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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56) 끊어질 듯 아픈 허리
2007/07/19 00:00
입력 조회수 : 1,027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56) 끊어질 듯 아픈 허리
2004년 03월23일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계속된 폐쇄 도로 중앙 분리대 가드레일을 해체하는 작업은 나를 완전히 그로끼 상태로 만들었다.
친구 흥기와 함께 중앙 분리대의 고정된 나사를 일일이 풀어 해체한 그 무거운 철판을 양끝에서 들어 올려서 한쪽으로 옮겨 하나 둘 셋 하고 호흡을 맞춰 동시에 손을 놓아 쌓아두는 고된 일을 했으니 어찌 몸이 온전하랴.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허리와 무릎 그리고 손이 너무 아프다 못해 결국은 허리가 고장이 났다. 손가락 마디에 관절염이 걸린 듯 아픈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아픈 손에 무리가 가니 더욱 아프다.
이토록 힘을 많이 써보기는 생전 처음이다. 몸을 움직이기만 해도 허리가 아파 불편하다. 너무 무리를 해서 그런지 입에 침이 말라서 밥맛도 없다.
아무리 몸에 좋은 운동도 적당히 하면 약이 되지만 너무 무리를 하면 오히려 혹사를 당한 꼴이 되어 몸에 이상이 오는 것처럼 일도 같은 이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막노동으로 무리를 해서 몸이 아프더라도 이 일이 싫거나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으랴.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이 힘들어 못한다면 그 사람은 다른 어느 일을 하더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쉬운 일을 찾아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인생은 없다고 본다.
내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맡은 일에 목숨걸고 최선을 다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가드레일을 해체하는 작업을 마치고 나서 현장 사무실 겸 박사장 숙소를 컨테이너로 옮겼다. 삼육(3×6M)사이즈 컨테이너가 공사현장 사무실용으로 많이 쓰인다는 사실을 여기서 처음 알았다.
사무실 집기와 서류 등을 컨테이너로 옮겨 놓으니 기존에 쓰던 일반 사무실과 다를 것이 없다. 바닥엔 난방도 깔려 있고 수도 전기 시설도 완벽하게 되어 있다.
컨테이너 안에서 사무를 보고 인터넷을 즐길 수 있으니 참 편리한 세상이다.
며칠 전에는 일본 방송국에서 취재 협조 요청 연락이 오더니 오늘은 국내 방송사에서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4년째 계속해온 인터뷰 취재를 잠정 중단하고 용인 도로 공사판에 막노동꾼으로 뛰어들어 피보다 진한 비지땀을 흘리며 돈주고도 못사는 소중한 인생 체험을 50일이 넘도록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송작가들로부터 사람을 섭외해 달라는 전화가 자주 오니 우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
오늘부터는 인터넷도 할 수가 없다. 그 동안은 사무실 컴퓨터에 인터넷이 깔려 있어서 밤마다 인터넷을 사용해 왔는데 사무실을 인근 마을 컨테이너로 옮기면서 컴퓨터까지 가져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이다. 인터넷에 코를 맞추며 살아오면서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 내가 아니었던가.
이제는 이 일을 마칠 때가 되었다. 원래 목표는 한달을 잡았는데 노가다 판에 푹 빠지다 보니 한달하고도 20일이 훌쩍 지났다.
오늘 밤 언뜻 TV를 보니 20~30대 남녀 5명이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서 만나 동반 자살을 했다.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일이다.
죽을 각오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이 세상에 두려울 것도 못할 일도 없다고 본다. 세상에 태어나 아무리 오래 살아도 100년 남짓인데 그 짧은 삶마저 포기한다면 자신의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밤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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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
수정일 2005년 06월04일 09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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