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11) 핸디캡부장 김병선
핸디캡퍼를 아십니까? 경마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로 핸디캡 중량을 작성하는 사람을 말한다. 핸디캡부장 김병선(40). 그로부터 핸디캡퍼가 무슨 일을 하는지 핸디캡 강의를 들어보자.
핸디캡퍼는 경주마의 전반적 추이 분석과 경주계획 참여 그리고 조교상태를 관찰한다. 또 그런 것을 통해서 경주마에 관한 기록과 정보를 관리한다. 핸디캡 경주 출주마들에게 우승 기회를 균등하게 주고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위해 말의 능력에 따라 부담중량을 차등 부여 한다.
상위그룹 즉 1, 2등급 말들은 대부분 핸디캡 경주로 시행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핸디캡퍼들이 각말들의 능력과 최근 컨디션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경마일에는 출주마들의 예시장면에서부터 발주, 경주 전개, 경주후 여력등을 면밀히 관찰한다.
평일에는 말들의 평소 경주거리별 기록, 수득상금등 마필의 공식적인 기록을 분석한다. 새벽에는 출주예정마들의 조교상태를 관찰해서 기록도 하고 향후 핸디캡 중량작성시 참고로 한다. 기타 경마팀에서 주관하는 연간, 분기별, 월별 경주계획에 참여하며 충실한 경주편성이 될수 있도록 조언하는 일도 한다.
또 매주 출마투표(출주신청)전에 이루어지는 마체검사(말의 건강상태검사)위원으로 활동한다. 매주 목요일에는 경주마들의 능력조교검사위원으로 참석해서 새로 도입된 신마들의 출주자격여부를 판단한다.
매년 연말에는 그해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말들을 대상으로 랭킹서열을 작성해서 발표하는 프리핸디캡 작성업무도 주관한다. 가요계로 치면 10대가수 발표와 같다고나 할까?
말들이 출주해서 부담하고 뛰는 중량에는 마령, 별정, 핸디캡등 크게 세가지로 나눈다.
마령중량은 말의 나이와 연령에 따라서 부담중량을 차등부여하는 것. 경마시행규정에 마령중량표가 있어서 그 규정대로 하면 된다.
별정중량은 각 경주마가 최근 일년간 벌어들인 상금의 합계에 따라 차등 결정된다. 즉 수득상금이 많은 말은 부담중량을 무겁게 부여하고 상금이 적은 말은 가볍게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우수한 말 몇마리가 상금을 휩쓸어가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수득상금이 적은 말들에게도 기회를 주고자 하는 부담중량 방식이다.
핸디캡중량은 핸디캡 경주에 출전하는 말들에게 우승의 기회를 균등하게 주기 위해 말들의 능력별로 차등을 두어 부과하는 중량이다.
말들간의 능력격차를 평준화할수 있는 어떤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할수가 없기 때문에 그간의 수득상금, 경주기록등을 모두 감안해서 인위적으로 중량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까 핸디캡퍼들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3인이상의 핸디캡퍼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각자 핸디캡 중량을 부여해서 나중에 자기가 작성한 중량을 제시하고 타 핸디캡퍼들과 협의하여 최종적인 핸디캡중량을 작성한다. 그러고도 곧바로 경주에 그 중량이 적용되면 마필관계자에게 불만의 소지가 있으므로 사전에 작성된 핸디캡 중량을 발표한다. 조교사가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 출주신청을 하게 된다.
부담중량을 구성하는 요소는 기수의 몸무게와 안장, 안장깔개 및 기타 기승장비. 안장에 납덩어리를 해당되는 무게만큼 추가해서 부담중량을 조절한다. 안장에는 부담중량을 조절할수 있는 주머니가 여러개 달려있다. 안장밑에 재킹을 납으로 된것으로 깔기도 하고 기수들의 벨트에 납덩어리를 부착하기도 한다.
각 출주마들에 해당되는 부담중량은 경주프로그램에 사전공시가 된다. 그래서 경마팬들은 과거에 뛸때와 현재 뛰고자 하는 경주의 부담중량차이를 그 말의 경주기록에 대비해서 분석해야 한다.
나라별로 핸디캡 중량을 적용하는 비율이 다르다. 한해에 시행되는 경주의 95%를 핸디캡경주로 실시하는 나라도 있고 10%수준만 핸디캡경주로 실시하는 나라도 있다. 보통 자국에서 우수마생산을 추구하는 나라에서는 경마에서 우승열패원칙이 중시되기 때문에 말의 고유능력별로 우승마가 결정되도록 하기 위해 핸디캡 중량을 적게 실시한다.
번식용으로 우수마가 환류되어 다시 우수한 자마를 생산하기 위한 원리인 셈이다. 유럽 미국 일본등 우수마가 많이 생산되는 나라가 핸디캡부과 비율이 적다.
반대로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등 자국생산마가 적고 경주마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나라는 경마의 흥미와 박진감 제고 목적으로 핸디캡 경주를 많이 시행한다.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경주마 수입도 하지만 우수한 국내산마를 더욱 많이 생산해 내려고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따라서 가급적 핸디캡 경주를 줄여 전체 경주의 15%정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에 4∼5경주를 핸디캡 경주로 시행하고 있다. 핸디캡 경주를 많이 할수 없는 이유는 우수한 말들의 능력발휘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 핸디캡 경주는 말들이 경주에서 출전마 모두가 승부를 걸어 결승선에 거의 동시에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한경주에 출주하는 말들의 능력격차가 너무 커서 핸디캡 방식으로도 커버하기 어려운 경주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 핸디캡 경주의 중량폭은 최저 48kg에서 최고 60여kg까지 부여하는데 실제로는 능력차이가 20kg이상 나는 말들이 함께 뛰는 까닭에 핸디캡 방식으로 완전히 커버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우수마에게 60kg이상씩 핸디캡을 부여하면 너무 무리가 되어 향후 말의 컨디션이 나빠져 그만큼 수명이 단축되므로 증량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간혹 최고부담중량을 받은 말의 조교사나 마주는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핸디캡 경주의 원리상 어쩔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도 핸디캡 경주 결과를 분석해보면 오히려 핸디캡 중량을 무겁게 받은 말들이 우승하거나 상위성적으로 입상하는 예가 많다.
그래서 팬들간에는 핸디캡 경주에서 무거운 부담중량순으로 우승말을 예측하여 베팅하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워낙 말을 좋아해서 마사회에 오게 되었다는 김병선부장. 수의사가 된것도 동물이 좋아서였다.
수의학박사. 석박사 논문도 말에 대해서 썼다. 대학 다닐때 승마서클 하면서 마사회와 인연을 맺었다. 대학원에 다니던중에 88올림픽 승마개최를 위해서 갖추어진 마필동물 병원의 최신식 의료기자재에 매력을 느껴서 마사회에 들어오기로 결심했다. 87년 마사회 입사. 처음에는 마필보건소에서 근무했다.
91∼93년까지 심판실에서 근무하다가 다시 마필보건소에 갔다. 보건소에서 말의 운동생리, 조교원리 등을 연구하는 업무를 맡았다. 98년에 핸디캡실로 발령받아 지금까지 이곳에서 근무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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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www.peoplekorea.co.kr>
2000/09/25 10: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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