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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55) 공사판 현장에서 내려다본 세상
2007/07/17 00:00
입력 조회수 : 1,100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55) 공사판 현장에서 내려다본 세상
2004년 03월22일
내가 일하고 있는 도로공사 현장은 용인~신갈을 연결하는 42번 국도가 중앙으로 관통하고 있다. 신갈 인터체인지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로 용인 정신병원을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언덕배기를 넘으면 바로 공사 현장이다.
공사장을 관통하는 구간은 기존에 있던 42번 국도가 잠정 폐쇄 되고 양쪽으로 임시 우회 도로가 나있다.
빠르면 9월, 늦어도 11월 완공을 목표로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용인 동백지구~국도 42호선간 확포장 및 개설공사 때문이다.
바로 그 공사현장에 내가 있다.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신갈에서 용인으로, 용인에서 신갈로 오가는 차량들이 홍수를 이룬다. 저토록 많은 차량들은 모두 어디서 쏟아져 나온 것일까.
출퇴근 시간대면 교통체증이 심해 주차장을 방불한다. 특히 이곳은 구성읍으로 가는 도로와 연결되는 삼거리가 있어 병목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체증이 더욱 심하다.
지금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앞으로 이곳 공사현장 삼거리에서 구성방향으로 2.3Km 거리에 조성되고 있는 동백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체증은 더욱 심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현장이 차량 홍수를 이루는 도로를 끼고 있기 때문에 일을 하다 보면 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양쪽 공사 현장을 왔다갔다 하면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도로를 무단 횡단 할 때가 많고 심지어 측량을 하거나 공사차량 진출입로 청소를 할때는 부득이 차량 질주가 뜸한 순간을 틈타 도로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무모한 경우도 많다.
도로에 떨어진 토사를 청소하면서 무섭게 질주하는 차량들의 위협운전에 아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귀가 찢어질 듯 경적을 울리며 달리는 차량이 있는가 하면 도끼 눈을 하고 입을 씰룩 거리거나 손가락질을 하면서 지나가는 운전자도 있다.
그런가 하면 차가 오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비질을 하고 있는 나에게 미소띤 얼굴로 고개를 내밀며 “수고가 많습니다” 격려의 말을 던지고 지나가는 운전자도 있다.
하지만 어쩌랴. 악조건 속에서도 청소를 하는 것이 내가 맡은 임무인데. 사고 위험에 노출 되어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도로에 뛰어들어 비질을 하고 청소를 하고 드럼통을 설치하고 측량을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공사구간을 관통하는 그 위험한 도로가 폐쇄되고 우회도로가 생겼다. 하지만 마찬가지다. 우회도로 역시 공사구간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를 하기 위해 생긴 우회 도로는 공사가 끝나면 당연히 다시 폐쇄 된다.
오늘은 폐쇄된 도로의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해체하는 작업을 했다. 하루종일 자동차 홍수를 이루던 도로가 폐쇄되고 도로 한복판에서 중앙 분리대 가드레일을 해체하는 기분이 묘하다. 그토록 위험천만하던 도로가 아니었던가.
또한 도로 양쪽 경사로 법면에 차광막을 씌우는 작업을 했다.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면서 한가닥 로프에 매달려 경사로를 덮은 차광막을 연결해 나가는 친구의 곡예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지대가 높은 공사현장에서 우회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롭다. 지금 저토록 많은 차량들이 지나가는 우회도로가 바로 내가 만든 도로인데...
아침을 먹고 10시가 되니 또 배가 고프다. 오늘은 버너에 코펠을 준비해왔다. 배고픈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현장에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날계란 까지 풀어넣은 별미 라면이다.
찬 바람 허허 부는 거칠고 험한 공사판에서 온 몸이 땀 범벅에 흙먼지 뒤집어 쓴 모습으로 손수 끓인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는 순간 만큼은 그 어떠한 것에도 비길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라면 하나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공사 현장. 온 몸에 흙범벅 땀범벅이 되도록 열심히 딸흘려 일하는 공사판 현장에서 일상의 작은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체험하고 있다.
행복은 물질에 달린 것이 아니라 마음에 달렸다고 본다. 라면 하나로도 행복할수 있는 마음으로 공사판 현장에서 내려다 본 세상은 그래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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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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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5년 06월03일 09시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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