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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511) 서민가계재무전문가 제윤경 대표
2012/12/30 00:00
입력 조회수 : 1,642
[클릭이사람] (511) 서민가계재무전문가 제윤경 대표
우리 사회가 언제부턴가 맹목적인 소비 충동에 사로잡히고 돈벌이와 자산축적에만 집착하여 모든 가치를 돈으로 결정하면서 본질이 소외되는 현실로 흘러가고 있다.
▲ © 피플코리아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는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에 대한 교육과 상담을 통해 가정 경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서민가계재무 전문가다.
가정 경제 주치의로 알려진 그는 물질의 양에 따라서 성공이나 행복이 결정되는 왜곡된 현실에 브레이크를 건다.
‘어차피 적은 돈 버니까 아껴서 쓰는 게 최고다’가 아니고 ‘소비욕구를 지혜롭게 조절하면 삶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그리 큰 돈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는 소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욕구 조절 능력을 잘 훈련시켜주는 교육을 통해 맹목적 소비를 하지 않게 만들고,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게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환기시켜 준다.
“대부분 사람들이 맹목적인 소비 충동 욕구를 채우는 과정에서 빚이 늘고, 그럴수록 물질의 노예화 되어 점점 더 탐욕을 갖게 되지요. 그래서 부채 문제를 다루는 교육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에듀머니를 창업하기 이전에 우연히 들어간 회사에서 해오던 일의 연속이라는 그는 좀 더 좋은 방법으로 할 수 있겠구나 싶어 관심을 갖고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서민 가계를 다루다 보니까 재정적인 문제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의도 한복판에서 지난 8월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터졌다. 30대 채권 추심원이 빈곤에 떠밀린 끝에 분노를 못 이겨 자기 통제력을 잃고 저지른 범행이었다.
“대학까지 나오고도 일자리가 없어 전전하다 보니까 나중에 채권추심까지 흘러갔던 것 같아요.”
정식 직원이 아니라 신분이 불안정했고 추심 건당 받는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업무였다.
본인도 그런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겠지만 끊임없이 실적 압박에 내몰리다 보니까 생계유지를 위해 하루하루 비인간적인 채권추심업에 동화되어 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터진 묻지마 칼부림 사건은 결국 사회가 만들어낸 범죄라고 할 수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추심 건당 수수료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채권 추심원이 있는 반면에 재테크의 일환으로 채권추심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실채권을 추심회사에서 싸게 사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재테크라고 홍보하기 때문이다.
“채권추심업이 법적으로 애매해요. 탈법, 불법, 합법의 기준이 추상적입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아슬아슬하게 하거든요”
투자자들의 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채권추심업자들이 더 잔인하게 추심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보면 부실채권 투자자는 정말 선량한 사람들입니다. 목사, 교수, 선생님 등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훌륭하고 흠잡을 데 없는 사람들이 부실 채권을 사거든요”
그 선량한 사람들의 여유자금이 사실은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는 셈이다.
“그 사람들도 누군가의 삶을 파괴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겠지요. 문제는 선량한 사람들이 익명의 누군가에게 잔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감각해진거죠.”
재테크의 뛰어난 머니게임 안에서 누군가에게 가해지는 약탈적 금융에 사회 전체가 무감각하고 돈에 타락해진 현실에서 그렇다고 투자자 개인만 나무라서도 될 일이 아니다.
“최근에 재밌게 읽은 책이 있어요. 여유 있는 은퇴자들이 예술문화 자원봉사를 하는 현장에서 아이러니 하게도 돈이 계속 없어져요. 서로 믿는 공간에서 일을 하면서도 15만~40만 달러가 없어진대요.”
책 내용을 좀 더 소개하면 그 아이템을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소수의 몇 사람이 왕창 훔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조금씩 훔친대요.”
▲ © 피플코리아
학력과 지식수준과 물질을 떠나서 모든 사람에게 부정행위 성향이 내재화돼있고 그것에 대해 자기 합리화 방어기질이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식인들이 자기 합리화가 더 강할 수 있어요. 서로가 서로를 약탈해도 무방하다고 흘러가도록 짜여 있는 사회구조가 더 문제라고 봐요.”
보상금액이 클수록 부정행위가 늘어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보상금액이 커지니까 부정행위가 줄어든다고 한다. 죄책감 때문이다.
“이기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순간은 만족할 수 있지만 며칠 지나면 죄책감과 후회가 들거든요. 구체적인 소비 지출 계획을 세워서 저축하고, 저축한 돈을 만기에 찾아서 천천히 소비했을 때 만족감이 높다는 거죠.”
그는 약탈적 금융사회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금융기관이 채무자들의 상환 능력이나 소득적 조사를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행위야말로 약탈적 범죄라고 톤을 높인다.
“선진국은 소득 수준을 넘는 대출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엄격히 차단하고 있어요. 소득수준이 넘는 대출을 하면 채무자가 못 갚는 걸로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고 그냥 끝나요.”
우리나라에서 금융은 분명 서민, 국민위에 군림하고 있다. 금융에 대해서 사회적 의식 자체가 너무 관대하다. 전문성이라는 이유로 금융기관에 범접하지 못하는 약자의식을 사회 전체가 갖고 있다.
키코(KIKO) 때문에 국내 중소기업이 망가지고 난리가 난적이 있다. 그중에는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건실한 중소기업도 많이 있다. 그런 기업들도 금융과 싸워서 이길 수가 없었다.
“키코에 무너진 중소기업 사장님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자기가 권력 있고 기득권층이라고 생각했는데 거대한 금융 앞에서 우리가 가진 권력은 아무것도 아니더라. 사인 한 방에 가더라. 기업이 수십년 쌓아온 공든탑을 금융은 종이한장 사인한방에 엎어버리더라고요.”
금융의 지배나 약탈에 대해서는 그동안 시민단체에서도 문제제기를 많이 안 해왔던 게 사실이다.
“가계빚 때문에 서민들이 모두 죽게 생겼지만 금융은 어떠한 경우에도 망하지 않아요. 금융이 손해를 볼 때는 국가가 다 때워주니까요.”
그는 금융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판매과정의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면서 앞으로 이 문제가 우리 사회의 대논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융권에 우리가 밀리지 말자는 거죠.”
그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보다 채권자의 도덕적 해이가 더 크다고 본다.
“돈이 없어서 못 갚는 걸 먹퇴라고 하면 화가 나요. 힘없는 채무자들이 도덕적인 비난까지 받는 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2007년 12월 회사(에듀머니)를 세워 2008년 12월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고 현 대표로 있다.
“지자체나 기관, 단체를 대상으로 프로젝트 교육을 해요. 회사 규모는 크지 않아도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잘 했고 전 국민에게 교육과 상담을 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그는 서울시에 제안을 해서 작년에 금융복지 상담센터를 만들었다.
“서울시에서 상담사를 채용해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성과와 개선방안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나갈 계획입니다. 시민 서비스의 사각지대가 금융이잖아요.”
단속권한을 갖고 있는 공무원들이 대부업 시장 단속을 나가 보고 나서 엉망인 현실을 직시했다.
10만원만 있으면 대부업 등록이 가능하다. 한 지역에서 걸릴 것 같으면 폐업하고 다른 장소로 가서 다시 등록을 한다.
심리학전공.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가정경제주치의. ‘약탈적 금융사회’ 공동저자.
서민가계재무전문가로 교육 사업을 하다 보니까 점점 더 투사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그는 우리 사회 대다수를 빚의 노예로 전락시킨 ‘약탈적 금융’을 통렬하게 고발한다.
“10년된 카드채 빌려 쓰고 못 갚은 채무자가 있었어요. 하루는 대부업체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만원만 갚아라. 원금을 줄여주겠다. 그게 함정이죠. 민법상에 채권 시효가 5년 지나면 소멸되는데 소멸된 채권이라도 채무자가 만원만 갚으면 채무가 살아나요.”
이미 채권 시효가 끝난 사실을 모르고 빚 공포에 시달려 살아온 채무자가 만원 때문에 채권이 다시 살아났으니 이러한 행위를 그는 ‘약탈’이라고 표현한다.
“하루빨리 제도를 개선해야 해요. 금융기관에서는 그러면 안 되죠. 금융기관은 막강한 강자니까 채무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합니다.”
그는 이번 달부터 채권추심 피해사례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채무자들이 어느 정도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는지 국회의원과 같이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상담, 법률자문을 거쳐 개선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힘들게 일을 해요. 사회적 가치 실현이 먼저고. 저희는 거기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니까 정부가 대 놓고 국민들을 등쳐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하고 섬뜩할 때가 많다면서 분노한다.
“오히려 부자들에 대한 돈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위 1% 부자들이 끊임없이 자기 방어기질을 통한 자기기만을 하고 있다. 가계 채무가 1000조에 달하고 하우스 푸어, 렌트푸어가 속출하는 판국에 해외도피 은닉 자산이 우리나라 GDP의 7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수퍼부자들이 돈을 쓰는 방식. 탐욕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는 거죠. 그렇게 되니까 전세계 절반이 굶주리게 되고요. 더 버는 사람 덜 버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품위있게 쓸 수 있는, 품격있는 사람이 돼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민가계재무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힘든만큼 느끼는 보람도 크다. 교육받고 나서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사람들의 감사 전화를 종종 받는다는 그는 그 중의 한 사례를 소개한다.
“선생님(제윤경)의 교육을 받고 나서 달라진 결정적인 변화는 지나가는 자동차가 다 같은 자동차로 보인다. 전에는 내차보다 좋은 차를 보면 한없이 부럽고 열등감이 들었다. 내가 버는 여건에서 잘 쓸 수 있는 데 그걸 전에는 몰랐다. 내가 외제차 사서 몰려면 엄청난 대미지(Damage)를 감수해야 한다. 난 그건 싫다. 그냥 마티즈 몰고 남는 돈으로 외국도 나가고 맘껏 즐기면서 살고 싶다.”
심리학용어로 쾌락의 쳇바퀴가 있다. 좋은 건 끊임없이 나온다. 그것만 쫓다 보면 욕구불만은 계속 나온다. 소유는 찰나인데 그걸 소유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유지비용과 대가가 들어간다.
“제가 하는 교육은 특별한 게 아니고요.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게 뭔지 기록하게 하죠. 많은 가전제품과 좋은 외제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웬만한 고소득층도 감당하기 힘들어요.”
시민의식 제고도 그가 하는 교육의 영역이다. 그는 앞으로 교육 강사를 꾸준히 양성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
어린이 경제 교육 시스템도 개발하여 역촌 초등학교에 시범적으로 들어간다. 금융복지 상담센터도 그런 의도로 출범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친다.
“제일 중요한 게 나 혼자 못 푼다고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거죠. 서로 연대하고 힘을 모으면 생각보다 세상 변화시키기가 그리 힘들지 않다고 생각해요. 괴롭다고 좌절하기보다 내가 못 나서가 아니고 그건 분명히 개선의 대상이지, 개인의 무능이 아니라는 거죠.”
그는 금융기관에도 윤리교육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 제도를 만들고 싶어요. 그게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방법 중의 하나죠.”
그러다 보니 갈 길이 멀고 항상 바쁘다.
“파산법이 바뀌어야 돼요. 신용회복 위원회 말고 채무자 우호적인 채무조정기구를 추진하고 있어요.”
제윤경 대표도 크리스마스 저축 클럽 상품의 경험이 있다. 1월1일가입해서 12월23일 만기에 찾는 그 상품에는 이자가 한 푼도 없었다. 불편하기 짝이 없고 이자 한 푼 없는 적금을 매주 하면서도 스토리가 있고 꿈이 있기에 행복했다.
“불편을 감수하면서 모은 돈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쓰죠. 그래서 저소득층 교육할 때 5만원 10만 원 짜리 적금을 가입시켜요. 그러면 뿌듯해하죠.”
6개월짜리 적금을 많이 가입 시켜서 만기가 되면 찾아서 쓰게 한다. 그러면 소비 절제력이 강해지고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
“자산축적이 필요 없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봐요. 대부분 사람들이 집 한 채 장만하고 노후 생활하려고 자산 축적하잖아요. 이 문제를 국가가 제도적으로 해결하면 되거든요.”
부동산 하우스푸어, 렌트푸어들의 붕괴가 가속화 되고 있는 지금이 제도 개선의 적기라고 본다.
“매입임대 정책을 새로 짜서 정부가 하우스푸어들의 집들을 구입하여 공공임대로 서민들에게 공급해주면 되죠. 채권자들에게 약간의 손해를 입히고 하우스 푸어와 세입자들에게 저가 임대로 평생 집걱정 없게 해주면 되잖아요. 공동 주택을 많이 지어 공동 소유 공동 이용 개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는 채무자 시민단체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빚갚사) 대표로 우호적 집단파산운동, 채무조정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채무자. 서민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입니다. 채무자라는 이유로 인권이 침해당하고 삶의 바탕까지 무시당하는 현실입니다. 채무자가 연대해 약탈적 금융이 만든 빚의 덫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빚갚사는 인간다운 부채 상환을 원합니다.”
갚고 싶어도 못 갚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못 갚을 줄 알면서도 빌려준 약탈적 금융에 책임이 있다.
서민가계재무전문가로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 그가 외치는 말이다.
<
피플코리아
/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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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9월 23일 10시32분.
[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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