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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18) 개미군단의 눈물
2004/10/26 00:00
입력 조회수 : 627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코스닥이 요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한 거품논쟁속에서도 코스닥은 폭발장세를 유지해 왔다. 액면가 5천원짜리가 일년도 안돼 수십배씩 오른 것은 보통이었다. 인터넷 포털서비스 업체인 라이코스코리아가 자사 주식 액면가의 3천600배에 달하는 주식가격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5천원짜리 1주가 무려 1천8백만원으로 올랐으니 이거야 말로 돈벼락이라고 할수 있다.
직장에서도 술자리에서도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코스닥이야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한친구가 코스닥에 100만원 투자하여 두달만에 1억을 벌었다며 자랑한다. 다른 친구가 말을 받았다. 자신은 회사에서 받은 지분 1천만원이 50배 올라 5억으로 불어났다며 상대방의 기를 죽인다. 상황이 이쯤 되면 코스닥 모르는 친구는 이시대 사람이 아닌 별종으로 취급받는다.
우리사주로 받은 코스닥 주가가 폭등하면서 돈방석에 오른 샐러리맨 재벌들이 외국유학길에 오르거나 행복한 제2인생을 살기위해 몸담아온 직장생활을 청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증시에 뛰어들었다가 패가망신한 개인투자자들도 수없이 많다. 다만 돈을 날린 개인투자자들의 상당수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증시를 이끌어가는 진짜 주인은 하루 거래대금의 7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이라고 할수 있다. 주가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 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돈을 날릴 위험성이 더욱 커졌다. 주가가 떨어지면 말할것도 없고 오른다 해도 기관투자가나 큰손에 밀려 투자원금마져 손해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시 열풍이 전국을 휩쓸때 전재산을 털어넣었다가 깡통을 찬 정년퇴직 교사의 한맺힌 절규가 생각난다.
"40여년 몸바쳐 일한 대가로 받은 퇴직금을 몇 달만에 날리고 말았으니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은행이자보다는 낫겠다 싶어 증시에 투자했다 원금도 못건지고 알거지가 되었다. 증권사 직원이 추천한 종목을 믿고 샀다가 1억이 넘게 들어있던 내통장엔 지금 수천만원의 빚만 남아있는 깡통계좌가 되었다. 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너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술로 달래려다 이제는 알콜 중독자가 되었다. 정년퇴직하고 남은 여생을 가족과 함께 오손도손 살아보려는 나의 꿈은 송두리째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지금도 인터넷 주식투자 사이트에는 빈털터리로 전락한 네티즌들의 가슴아픈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지만 객장에는 여전히 개미군단들의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뭉칫돈과 대형주가 장세를 주도하는 증시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벌기는 어렵다. 코스닥마저 이틀째 약세로 돌아섰다. 고가대비 절반이하로 주가가 떨어진 반토막코스닥도 부지기수다.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소시민은 이래저래 재산 모으기가 힘든 세상이다. 큰 욕심없이 적게 벌어 적게 쓰는 것도 소시민이 누리는 작은 행복이 아닌가 싶다.
김명수
2000/04/12 16:04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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