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360) 청계천 아티스트 1기 피리부는 사나이 김성문
‘다리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서울의 명물 청계천에 가면 일상에 찌든 삶의 찌꺼기를 잠시나마 털어낼 수 있는 볼거리가 많아서 좋다.
종로구 서린동과 중구 무교동 사이 네거리에 위치한 모전교는 청계천에 놓인 22개다리 중에서도 도심으로부터 첫 번째 자리 잡고 있는 다리이다.
도심의 쉼터로 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청계천의 전체 구간 중에서도 다음 다리인 광통교와 더불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모전교에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피리부는 사나이’로 통하는 ‘자연치유명상음악가’ 김성문(59)씨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문화재단 소속 연주가로 청계천 아티스트 1기인 그는 매주 토요일 오후 3~5시 모전교에서 2005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피리공연을 해오고 있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부터 1년의 끝자락인 12월까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한결같이 우리악기인 소금, 중금, 단소를 혼자 연주하여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피리를 좋아했다는 그는 지금도 습관처럼 품에 항상 악기를 가지고 다닌다. 모두 직접 그가 만든 피리다.
다양한 음을 소화하기 위해 처음부터 국악으로 접근하지 않고 서양 음계로 만든 일종의 ‘개량형 피리’로 이 악기 하나만 있으면 동요, 가요, 민요 등 모든 곡의 연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겉으로는 단순하기 짝이 없어 보이지만 우리 가락은 물론이고 심지어 재즈, 팝송까지 ‘동서양곡’을 자유자재로 연주 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신기한 ‘마술피리’ 가 또 있을까 싶다.
역시 대나무로 만든 우리악기니까 연주 자체가 상대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호소력이 있다는 게 그가 꼽는 이 악기의 최대 장점이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청계천 공연’은 단순한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소중한 우리문화’ 전도사로서 그를 찾는 관객들과 호흡을 함께 한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악기를 배우기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꼭 배우겠다는 다짐을 받은 후 무상으로 가르쳐주고 악기까지 무상으로 준다.
서라벌예술대 기악과 졸업. 늘 개량 한복을 입고 다니면서 원로 시인들의 시낭송 때면 피리를 부는 그가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는 것이 다소 의외다.
피리는 심폐기능이 좋아져 건강과 정서에도 좋고 자신을 다스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피리를 불면서 나 스스로 내 음악에 도취되어 좋고 남에게도 좋으니 일석이조 아닙니까?”
그래서 그는 끝까지 청계천 연주를 계속할 작정이다.
청계천공연이 자리를 잡은데 이어 올 연말부터는 인천 국제공항에서도 매주 정기 공연을 할 계획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잠시라도 짬을 내어 낭만과 추억거리를 안겨주는 청계천 피리공연을 한번쯤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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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6일 2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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