스 페리도 시트린 블루사파이어 화이트사파이어도 있다.
수천년전 멸종된 식물이나 곤충등이 화석으로 고스란히 보존된 호박은 아름다운 정도가 아니라 신비감마저 든다. 불행하게도 국내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합성석이든 원석이든 유색석이든 수입에 의존한다. 언양자수정과 춘천옥이 있지만 겨우겨우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정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는 언양자수정은 그나마 생산량이 줄어 지금은 거의 고갈된 상태.
태국이 전세계 보석의 집결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프리카산 자수정.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실론사파이어 등도 방콕으로 모인다. 최고로 알아주는 실론 사파이어는 가격도 당연히 가장 비싸다. 시중에 나와있는 자수정은 잠비아나 나이지리아산이 많다. 미얀마는 루비가 유명하다.
보석도 따지고 보면 한낱 돌멩이에 불과하다. 보석이 섞인 돌멩이. 그것을 깎고 다듬어야 비로소 찬란하게 빛나고 황홀하게 아름다운 보석이 된다. 외국을 자주 들락거리는 공무원중에 돌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돌을 보석처럼 귀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돌을 보석으로 바꾸고 싶은 욕심때문일까? 그러나 욕심대로 배를 채울수는 없는법.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현직 공무원이었다. 외국을 자주 드나드는 물좋은 부서라는 것을 금방 알았다. 보석을 잘 아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물론 연결해 주었다. 나중에서야 보석가공사를 만나고 싶어한 이유를 알았다. 보석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보석을 가지고 있었다. 잠비아산이라고 했다. 가지고 있는 보석을 감정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덩어리가 제법 컸다. 주먹만 했다.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한재산 될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보석가공사는 전화를 통해서 자초지종을 들었다. 잠비아에 있을 때 구했으며 주먹만한 크기에 자연석인 것 같았다.
전화를 한 사람은 그보석을 가지고 유명백화점 보석코너에 직접 가서 값을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단돈 20만원을 부르더란다. 기대가 실망으로 변했다. 기가 막혔다. 믿고 싶지 않았다. 감정을 잘못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때를 기다리다가 용기를 내어 보석가공사에게 전화를 한것이다.
공무원은 그큰 보석덩어리가 정말 20만원가치 밖에 안되냐고 물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수천만원 아니 가격으로 매길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고 생각했을텐데… 보석가공사가 한마디 했다. 20만원가치도 안된다고…
그냥 돌멩이에 불과하다는 말에 공무원은 맥이 풀린 눈치였다. 아니 어떻게 현지에서 어렵게 구한 보석덩어리가 돌멩이라니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보석가공사는 한수 더떴다. 돌멩이중에서도 현지에서는 흔해빠진 잡석에 불과하다며 큰기대를 버리라고 했다.
공무원은 맥이 풀렸다. 혹시나 기대를 하고 용기를 내어 전화를 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였다. 전화를 걸어온 공무원은 보석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잡석을 어쩌면 홧김에 내동댕이처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하찮은 잡석이라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소중하게 여기면 마음의 보석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공무원중에도 돌을 보석처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김명수
2000/05/04 20:08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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