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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33) 실무와 책상물림
2004/11/10 00:00 입력 조회수 :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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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 책이 많을수록 이용가치가 크다는 것은 공자님 말씀. 책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일선교사가 학생들에게 읽을만한 책을 한권씩 가져오라고 했다. 학교도서관에 비치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장학사가 와서 딴지를 걸었다. 교장선생님을 붙잡아놓고 호통을 쳤다. 도대체 학생들에게 책을 가져오라는 것이 말이 되냐고 캐물었다. 도서관에 책을 구입하려면 학교 예산으로 할것이지 왜 학생에게 그런 일을 떠맡기느냐며 마치 죄인처럼 몰아붙였다.

집에 마땅한 책이 없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학교 도서관에 기증할 책을 가져오라는 선생님의 지시를 막지못했다고 교장을 심하게 질책했다. 교장은 그말을 듣고 은근히 화가 났다.

교장은 당장 해당 교사를 불렀다. 장학사가 한말에 더 강도를 높여서 야단을 쳤다. 학생에게 책을 한권씩 가져오라고 시킨 이유가 뭐냐고 따지고 들었다. 책이 없는 학생은 서점에 가서 사와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느낄수도 있다며 선생을 책망했다.

그말을 들은 교사는 장학사와 교장에게 싸잡아 이유있는 항변을 했다. 학생들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는 습관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서관에 책이 많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학생들도 책을 기증하면 자연스럽게 도서관에 관심이 생긴다. 우선 책을 가져올 때 도서관에 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기증한 책에 대해서 두고 두고 챙겨본다. 자신의 책이 도서관의 어느서가 어느위치에 꽂혀 있는가 관심있게 지켜본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습관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책을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다. 한권의 책을 학생들 각자가 기증함으로써 도서관 서가에 자신의 책이 꽂혀 있다는 것을 느끼는 자체만으로도 효과는 그이상이라고 본다. 그런데 왜 도와주고 칭찬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

선생의 당찬 항변에 장학사와 교장은 얼굴을 긁적거리며 꼬리를 내렸다. 결국에 장학사는 자신이 경솔했다면서 해당교사에게 정중하게 사과를 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그일에 대해서 문제 삼지 않았다.

실무를 다루고 있는 사람과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의 차이가 바로 이처럼 크다. 때로는 상대방의 입장이나 속마음을 다 알듯 하다가도 막상 자신이 당해보면 그때서야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시중에 책은 넘쳐나도 정작 책을 읽는 사람들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IMF이후로 독서인구는 더욱 줄어들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힌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김명수

2000/05/04 13:01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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