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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60) 막장인생도 화나면 무섭다
2007/07/30 00:00
입력 조회수 : 1,023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60) 막장인생도 화나면 무섭다
2004년 03월27일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막노동꾼들. 사람들은 그들을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밑바닥 인생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바닥을 치는 막장인생이라 할지라도 그들을 잘 못 건드렸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쫓기는 쥐도 막판 궁지에 몰리면 돌아서서 고양이를 물듯이 힘없고 돈 없고 빽 없는 그들도 때로는 순한 양에서 성난 사자로 돌변할 때가 있다.
거칠고 험한 이 바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친구는 그 동안 듣고 보고 경험한 노가다판의 에피소드를 전설처럼 들려주었다.
용역시장을 통해 공사장에 나온 인부들은 보통 관리자가 시키는 일을 하고 하루 일당을 받아 가면 그만이다. 대장(관리자)이 열 번이라도 시키면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일을 한다.
그러나 꼭 자기 대장이 시키는 일만 한다. 다른 대장이 시키면 눈 하나 깜짝 않는다.
제 아무리 높은 원청업체 관리자가 와서 지시를 한다 해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바로 여기서 트러블이 생긴다.
관리자가 시켜도 말을 듣지 않으면 언성이 높아지고 그러다 보면 마찰이 생긴다.
“당신 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말을 안 듣는 거야!”
“우리 대장은 따로 있는데 어디 와서 개나발 불어. 시키려면 우리 대장한테 가서 허락 받고 와서 시켜.”
“이 사람이 내가 누군 줄 알고 말을 함부로 해. 나는 당신이 모시는 관리자 위에 있는 원청업체 관리란 말이야. 어디 한번 혼나보고 싶어?”
“내가 알게 뭐야. 그래 이 자식아! 어디 한번 혼내봐라. 안 그래도 기분 꿀꿀했는데 잘 걸렸다. 너 한번 죽어봐라.”
“아니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이런 사람 여기 있다. 오늘 이 자리서 너 죽고 나 살자”
결국은 이성을 잃고 흥분한 잡부가 주먹을 날려 관리자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된다.
이쯤 되면 관리자는 수습을 못하고 자기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 보고를 한다. 그러면 소장이 달려오고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관리자는 선은 이렇고 후는 저렇고 상황을 얘기 하지만 그 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날의 일당을 포기하기로 작정한 잡부는 소장이 보는 앞에서 관리자를 흠씬 두들겨 패고 오히려 소장에게 큰소리로 불만을 털어놓는다.
“소장님, 이 개새끼 때문에 오늘 일 못했습니다. 우리 대장이 시킨 일 열심히 하는데 이 자식이 우리 대장도 아니면서 쓸데없이 간섭하고 방해해서 일도 못하고 기분 잡쳤습니다. 나 오늘 일당 안 받아도 좋으니 이런 능력 없는 새끼는 당장에 목을 쳐야 회사가 발전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소장은 오히려 관리자를 나무란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쓸데없이 문제를 만들어 회사 망신 다 시키고 도대체 김 과장은 사람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어서 가지 못해!”
그날의 일당을 포기하기로 작정하고 관리자를 개 패듯 두들겨 팬 잡부는 오히려 말 한마디 안 듣고 애꿎은 관리자만 이중으로 망신을 당한 꼴이다.
일을 시키는 자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을 하는 자가 역전되는 극적인 순간이다.
그런 일이 한번 벌어지고 나면 그 관리자는 주눅이 들어 다시는 그 잡부를 만나더라도 입 한번 뻥끗 못하고 꽁지를 내린다.
아무리 돈 없고 빽 없고 힘없는 잡부라지만 때로는 그렇게 노가다판의 무서운 사자로 돌변을 한다.
오늘은 즐거운 토요일. 집에 가는 날이다. 부지런히 서둘러 야리끼리로 한시간 일찍 일을 마치고 차가 밀릴까봐 저녁 식사도 안하고 6시에 집을 향해 출발.
내일은 3주만에 처음으로 쉬는 일요일이다.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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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5년 07월28일 09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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