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504) 웃으면 행복하고 웃기면 성공한다… 여성유머 강사 1호 박인옥결혼 초기 깊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으로 술에 절어 살면서 죽기를 작정했던 여자. 그런 여자가 유머를 통해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하는 유머강사로 거듭났다.
웃으면 행복하고 웃기면 성공한다. 여성 유머강사 1호로 잘나가는 박인옥(52) 씨의 유머 철학이다.
각박한 세상,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재치있는 유머 코드로 자신도 웃고 상대방도 웃게 만들어주는 행복 전도사로 16년째 살고 있는 박인옥 씨를 만나보았다.
“옛날에는 유머 강의를 직업으로 생각하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입으로만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사명감을 가지고 가슴으로 강의를 해요. 그래서 피드백이 많아요. 더 나이가 들면 개량한복입고 아이들에게 명심보감 가르치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공인한자 2급 획득하고 1급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정사서 1급, 카운슬러 2급, 평생교육사2급, 일본어 3급도 획득했다.
“복지관에서 배운 한복 기술로 강의할 때 입을 한복 5벌도 이미 만들어놨어요. 연초에는 한복 입고 강의해요. 제가 한복을 입으면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그의 유머 강의는 단순히 웃기기 위한 유머가 아니다. 책에 있는 유머가 아니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유머를 통한 동기부여 강의를 한다.
“유머 강의라고 해서 억지로 웃기려고 하거나 까불지 않고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유머 활용법을 강의해요.”
어려서부터 잘 웃기고 유머가 많았던 탓에 그녀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따랐다. 결혼하기 전에 중매를 100번이나 시켜줬을 정도로 만인의 해결사였다.
남들에겐 만인의 해결사로 통했지만 정작 그녀는 연애한번 못하고 15살 연상의 남자를 만난지 한 달 만에 결혼했다. 그의 결혼생활은 처음부터 꼬였다.
“목구멍에 풀칠하기 조차 힘들었던 저희 집에 도둑이 7번 들었고 강도가 한 번 들어왔어요. 도둑님들이 부잣집으로 알았나 봐요. 이태원에 살았거든요.”
1992년 결혼해서 재산 한 푼 없이 살다보니 너무 힘들었다. 처음에는 생활비라도 벌어보겠다는 생각으로 1997년부터 유머 강의를 했다.
남편이 4년째 경희대 한방병원에 뇌졸중으로 입원해 있지만 웃어야 행복이 찾아온다는 신념으로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웃고 사는 여자.
그녀에게는 고급스러운 유머, 가슴 찡하게 해주는 유머로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요즘 남녀노소 학력 불문하고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제 유머 강의를 통해서 힘이 돼주고 싶어요.”
국내에는 수많은 강사가 활동하고 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웃음치료사가 2만 명이고 유머 강사만 해도 200여명에 이른다. 그 중에서 유머만 가지고 하는 강사는 5명 뿐이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유머강사와 개그맨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요. 개그맨은 무대에 나와서 웃기는 사람이고, 유머강사는 웃음을 찾게 해주는 길잡이입니다.”
단순히 남을 웃기는 차원이 아니라 웃을 거리를 찾아줘서 상대를 스스로 웃게 만드는 유머강사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그녀의 유머 강의를 한번 듣고 싶은 충동이 불같이 솟는다.
“그래서 제 강의는 웃고 끝나는 강의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웃게 됐다고 강의를 들으신 분들로부터 피드백이 많이 와요.”
저속하지 않고 품위 있는 유머로 최선을 다하는 그의 열강은 그래서 호응도가 높고 추가 강의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유머를 저는 만들어요. 그러기 위해서 틈만 나면 공부를 합니다. 강의를 잘 하려면 밑천이 두둑해야 하거든요”
그는 요즘 한 달에 40~60회 강의를 한다. 그러다 보니 많을 때는 하루에 3군데씩 옮겨 다니면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여기까지 오는데 16년 걸렸어요. 남 앞에 설려면 밑천이 많아야 합니다. 귀에 들어오는 게 많아야 나갈게 많잖아요. 가슴에서 걸러지고 나름대로 철학이 있는 강의를 해요.”
아무리 큰 어려움과 역경이 앞길을 가로막을 지라도 굴하지 않고 그는 학업을 병행해왔다.
“현재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만 남았습니다. 지금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어요. 공부는 끝이 없다고 하잖아요.”
16년 동안 전국을 돌며 2600번 강의를 한 전국구 강사다. 제주도만 82번을 다녀왔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날도 경기도 오산에서 기아자동차 생산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부랴부랴 올라왔다.
“제게 유머 강의는 만병통치약입니다. 강의를 해오면서 아픈 적이 없어요. 하루 한 끼 먹어도 배고픈 줄 몰라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죠.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해서 행복해요.”
천성이 순하고 마음이 여려서 어려운 사람을 봐도 그냥 못 지나가는 성격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강사들 사이에서도 강의에 필요한 정보를 아낌없이 주고 강의 연결도 많이 시켜주는 그를 욕하는 사람이 없다.
“저는 욕심이 없어요. 처음부터 아무 밑천 없이 시작했기 때문에 아까울 것도 없고요. 강의를 할 때 제 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몰입해서 경청하는 눈빛을 보면 너무 가슴이 벅차서 두근두근 거리고 심장이 뜨겁게 달아올라요. 그럴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죠.”
유머 강사로 강의를 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더 많이 얻어오기 때문에 강의를 한다는 자체가 산 공부가 된다고 털어놓는다.
그의 강의는 누구나 들어도 유익하다. 초등학생부터 90대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포함된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상은 너무 까다로워서 남들이 접근하기 꺼려하는 회사 임원들이나 사장님, 공무원 등 잘 안 웃는 분들입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웃게 만들거든요.”
생활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강의를 하는 데에 그 비결이 있다. 억지 웃음이 아니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는 강의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강의가 끝나면 바로 피드백이 와요. 날라리 강사가 들어왔으면 그냥 나가려고 했는데 듣고 보니 존경스럽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도 있고요. 철저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서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하는 유머에 공감하는 분들의 칭찬을 들으면 기분 좋죠.”
지금의 그를 보면 상상이 안 가지만 한때 깊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며 알코올에 절어 살던 시절이 있었다.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고 허우적대던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와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는 유머강사로 변신한 그녀가 세상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아무런 희망도 안 보여서 죽기를 작정했던 내가 이렇게 웃음과 행복의 전도사가 되어 살고 있으니 엄청난 변신이죠. 유머강사로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보니 100% 행복한 사람도 100% 불행한 사람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는 자신 있게 외친다. 살아갈 이유를 한 가지만 찾게 되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다고…
“모든 분들에게 힘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특히 회사의 아빠들도 힘내세요.”
그는 가장 잘나가는 유머 강사지만 웃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자신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 전달하겠다는 생각으로 강의에 임한다.
강의를 듣는 모든 사람을 다 웃게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서너 분만 웃음을 찾으면 족하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강의를 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 강의가 먹혀든다.
그의 강의는 특별한 시청각 자료도 없다. 덜렁 마이크 하나, 칠판만 가지고 강의를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강사보다도 호응도가 높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날도 그녀는 하루에 15회분 강의 요청을 받았다면서 기분 좋아했다. 3월 24, 25일은 기업에서 웃음강의를 하는 강사 200명을 대상으로 이틀에 걸쳐 유머 활용법 강의 16시간 예약이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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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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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3월03일 22시0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